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미국의 차기 유력 군용탄 ‘ 6.8mm SPC ’

[밀리터리 과학상식] 5.56mm 탄약보다 강하면서 기존 플랫폼에 이식 가능

6.8mm 탄약(좌)과 5.56mm 탄약(우). 6.8mm 탄약은 그 길이가 5.56mm 탄약과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존 5.56mm 탄약 사용 소총도 주요 부품을 교환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Wikipedia

1960년대 베트남 전쟁 이래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우리 국군의 주력 소총탄은 5.56mm(탄두 직경 5.56mm, 탄피 길이 45mm) 탄이었다. 물론 이것도 세분하면 탄두 중량 55그레인(3.6g) 짜리 KM-193탄과, 탄두 중량 62그레인(4.0g) 짜리 K-100탄으로 나눠지기는 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한 5.56mm M-193 소총탄과 그것을 발사하던 M-16 소총은 7.62mm NATO 탄과 M-14 소총에 비해 휴대성과 종말 효과가 우수한 반면 반동은 낮아 퍼포먼스가 우수했다. 이에 매우 만족해한 미군은 M-14 소총이 제식 소총으로 채택된 지 불과 10년 만인 1967년, M-16 소총을 새로운 제식 소총으로 채택한다. 이후 5.56mm 탄은 개량을 거쳐 1980년 새로운 NATO 제식 소총탄으로 채택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K-100 탄은 바로 이 5.56mm NATO 탄을 국산화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이 또 한 번 제식 소총탄을 변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거론되는 새로운 탄약의 이름은 바로 6.8mm SPC(Special Purpose Cartridge, 탄두 직경 6.8mm, 탄피 길이 43mm)다. 최근 국내 기업인 S&T 모티브와 풍산도 이 탄약과 탄약을 사용하는 소총의 국산화 착수에 돌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화제가 되었다.

기존 5.56mm의 문제 해결을 위해 등장

지난 2004년에 미 육군 사격술 부대의 총기 전문가인 스티브 홀랜드와 크리스 머레이가 첨단 소총 탄약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한 6.8mm 탄약은 Δ 기존 5.56mm 탄약보다 더욱 강해진 위력 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반동 증대 Δ 그러면서도 기존 5.56mm 탄약에 비해 탄창 수납 용량과 일기수탄의 감소는 최소화할 것 등을 목표로 삼았다.

아닌 게 아니라 5.56mm 탄약에 대해서는 채용 직후부터 위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 극화되어 유명해진 1993년 모가디슈 전투 당시의 증언만 보더라도, 달려드는 적을 일발로 저지 못했다는 얘기가 꽤 많이 나온다. 그러나 7.62mm NATO 탄은 너무 크고 무거워 일기수탄이 떨어지므로, 그 중간 정도 위력은 물론, 5.56mm 탄과 비슷한 휴대성을 지닌 탄을 추구한 것이다.

개발자인 홀랜드와 머레이는 기존의 다양한 탄약을 연구한 끝에, 명중률과 관통력 면에서는 6.5mm 탄약이, 종말 효과(탄약이 목표물에 충돌한 이후 벌어지는 파괴 효과) 면에서는 7mm 탄약이 가장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기존의 .30 레밍턴탄의 탄피(기존의 M16 소총용 탄창에 쉽게 끼워지기 때문에 정해졌다)를 기반으로, 여기에 6.8mm 탄두를 얹은 6.8mm 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새로운 탄약은 M-16 소총의 오랜 경쟁 상대인 AK 소총용 7.62×39mm, 5.45×39mm에 비해 파괴력이 더욱 뛰어났다. 그러면서도 기존 M-16 계열 소총을 포함한 5.56mm 탄 사용 소총들의 노리쇠, 총열, 탄창, 소염기만 바꿔 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6.8mm 탄약은 사거리 100~300m에서 기존 5.56mm NATO 탄약에 비해 44% 더 많은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7.62mm NATO 탄약에 비해 반동과 운동에너지는 적기 때문에 그만큼 연사에 유리하다. 또한 M-4 카빈 정도의 단총열(총열 길이 40cm 미만) 소총에서 발사될 때도 5.56mm 탄약에 비해 위력 저하 폭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기존 5.56mm 탄약에 비해 두 배 가까운 탄두 중량(5.56mm 탄약 4g, 6.8mm 탄약 7.5g)도 그 주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탄두 중량이 무거울수록 비행 중 공기저항이나 측풍 등의 외력에 견디는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직 고객들의 평가는 보수적

이러한 6.8mm 탄약은 미군 특수전 부대에 의해 실전 운용되어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기존 5.56mm 탄약에 비해 근거리에서의 종말 효과가 우수할 뿐 아니라 운동에너지와 유효 사거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탄약을 개발한 미군에서조차도 아직 제식 탄약을 이걸로 모두 바꾼다는 발표는 없다. 기존의 5.56mm 탄약 재고가 워낙 많아 보급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총이건 탄약이 없으면 그냥 쇠몽둥이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탄약의 선택은 총기의 선택보다 더욱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는 하다.

그래도 이 탄약을 채용한 곳이 없지는 않다. 미국 마약단속국 DEA는 이 탄약을 사용하는 소총인 M6A2 D-DEA의 사용을 승인했다. 요르단 국영 무기 회사인 KADDB 사 역시 자국 군대를 위해 이 탄약과 탄약 사용 소총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우디 왕실 근위대에서도 6.8mm 탄약 사용 화기인 식스8 PDW를 주문했다. 미국의 US 머신건 아머리 사에서도 미군의 M-249와 MK-46 기관총의 6.8mm 버전을 만들어 수출 및 미군 내 실험 중에 있다. 예전에 7.62mm가 5.56mm로 바뀔 때와는 달리, 기존 5.56mm 플랫폼에 쉽게 이식 가능한 6.8mm 탄약이 과연 얼마나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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