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바닷새 ‘신천옹’의 별난 식성은?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해파리를 즐겨먹어

신천옹은 바닷새 가운데 가장 크다. 바닷새에 관심이 없다면 그저 커다란 갈매기처럼 보일게다. 신천옹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날개를 펼친 길이가 3미터를 훌쩍 넘기는 것도 있다. 날개가 큰 만큼 아주 효율적으로 먼 거리를 날 수 있다.

영어로는 앨버트로스(albatross 알바트로스)라 하는데 어원을 추적해보면 아라비아어로 펠리컨을 뜻하는 알카두스(al-cadous)에서 나왔고, 영어로 바뀌는 과정에서 라틴어로 하얀색을 뜻하는 알부스(albus)와 합쳐져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정한다. 골프를 좋아한다면 한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수 적게 칠 때 부르는 말이 먼저 떠오르리라. 이 새의 장거리 비행능력이 반영된 골프 용어일 듯싶다. 우리는 신천옹(信天翁)이라 부른다. 나는 모습이 하늘의 신선과 닮았다고 해서다. 우리는 가장 큰 새에 걸맞은 품격을 갖춘 이름을 지어주었다.

하늘을 나는 신천옹 ⓒ 김웅서

하늘을 나는 신천옹 ⓒ 김웅서

우리가 몰랐던 신천옹의 식성

신천옹처럼 최상위 포식자는 해양생태계의 건강을 평가할 때 지표 생물로 사용된다. 이들의 섭식활동과 먹이를 파악하면 생태계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 기후 변화라든지 남획으로 해양생태계가 바뀌게 되면 그 여파가 먹고 먹히는 먹이망 구조를 통해 상위 포식자로 전달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신천옹은 정어리 같은 어류, 새우 같은 갑각류, 오징어 같은 두족류 등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신천옹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식성을 가졌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은 남대양(남극해) 주변 8곳의 검은눈썹신천옹(black-browed albatross) 번식지에서 2년에 걸쳐 수거한 1,460개 배설물 시료를 대상으로 DNA 조사를 하였다. 그랬더니 먹이 중에 해파리의 비중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2017년 10월 18일자 사이언스 데일리는 이러한 결과를 보도하였다.

DNA 분석으로 해파리 확인

예전에는 신천옹이 무엇을 먹는지 파악하기 위해 직접 위를 절개하여 내용물을 조사하는 방법을 흔히 사용하였다. 평균 다섯 마리 가운데 한 마리 꼴로 신천옹 위 안에서 해파리가 발견되었고, 그나마 양도 전체 위 내용물의 5%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다. 위 내용물을 조사할 때 해파리처럼 형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먹이는 종류 확인이 힘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

해파리는 물고기처럼 가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징어처럼 단단한 주둥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단한 껍데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소화가 되면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DNA 분석 결과 검은눈썹신천옹과 캠프벨신천옹 먹이의 상당 부분이 해파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새로운 유전자 분석 방법인 DNA 메타바코딩(metabarcoding) 기법을 사용하였다. 이 방법은 다양한 환경에서 DNA를 분석하여 얻은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하여 생물 종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위 속에 여러 종류 먹이생물의 DNA가 섞여있는 상황에서 어떤 생물종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분석 결과 8개 번식지 가운데 7개 번식지에 사는 신천옹 경우 먹이에 해파리가 있었다. 대부분 물고기가 주된 먹이였지만, 번식지에 따라 해파리 DNA도 42%부터 80%까지 되었다. 심지어 어린 새의 위 내용물에서도 해파리가 나왔다. 당연히 영양가 많은 물고기를 새끼에게 먹일 거 같은데, 어미가 해파리를 먹인 것이다.

수온 상승과 물고기 남획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해파리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신천옹은 해파리가 많거나 적거나 이들을 거의 비슷한 빈도로 잡아먹었다. 이는 해파리 숫자가 늘어나서 신천옹이 해파리를 더 많이 먹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숫자가 적더라도 해파리를 골라서 먹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해파리는 몸무게의 거의 95%가 물로 이루어져 있어서, 먹이로써 영양가치가 높지 않다. 다이어트 목적이라면 몰라도, 먹어봐야 별로 영양가도 없는 먹이를 왜 먹을까 궁금해진다. 우리도 새콤 매콤한 해파리냉채를 즐겨 먹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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