기획·칼럼

밟거나 당기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35) 프리차지웨자와 요요발전기

저개발 국가의 에너지 사용량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그렇다고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사용량이나 빈도수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정기술 전문가들이 사람의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자가 발전기를 개발하여 저개발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발로 밟아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와 ‘줄을 당겨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가 꼽힌다.

사람의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자가 발전기가 저개발 국가에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 freeplay

발로 밟아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

발로 밟아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이름은 ‘프리차지웨자(Freecharge Weza)’다. 발로 페달을 밟으면 40W 규모의 전력이 생성되면서 내장된 배터리를 충전시켜 12V 정도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페달을 밟으면 충전기가 회전하면서 충전되는 것이 작동원리다.

재미있는 점은 페달을 밟다가 지겹다고 생각되면 발전기에 별도의 운동 기구를 설치해서 흥미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양쪽 발로 마치 언덕길을 오르듯이 페달을 밟으면 전력이 발생하면서 충전기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충전된 전기는 비상등이나 소형 전동공구, 또는 어린이용 노트북을 작동시킬 수 있고, 중형 크기의 TV까지도 시청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저개발 국가의 변두리 지역에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프리차지웨자를 개발한 곳은 수동으로 전력을 만드는 기기 제작으로 유명한 영국의 프리플레이(Free Play)사다. 대표적 제품으로는 수동 충전식 라디오인 라이프라인(Life Line)과 수동 충전식 랜턴인 ‘인디고(Indigo)’ 등이 꼽힌다.

수동으로 전력을 만드는 기기 제작으로 유명한 프리플레이의 제품들 ⓒ freeplay

라이프라인 라디오는 본체에 달린 손잡이를 돌려 만든 전기로 작동하는 라디오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도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내전이 잦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고립된 사람들에게 뉴스는 물론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휴대용 조명장치인 인디고는 친환경적인 쌍방향 충전 시스템으로 전기에 연결하는 어댑터를 사용하거나 수동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조명 시설이 열악한 저개발 국가의 마을이나 도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프리차지웨자는 라이프라인이나 인디고 같은 제품들의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담긴 제품이다. 앞서 개발된 제품들처럼 평소에는 전원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다가, 비상시에는 페달을 밟아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프리플레이의 관계자는 “수동 충전식 기기들이 등장하기 전만 해도 저개발 국가 주민은 연간 평균 수입의 6% 정도를 배터리 구입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언급하며 “이처럼 과도하게 나가는 배터리 구입 비용을 프리차지웨자 같은 수동 충전식 기기들이 대체한다면, 삶의 질이 조금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줄을 당기면 휴대폰을 20분 정도 사용할 수 있어

영국의 프리플레이사가 발로 밟는 발전기로 저개발 국가 주민들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돕고 있다면, 미국의 포텐코(Potenco)사는 장난감 중 하나인 요요(Yo-Yo)와 비슷하게 생긴 발전기로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요요 발전기의 탄생은 세계 오지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보급하는 캠페인인 ‘OLPC(One Laptop per Child)’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OLPC는 저개발 국가 어린이들에게 저가의 컴퓨터를 제공하여 디지털 정보 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캠페인으로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미 MIT 공대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교수가 창설했는데, 창설 초기만 하더라도 많은 저개발 국가 어린이들이 저가형 노트북인 ‘XO 랩톱’을 사용하면서 선진국 어린이들과의 디지털 정보 격차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캠페인은 더 이상 추진이 어렵게 됐다. 전력 인프라가 취약한 오지마을에서는 컴퓨터를 보급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그만 무용지물이 돼버리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네그로폰테 교수의 고민이 얼마 가지 않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의 제자들이 설립한 에너지 전문기업인 포텐코사의 요요 발전기가 스승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준 것이다.

장난감인 요요와 비슷하게 생겨 요요발전기라고 명명되었다 ⓒ Potenco

어린이들이 즐겨 갖고 노는 장난감인 요요와 비슷하게 생겨 ‘요요 발전기’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발전기의 정식 명칭은 ‘줄을 당기는 충전기’라는 의미인 ‘PCG(pull cord generator)’다.

이 자가발전기는 줄을 당기면 내장된 모터가 돌아가면서 전기를 생산하도록 설계되었다. 1분 정도 줄을 당기면 휴대전화는 20분 정도 사용할 수 있고, LED 전구는 3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요요 발전기만 있으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현재 요요 발전기를 OLPC 사무국과 함께 XO 랩톱 컴퓨터에 탑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불빛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든 저개발 아프리카 오지의 어린이들이 열심히 요요 줄을 당기며 컴퓨터로 숙제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라고 주문하면서 “줄을 일정 시간 당기면 전기를 생산하는 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전기가 부족하여 밤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전 세계 16억 명의 인구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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