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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원자로는 번데기 모양?

대안 에너지원으로 소형 원자로 주목

산업이 발전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용하는 에너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화석연료를 시작으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그 시대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에너지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문제는 아직도 현재와 미래를 위한 최적의 에너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는 고갈될 것을 걱정해야 하고, 기후변화를 우려해야만 한다. 원자력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의 사례처럼 사고가 발생했을 시, 감당해야 하는 후유증이 너무 크고 길다.

미래형 원자로로 주목받는 SMR은 모든 시설이 돔 안에 들어있는 일체형으로 지어질 전망이다 ⓒ Rolls-Royce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고갈을 염려할 필요가 없는 무한한 자원을 갖고 있지만, 효율이 너무 낮아서 아직은 산업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처럼 모든 에너지가 각각의 장단점으로 인해 최적의 에너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 들어 기존의 원자력 발전에 비해 훨씬 안전하면서도 효율은 뛰어난 모듈 형태의 소형 원자로인 ‘SMR(Small Modular Reactors)’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의 발전소용 원자로 크기보다 1%까지 줄일 수 있어

SMR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발전소용 대형 원자로보다 작게는 1% 정도에서, 크게는 10% 정도로 크기를 줄인 소형의 원자로를 가리킨다. 이론적으로는 욕조 크기 정도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로의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보니, SMR은 수명이 다한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이용하여 여러 대를 설치하는 형태로 시공이 검토되고 있다.

건설비 역시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경우는 평균 70억 달러에 이르는 반면, SMR은 1대 당 7억 달러 정도로서 10%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건설 기간도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절반 수준인 5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크기가 트럭이 끌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되고 있다 ⓒ Rolls-Royce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SMR은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도 자연냉각이 가능하며, 사용후 연료봉을 원전 수명이 다하는 60년 동안 원전 안에 설치된 수조에 보관토록 설계하여 안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특히 원자력 발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대형 사고 및 사고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SMR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런 장점 덕분에 SMR은 이미 우주선을 비롯하여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등 특수한 수송기기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면서 그 성능을 검증받고 있다.

번데기처럼 생긴 일체형 원자로가 미래의 원자력 발전 형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급성장하고 있던 원자력 발전 시장이 주춤거리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 원자력 업계는 과거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세계원자력협회(WN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원자력 발전 붐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가 448기에 달하며, 건설 중인 원자로만 해도 53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활황세를 타고 있는 원자력 발전 시장에 SMR과 관련된 불을 지핀 곳은 영국의 롤스로이스사(Rolls-Royce)다. 글로벌 항공기 엔진 제작 업체이자 자동차 제조업체이기도 한 이 회사는 오는 2029년까지 영국에 15기의 SMR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SMR을 원자력 발전의 중추적 모델로 삼을 것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폴 스테인(Paul Stein)’ 박사가 밝힌 롤스로이스의 SMR의 외관은 마치 번데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용량에 비해 약 100분의 1 정도의 규모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스테인 박사는 “우리가 개발 중인 SMR은 원자로 같은 핵심기기를 돔 같은 하나의 공간에 모두 담은 일체형이어서 대형 원자력발전소 같은 격납고가 필요 없다”라고 밝히며 “그런 까닭에 건설 비용이 낮고, 외부 충격에도 방사선 누출 위험이 적다”라고 강조했다.

일체형 소형 원자로는 크게 3개의 구획으로 나눠진다 ⓒ Rolls-Royce

영국 정부도 롤스로이스의 이번 계획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정부가 이처럼 SMR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일부 지역의 주민들이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경우는 해당 지역의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자치정부가 아예 원전 건설을 반대하고 있고, 잉글랜드도 새로 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만 수립한 채 현재는 어떤 작업도 추진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15기에 달하는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가 낡고 오래되어 오는 2035년이면 모두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정부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자 SMR 건설을 독려하고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롤스로이스가 공개한 SMR 건설 계획을 살펴보면, 소형 원자로는 폐쇄된 기존의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건설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폐쇄된 부지 중에 웨일스 지역의 두 곳과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의 한 곳이 후보지로 점쳐지고 있다.

SMR의 구조도 대략적으로 발표되었는데, 일체형 원자로는 크게 3개의 구획으로 나뉜다는 것이 롤스로이스 측의 설명이다. 3개 구획은 리액터 코어가 설치될 ‘리액터 아일랜드(Reactor Island)’와 증기 터빈이 돌아갈 ‘터빈 아일랜드(Turbine Island)’, 그리고 리액터를 식힐 냉각수가 주입된 ‘쿨링 아일랜드(Cooling Island)’다.

이에 대해 스테인 박사는 “15개의 SMR 건설에 드는 비용은 약 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예상대로라면 오는 2029년 경에 우리가 건설한 SMR이 전력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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