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가 코로나19 전파의 주범?

네덜란드, 방역 차원에서 37만여 마리 도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농장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도 큰 재난이 되고 있다.

11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지난 6일 한 농장에서는 수천 마리의 밍크(minks)를 모아놓고 독가스를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살된 동물은 태어난 지 수 주 지난 어린 밍크들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신종 바이러스(SARS-CoV-2)가 밍크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보고, 밍크 의류로 인한 또 다른 감염사태를 불러올 것을 우려해왔다.

코로나19로 수난을 당하고 있는 밍크. 네덜란드 밍크 농장에서 감염된 사람과 밍크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역학조사와 함께 대규모 도살이 이어지고 있다. ⓒWikimedia

인수공통전염병 가능성 아직 희박

그리고 지금 밍크에 대한 증식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10개의 농장에서 7만 5000마리의 어미 밍크와 30만 마리의 밍크 새끼들을 도살될 예정으로 있으며 추가로 농장 4곳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덜란드에 밍크 농장이 약 130여 곳에 이르고 있는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도살될 밍크의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밍크로 인해 코로나19가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이란 사람과 가축의 양쪽에 이환되는 전염병을 말한다. 탄저·페스트·광견병·우결핵 외에 가축에게는 경증에 그치지만 사람에게는 중증을 유발하는 브루셀라·야토병·Q열 등이 있다.

네덜란드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발전해 밍크로부터 신종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일이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많은 과학자들이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중이다.

대체적으로 과학계에서는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 인수공통전염병’ 공식이 적용되려면 가축으로부터 사람에게로 신종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그동안 과학자들은 신종 바이러스가 개나 고양이, 호랑이, 햄스터, 흰담비, 마카크 원숭이 등에 감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동물들로부터 사람에게로 신종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동물건강 전문가인 빔 반 디어 포엘(Wim van der Poel) 교수는 “밍크가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흰담비와 유사한 동물인 만큼 바이러스가 전염됐다는 사실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인수공통전염병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사람 간 전파 경로 추적 중

네덜란드 밍크 농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이다.

각각 1만 2000마리와 7500마리의 밍크를 키우고 있는 농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24세와 25세의 청년들로 밍크를 조련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이 두 농장에서 평소보다 많은 수의 밍크가 콧물과 호흡곤란으로 죽고 있었다. 그리고 1개월 여가 지난 지금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농장이 12곳으로 늘어났다. 전체 농장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밍크에게서 채취한 콧물과 배설물, 먹이와 잠자리 등을 정밀 분석해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추적해왔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 밍크 증식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37만여 마리를 도살했지만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그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가의 밍크들이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밍크는 색깔이 우아할 뿐만 아니라 털의 양이 풍부하고 탄력이나 촉감이 좋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의류시장에서 모피는 큰 인기를 끌며 고가에 팔리고 있다. 그런 만큼 최근 네덜란드 농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갑지 않은 사태는 세계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렴과 같은 증세로 죽는 밍크의 비율이 농장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 농장의 경우 약 10%가 죽었는데 어떤 농장의 경우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밍크에게서 신종 바이러스(SARS-CoV-2)가 발견된 최초의 나라가 됐다.

코펜하겐 대학의 안네 소피(Anne Sofie Hammer) 교수는 “오랜 전부터 밍크를 키워온 네덜란드에서 이런 일은 없었으며,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한 적이 없다.”며, 이번 역학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테르담 소재 에라스무스 병원의 바이러스학자 마리온 쿠프만스(Marion Koopmans) 교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예상하며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네덜란드 사례가 가축이나 애완동물들 사이에서, 또 가축과 사람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더 나아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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