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혁신…끊임없는 질문 유도

세계 창의교육 현장을 가다

2013.04.03 09:09 이강봉 객원기자

셰릴 홀링거(Cheryl Hollinger) 씨는 현재 펜실바니아 주에 있는 센트럴 요크(Central York) 고교에서 17년째 생물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미리 대학교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AP(Advanced Placement)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데 무척 바쁘다.

그녀는 지금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챙겨야 할 자료들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먼저 1천280쪽 분량의 교과서가 있다. 분량이 너무나 많아 학생들에게 상세히 가르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학생들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 실험실습 과제가 있는데 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도 못한 채 그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다가오는 시험은 학생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시험문제 대다수가 어휘 테스트이기 때문이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외우는 수밖에 없는데 1천280쪽의 책을 다 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세계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교육

유에스뉴스앤월드리포트 지는 최근 보도를 통해 미국 학교에서 이런 문제들이 올 가을부터 다 사라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교과서가 바뀌기 때문이다.

▲ 오바마 행정부는 이 새로 제정한 공통학습과정을 미 전역으로 확산시키면서 미래 국가를 짊어질 창의인재를 육성해나가고 있다. 사진은 백악관 홈페이지. ⓒhttp://www.whitehouse.gov/


새 교과서는 내용이 대폭 줄어든 대신 창의적인 내용의 생물 실험 과정이 크게 늘어났다. AP(Advanced Placement) 과정 역시 이론 위주에서 다양한 질문과 체험 중심으로 대폭 개편했다.

이에 따라 홀링거 교사는 학생들에게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교육이 시행된다는 데 대해 크게 고무돼 있다. 학생, 학부모들 역시 새로운 커리큘럼을 기다리면서 과학교육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혁신은 오바마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는 미국 초·중등교육 과정에 일관된 학습기준이 없다는 것을 우려하고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한 공통학습기준(Common Core State Standards, CCSS)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행정부는 이 CCSS를 미 전역으로 확산시키면서 주별로, 혹은 단위 학교별로 교육혁신을 도모해나가고 있다. 목표는 한 가지, 초·중등과정에 있는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교육, 더 나아가 치열한 세계경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교육을 시켜나가자는 것이다.

현재 45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는 수학과 언어영역을 위한 CCSS를 받아들였다. 이 두 과목이 모든 과목의 기초가 되는 만큼 초·중·고교 과정을 통해 기본 개념을 철저히 익혀나가는 것이다.

26개주는 융합교육 과정인 ‘차세대 과학학습 과정(the Next Generation Science Standards)’을 채택했다. 이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끊임없는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과학개념들을 깊이 이해해나갈 수 있도록 학습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다.

‘차세대 과학학습 과정’을 주도한 기관은 미국과학교사협회(NSTA)와 NRC(National Research Council)이다.

창의인재 육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

주목할 점은 CCSS에서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STEM이라는 점이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약자다. 이 네 분야에서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언어분야에서도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딕시 하이츠 고등학교(Dixie Heights High School)에서 가르치고 있는 크리스 길리스(Kris Gillis) 씨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영어 시간이 단순히 읽고, 토론하고, 그 내용을 요약하는 순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업시간에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문학작품 대신 영화, 뮤지컬 등과 같은 새로운 장르에 주목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를테면 히치콕 감독의 영화 ‘이창(Rear Window)’을 보고 여성운동가의 시각에서 이 영화를 어떻게 비평할 수 있는지, 그 주제를 놓고 학생들과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길리스 씨는 자신이 담당한 영어 시간을 ‘거대한 질문(giant question)’의 시간이라고 칭했다.

교육에 있어 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교육학자들은 21세기 교육에 있어 다양성은 곧 수준 높은 교육을 상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STEM과 같은 융합교육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지혜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창의성 발굴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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