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바닷말이 인간의 지능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해조류는 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 많아

인간은 여느 동물과 달리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 인류는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수백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가 영장류 무리로부터 갈라져 나왔다. 인류 진화 과정에서 바닷말(해조류)이 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제공한 것이 분화의 계기가 되었다는 남덴마크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연구팀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 데일리> 2017년 2월 28일자에 보도되었다.

바닷가 바위에 붙어 자라는 녹조류.  ⓒ 김웅서

바닷가 바위에 붙어 자라는 녹조류. ⓒ 김웅서

지난 200만~250만년동안 인간의 뇌는 괄목할만하게 발달해왔다. 그 결과 현대 인류는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를 만들었다. 우리 조상들은 뇌 발달을 위해 에너지가 풍부하고, 특별한 영양소가 든 먹을거리를 필요로 했다. 많은 연구 결과는 뇌 진화에 어떤 필수 영양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 우리 뇌는 마그네슘이나 아연이 없으면 기능을 잃어버린다.

식량을 찾아 바닷가로

원시 인류로부터 현대인까지 뇌가 발달해오는 과정에서 바닷말에 든 영양소가 역할을 했다. 바닷말은 바닷가에 많이 널려있어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먹을거리가 많은 바닷가는 원시 인류에게는 줄어들지 않는 식량창고였던 셈이다. 그 증거로 한반도 바닷가에도 선사시대 조개무덤(패총) 유적지가 곳곳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미역, 다시마, 김, 톳, 파래 등 대형 해조류를 식용으로 이용해왔다. 산모가 아이를 낳고 처음 국을 끓여먹는 미역, 참기름 발라 구운 고소한 김, 맛있는 국물을 내거나 튀겨 먹는 다시마, 새콤하게 무친 파래 등 바닷말을 먹는 것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동북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바닷말을 식용으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서양 과학자들은 이제서 바닷말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다. 연구팀도 바닷말을 먹는 것이 뇌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들의 논문을 살펴보자. 인류의 조상은 500~700만 년 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로부터 갈라져 나왔다. 그러나 200~250만 년 전 극심한 가뭄과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의 확장으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섭식 행동이 바뀌게 되었다.

식량을 찾아 먼 길을 이동하면서 두 다리로 걷게 되었으며, 신체 구조도 바뀌게 되었다. 바닷가에 도달하자 먹을거리가 널려있었다. 바다에는 물고기를 비롯해, 게나 새우 같은 갑각류, 조개 같은 연체동물, 바닷새의 알, 바닷말 등이 많았고, 죽어 밀려온 고래도 가끔 발견되었다.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 바닷가에는 여러 종류의 바닷말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 큰 수고들이지 않고 가서 줍기만 하면 되었으니 이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자원도 없었을 것이다. 인류의 먹을거리에 변화가 생겼다.

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    

뇌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는 타우린(taurine),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 B12, 요오드, 다중불포화지방산 등이 있다. 홍조류, 물고기, 조개 등에는 타우린이 들어있다. 타우린이 가장 많은 곳은 성장 중인 뇌이다. 어린이 뇌에는 어른 뇌보다 약 3배나 많은 타우린이 있다. 마그네슘은 바닷말을 비롯해 콩, 호박씨, 견과류 등에 많으며, 인지 능력과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연은 굴, 갑각류, 바닷말이나 동물의 간에 많으며, 학습이나 기억에 중요하다. 비타민 B12는 물고기, 우유, 고기, 달걀, 김 등에 많으며, 뇌 혈류와 언어능력 등에 중요하다. 요오드는 바닷말, 특히 갈조류에 많고, 중추신경계에 발달에 필수적인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필요하다. 바닷말에는 오메가3과 같은 다중불포화지방산(PUFA)이 많이 들어있다. 이처럼 바다에서 나는 먹을거리에는 뇌 발달에 중요한 영양소가 많다.

최근까지 아프리카의 초원 사바나에서 인류가 진화해왔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인류의 조상이 바닷가에서 진화했다는 설도 있다. 이런 주장을 담은 일레인 모간(Elaine Morgan)의 저서 진화의 상흔(The Scars of Evolution)이 ‘호모 아쿠아티쿠스’란 제목으로 국내에서 번역되었다. 인류의 조상이 바닷가에서 살았던 수생유인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바닷말을 많이 먹어 우리 민족의 두뇌가 우수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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