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미국이 이민법을 개정하는 이유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169)

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은 외국 기업가들의 미국 투자를 더 빠르고 손쉽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세부적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CNN머니에 따르면 기자들의 요청에 응답한 곳은 미국 국토안보부(DHS)다. 메모 형식으로 전달된 내용에 따르면 해외 숙련 노동자에 대해 비자 발급 기준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그럴 경우 미국 내 기술 취업이 실리콘밸리 등 기술 관련 산업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 이민 희망자들은 한국 등 해외주재 미국영사관을 통해 수속하는 CP(Consular Processing)와 미국내에서 이민국을 통해 신분조정을 시도하는 AOS(Adjustment of Status)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발명가, 창업자 등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어

미국내에서 이민국에 신분조정 신청서(I-485: 세칭 영주권신청서)를 제출하는 AOS수속에선 CP에서 받지 못하는 안전장치 혜택을 누리게 된다.

백악관 사이트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법을 개정하는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개정안 중에는 창업자 등 해외 기술인력의 비자발급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tp://www.whitehouse.gov/

백악관 사이트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법을 개정하는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개정안 중에는 창업자 등 해외 기술인력의 비자발급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tp://www.whitehouse.gov/

미국에서 이민청원서를 승인받은 후 일단 I-485를 접수할 수 있을 때에는 워크 퍼밋 카드(I-765)와 사전여행 허가서(Advance Parole: I-131) 등 두가지를 신청해 승인받을 수 있다. I-485를 일단 접수만 하면 워크 퍼밋 카드를 받아 취업할 수 있다.

또 합법체류 비자를 유지해야 하는 큰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사전여행 허가서 발급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사전여행 허가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공적 활동을 하고 있는 인권 운동가나 의료인 등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국토안보부에서는 발명가, 연구자, 창업자 등을 합법적으로 입국시키기 위해 이민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비자는 발급 받기가 쉽지 않고 신청자를 스폰해주는 기업도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따라서 이 비자의 조건이 다소 완화되거나 연간 쿼터가 늘어난다면 훌륭한 인재들이 미국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취업이 늘어날 경우 미국으로서도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기업인들은  고용 시장 회복으로 채용을 늘리는 회사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표명한 바 있다.

CNN은 미국 내 창업 역시 기술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민법 개정으로 실리콘밸리 등 주요 도시들의 창업 활동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카푸먼 파운데이션(Karpman Foundation)은 법 개정 후 16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예측했다.

CNN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비자를 임기 안에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현재 H-1B 비자에서 요구하고 있는 필수 스폰서 기업 찾는 조건을 없앨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요구가 없으면 창업인들은 H-1B 비자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세계 기술인력 시장 동향에 큰 변화 예고

최근 기술인력 부족난은 미국뿐이 아니다. 선진국 대다수가 인력난에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인력 측면에서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던 독일이 2012년 8월 ‘블루카드(Blue Card)제’를 도입한 것은 최근 인력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독일 내에 고급 기술인력이 부족한 것은 선진국 공통의 문제인 출산율 저하로 인해서 20~30대 젊은 노동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해외 기술인력 가운데 의사, 기계와 전자분야 엔지니어에 한해 전문 직종의 독일 취업을 간소화하기 위해 사전 취업허가 절차를 폐지했다. 또  노동부에서는 사전 취업허가절차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EU 역외에 거주하는 기술 인력이 대학졸업 학력과 최소 연봉 4만4000유로를 증명하면 쉽게 독일 취업이 가능해졌다. 연봉 3만3000유로는 경력 없는 독일인 대학졸업생이 받는 수준의 연봉으로 4만4000유로는 이보다 33.3% 높은 수준.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기술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올해 2월 영국 왕립공학협회의 필립 그리니쉬는 FT 기고문에서 “2020년이 되면 유럽에서는 과학자, 기술자, 엔지니어 등이 125만명 가량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력 부족의 근거는 교육이다. 유럽연합(EU) 학생들의 17%만 엔지니어링과 수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한다. 아시아의 한국(29%), 중국(31%), 대만(31%) 등에 크게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급 기술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이민법 개정은 세계 인력시장에 또 한 차레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자국의 기술 인력이 미국으로 건너갈 경우를 대비해 발빠른 대처 움짐임을 보이는 국가도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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