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양전자를 이용한 의료 기기의 원리
전자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소립자 중 하나로 음의 전하를 갖는다. 그런데 우주에는 전자와 질량과 성질이 똑같으면서 양의 전하를 갖는 양전자가 존재한다. 모든 종류의 입자는 이렇게 질량과 성질이 똑같으면서 서로 반대의 전하를 갖는 입자가 존재하는데, 이런 입자를 반입자라고 하고, 반입자로 구성된 물질을 반물질이라고 한다.
반물질은 보통 사람들에게 공상과학 소설이나 어려운 물리학 도서에서나 볼 수 있는 용어로 알려졌지만, 현대의 뛰어난 과학기술 덕분에 이미 우리 주변에는 반물질을 이용한 기기들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료 기기인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스캐너(Positron Emission Tomography scanner)이다.
양전자란 무엇인가?
1928년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인 폴 디랙(P. Dirac)은 양자 역학의 기초방정식에 특수상대성이론을 결합하여 디랙 방정식을 만들었는데, 이 방정식을 통해 그는 전자와 질량 및 성질이 같으면서 전하가 반대인 새로운 종류의 입자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리고 4년이 지난 후인 1932년에 미국의 물리학자인 앤더슨(C. Anderson)은 우주선 관측 실험을 하는 중에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였다. 그는 우주선이 자기장을 걸어둔 안개상자 안에서 두께 6mm의 납을 통과하게 하였는데, 전자와 같은 정도로 휘지만 휘는 방향이 반대인 입자를 관측하였다. 디랙이 예측했던 입자를 발견한 것이다. 그는 이 입자를 양전자라 이름 지었다.
양전자는 인간이 발견한 최초의 반물질로, 전자와 스핀과 질량, 전하의 크기도 같지만 반대 전하를 갖고 있다. 양전자는 주변의 다른 전자와 만나면 소멸되어 전자와 함께 없어진다. 그 과정에서 전자와 양전자의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어 각각 광자를 방출하는데, 이 광자를 소멸 광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구에는 전자가 많기 때문에 양전자가 생성된다고 해도 곧바로 전자와 만나 소멸하므로 양전자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스캐너는 무엇인가?
의료 기기인 양전자 방출 단층 스캐너는 우리에게 낯설 수 있다. 이 의료 기기는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다른 의료 기기와 결합하여 쓰이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 단층 촬영 장치와 결합하여 PET-CT라는 의료 기기로 많이 쓰인다. 종합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ET-CT는 양전자 방출 단층 스캐너를 뜻하는 PET와 컴퓨터 단층 촬영을 뜻하는 CT가 결합한 말이다.
PET-CT는 PET와 CT를 차례로 촬영하고 두 영상을 정확하게 겹쳐 보여준다. ⓒ윤상석
PET은 몸속에서 특정 물질의 분포 및 대사량 등을 영상화하는 장비이다. PET은 살아 있는 사람이나 동물의 몸속에서 특정 화합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대사 되고 분포하는지 영상화할 수 있다. 그래서 PET은 조기암을 찾아내는 데 널리 쓰인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에 비해 매우 높은 대사량을 보이므로, 암세포로 인해 해부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훨씬 전인 조기암 시기에도 PET를 이용하면 암세포의 유무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PET는 뇌 과학 분야에서도 널리 쓰인다. PET를 이용하면, 살아 있는 사람이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뇌의 어떤 부위가 얼마나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알 수 있고, 정신 질환 등에 걸렸을 때 뇌의 신경 전달 물질 분포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람 몸속에서 특정 약물이나 물질이 어디에 얼마나 분포하고 어디에서 대사 되는지를 영상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도 많이 쓰인다.
PET-CT의 작동 원리
암세포를 찾기 위해 PET을 이용하려면 먼저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붙은 포도당을 체내에 주입해야 한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원자 번호가 같지만 질량 수가 다른 동위원소 중에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소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원자의 핵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방사성 붕괴 과정을 통해 감마선이나 알파선 등과 같은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안정한 다른 원소로 바뀐다. 방사성 붕괴 과정 중에 핵 안의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하는 것을 ß⁺ 붕괴 과정이라고 한다.
방사성동위원소의 핵 안의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하는 것을 ß⁺ 붕괴 과정이라고 한다.ⓒ윤상석
PET은 이 ß⁺ 붕괴 과정을 겪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한다. ß⁺ 붕괴 과정에서 방출되는 양전자는 주변의 전자와 결합해 소멸한다. 양전자와 전자는 소멸 과정에서 자신들의 질량을 에너지로 바꾸어 각각 511keV의 에너지를 가진 소멸 광자 1개씩을 서로 180도의 각도를 이루면서 방출한다.
양전자와 전자는 결합해 소멸하면서 각각 511keV의 에너지를 가진 소멸 광자 1개씩을 서로 180도의 각도를 이루면서 방출한다. ⓒ윤상석
이 소멸 광자는 매우 높은 투과성을 가졌기 때문에 몸속에서 몸 밖으로 쉽게 나올 수 있다. 이때 PET를 이용하면, 몸 밖으로 나온 511keV의 소멸 광자를 인식하여 몸속의 양전자 방출 동위 원소의 분포를 알 수 있다. 따라서 그 동위 원소가 붙은 포도당의 분포도 알아낼 수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서 포도당을 어느 정도 사용하는지 알아내면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PET가 포도당 대사량 등을 영상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매우 낮은 해상도 때문에 정확히 어느 부위에서 해당 대사량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PET-CT가 개발되었다. CT의 높은 해상도의 해부학적 영상을 PET 영상과 정확히 겹쳐 볼 수 있기 때문에 PET의 낮은 해상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464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