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과학상식]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식 원자로를 만들어라!
바지선 스터지스 호에 올려진 MH-1A 원자로 ⓒ 미 육군
원자로의 군사적 운용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통 해군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의 것을 많이 떠올린다. 그리고 조금 더 나간다고 해도 미 공군이 시도했다가 포기한 원자력 항공기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미 육군도 원자로의 군사적 운용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육군 원자력 프로그램(Army Nuclear Power Program, 이하 ANPP)이라는 투박한 프로그램 이름 아래서였다.
1954년에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비교적 쉽게 운반이 가능한 소형 가압수형 또는 비등수형 원자로를 개발하여, 교통(즉 보급)이 여의치 않은 오지에 있는 육군 기지의 발전과 난방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차량에까지도 설치 가능한 이동식 원자로를 만드는 것이었다. 프로그램 본부는 버지니아 주의 포트 벨보어에 있었으며, 미 육군 공병 병과의 원자로단이 프로그램 관리를 맡았다.
이에 따라 미 육군은 원자로 8기를 제작하여 각지에 배치했다. 원자로의 이름과 성능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SM-1: 발전설비용량 2MW, 설치장소 버지니아 주 포트 벨보어. 1957년 4월 8일 임계 시작.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력망에 연결된 원자로
* SL-1: 비등수형 원자로, 발전설비용량 200kW, 발열설비용량 400kW, 설치장소 아이다호 주 국립 원자로 시험국, 1958년 8월 11일 임계 시작
* PM-2A: 발전설비용량 2MW, 난방 기능 있음. 설치장소 그린랜드 캠프 센추리, 1960년 10월 3일 임계 시작.
* ML-1: 최초의 밀폐 사이클 가스 터빈. 발전설비용량 300kW(실제로는 140kW만 냄), 1961년 3월 30일 임계 시작
* PM-1: 발전설비용량 1.25MW. 난방 기능 있음, 설치장소 와이오밍 주 선댄스 공군기지, 1962년 2월 25일 임계 시작.
* PM-3A: 발전설비용량 1.75MW, 난방 및 탈염 기능 있음, 설치장소 남극 맥머도 기지, 1962년 3월 3일 임계 시작
* SM-1A: 발전설비용량 2MW, 난방 기능 있음, 설치장소 알래스카 주 포트 그릴리, 1962년 3월 13일 임계 시작
* MH-1A: 발전설비용량 10MW, 청수 제공 기능 있음. 설치장소는 바지선 <스터지스> 호(이동식). 1967년 1월 24일 임계 시작.
* MM-1: 발전설비용량 2.5MW 완성되지는 못한 트럭 설치식 이동식 액체금속냉각 원자로
이 원자로들의 이름에 들어간 알파벳의 뜻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알파벳: S – 고정식, M – 기동식, P – 이동식.
두 번째 알파벳: H – 고출력, M – 중출력, L – 저출력.
숫자: 일련 번호
세 번째 알파벳(있는 경우): A – 야전 설치형
큰 과학적 업적은 남겼으나 실용화는 못 시켰다.
ANPP는 이러한 원자로들을 사용하면서 여러 가지 과학적 업적을 남겼다. 그것들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가압수형 및 비등수형 원자로, 가스 냉각식 및 액체금속 냉각식 원자로의 구체적인 설계 완성
* 최초의 밀폐구조 원자력 발전소(SM-1)
* 최초로 스테인리스 강을 연료 요소 보호 피복으로 사용(SM-1)
* 최초로 상업용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한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SM-1)
* 미국 최초로 원자력 열원을 이용하여 원자력 용기를 강화(SM-1A)
* 미국 최초의 증기 발생기 대체(SM-1A)
* 최초의 감압 억제(SM-1A)
* 최초로 작동된 비등수형 원자력 발전소(SL-1)
* 설치와 운영, 제거가 자유로운 최초의 이동식 사전 포장 모듈식 원자력 발전소(PM-2A)
* 최초로 원자력을 탈염에 사용(PM-3A)
* 최초의 육상 운송 기동식 원자력 발전소(ML-1)
* 최초의 원자력 폐쇄루프 가스 터빈 사이클(ML-1)
* 최초의 수상 원자력 발전소(MH-1A)
육군과 함께 ANPP를 공동 진행했던 AEC(미국 원자력 위원회)는 ANPP가 소형의 고정식 또는 기동식 원자로를 만들어 냄으로써 제한된 시간과 비용 내에 목표를 달성하고, 원자력의 잠재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연구개발 예산 대폭 삭감으로 인해 AEC는 1966년 프로그램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안 그래도 소형 원자로 개발과 건설에는 많은 돈이 들던 판이었다. 물주인 AEC가 빠져나간 이후 육군 역시 원자로 연구 개발에 열의가 적어졌다.
게다가 ANPP는 진행 중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켰다. PM-3A는 10년 동안 운용되면서 무려 438회의 고장을 일으켰다. 그 중에는 격납용기에 금이 가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SL-1은 핵연료 재보급 중 폭발해 3명이 죽었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는 현재까지 미국에서 원자로 사고가 사망자의 직접적인 사인이 된 유일한 사례다), PM-2A는 그린랜드에서 운용 중 방사능 누출을 일으켰다. SM-1도 냉각수에 삼중소수가 섞여 나왔지만 10년간 누구도 이 사실을 몰랐다. SM-1이 일으킨 환경 오염을 모두 정화하려면 6,800만 달러가 든다고 한다. 원자로 제작비(200만 달러)의 수십 배다. 프로그램에서 만든 것 중 진정으로 유일한 기동식 원자로인 ML-1은 설계대로의 성능을 내는 데 실패했다.
결국 1977년 ANPP는 공식 종료되고 말았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동식 원자로에 대한 열망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미 국방부는 프로젝트 <펠>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 내에 오지와 전쟁 지역에 공수될 수 있는 트럭 설치식 이동식 소형 원자로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근 40여년 전에 실패했던 미국의 실험이 과연 21세기에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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