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운송 ‘하이퍼루프’ 3파전

로봇과 미래 기술 (10) 진공튜브 기술

지상이든 지하든 터널을 만들고 튜브 속으로 기차와 같은 교통 수단을 순식간에 이동시키는 아이디어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다양하게 그려졌다. 이 상상의 산물을 현실로 그려낸 것은 이 시대의 괴짜이자 풍운아 엘론 머스크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업자인 머스크는 2013년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를 통해 지하 튜브로 시속 1200km를 이동하는 캡슐형 초고속 열차 시스템 하이퍼루프(Hyperloop) 개념을 공개한 바 있다. 그가 제시한 하이퍼루프는 28인승으로 지금 3.5m 긴 원통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론상 서울-부산을 20분 이내로 주파한다.

하이퍼루프의 속도 원리는 열차가 공기 저항과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진공 튜브 속을 달리기 때문에 가능하다. 달린다는 말보다 쏜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자기부상열차처럼 살짝 떠서 운행하면 마찰은 더 줄어든다. 열차 운행에 필요한 전력은 진공 튜브 위에 설치한 태양전지판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2013년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제시한 하이퍼루프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이다. ⓒ 테슬라 모터스

2013년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제시한 하이퍼루프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이다. ⓒ 테슬라 모터스

머스크가 하이퍼루프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안전하고 빠르면서도 비용이 더 저렴한 운송 수단으로 봤기 때문이다. 또 지진 내구성이 있으며 지속적인 동력으로 운행하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엘론 머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 해안의 두 도시(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하이퍼루프 건설비용은 총 60억~100억 달러로 예상되는 반면 고속철도를 짓는다면 약 1000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태양광 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자가발전 하는 것도 하이퍼루프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머스크가 공개한 설계안은 2017년 현재 비슷한 모습으로 혹은 조금씩 다른 형태로 현실화하고 있다. 하이퍼루프원(HyperloopOne)을 비롯해 하이퍼루프운송기술(HTT), 그리고 아리보(Arrivo) 등 3사가 치열한 기술 및 시험 테스트 경쟁을 벌이고 있어 수년내로 상용화할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이퍼루프원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2014년 설립된 하이퍼루프원은 창업 후 3년동안 총 2억 4500만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 가을에는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그룹으로부터 8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기업명을 버진하이퍼루프원으로 바꾸기도 했다.

8500만 달러의 버진그룹 투자를 받아 더욱 주모받은 하이퍼루프원. ⓒ 하이퍼루프원

8500만 달러의 버진그룹 투자를 받아 더욱 주목받은 하이퍼루프원. ⓒ 하이퍼루프원

올해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시험 운행을 허가받아 500m 개발 트랙구간에서 최고 속도 320km 주행에 성공했다. 구간이 짧아 의미있는 성공을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기록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앞서 테스트에서는 96m 구간에서 111km의 속도로 주행한 바 있다. 앞으로 최고 속도 400km에 도전한다. 물론 시험 구간도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 하이퍼루프원은 두바이와 핀란드에서도 하이퍼루프 노선 건설에 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설립에서는 HTT가 조금 앞선다. 2013년 11월에 등장한 HTT는 진공 펌프 전문회사 레이볼드 등 40여개 이상의 기업과 600명 이사의 글로벌 전문가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중국 도시들과 선로 건설을 협의 중이며 두바이, 스웨덴과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건설기술연구원과도 지난 6월 하이퍼루프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교통연구원 등 7개 기관과 컨소시움을 맺고 한국형 하이퍼루프 ‘하이퍼익스프레스(HTX)’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세계 7개국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HTT 측은 “기존 교통 수단은 너무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보조금이 투입돼야 했다”며 “각 나라에서 하이퍼루프에 관심갖는 이유는 뚜렷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건설기술연구원과도 협력을 체결한 HTT. ⓒ HTT

우리나라 건설기술연구원과도 협력을 체결한 HTT. ⓒ HTT

통근 시간 이외에는 무료로 제공하며 태양광, 풍력 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HTT는 8km 거리의 시험 구간에서 승객을 태우고 시속 257km의 속도로 운행하는 하이퍼루프 시스템을 3년내로 테스트할 계획이다.

후발주자 아리보(Arrivo)도 최근 콜로라도주에서 하이퍼루프 테스트에 대한 계획을 공식화했다. 아리보는 5년 내로 덴버 메트로 지역 주변에 튜브 열차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계획 하에 2018년에 타당성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1500만 달러를 투자해 이뤄지는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과 편익 측면이 아리보의 예상과 맞아떨어진다면 2019년부터 본 건설이 이뤄지게 된다.

아리보는 스페이스X의 전 엔지니어이자 하이퍼루프원 공동창업자인 브로건 밤브로건이 2016년 설립한 회사다. 아리보의 시스템은 하이퍼루프원이나 HTT와는 초점을 달리한다. 저비용, 저속 튜브 열차를 지향하고 있다. 시간당 257km의 속도로 30마일을 넘지 않는 거리에 주목하고 있으며 사람은 물론 자동차, 트럭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2016년 설립된 아리보는 콜로라도주의 승인을 얻어 내년 튜브 열차의 타당성 조사에 나선다. ⓒ 아리보

2016년 설립된 아리보는 콜로라도주의 승인을 얻어 내년 튜브 열차의 타당성 조사에 나선다. ⓒ 아리보

구간의 높이가 더 높아질 수 있지만 고속도로 차선에 인접하게 건설해 시간당 3배 이상의 차량 통행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밤브로건은 “혼잡을 줄이고 기존 교통망, 도로 및 공항에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튜브 내 이동 자체가 아니라 연결성있는 교통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즉 지하철 시스템과 공항이 연계된 것과 같은 연계성을 중시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이퍼루프가 교통시스템으로 상용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테스트 운송에만도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테스트 작업이 순로럽게 진행된다면 이후 상용화 작업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사고 발생 시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비상정차시 밀폐된 튜브에서의 호흡 곤란 등 건강 문제도 제기된다. 또 항상 일정한 두께의 공기막을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튜브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진공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차량 간격의 문제로 1량짜리 짧은 열차를 사용하다보면 효율성 문제도 불거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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