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들의 오디세이] 이폴로 12~17호 호출 부호와 미션 배지에 얽힌 사연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는 길이라도, 선구자가 지나간 이후에는 통행로가 된다. 아폴로 12호 역시 어렵지 않게 달에 착륙했다.
우주인들은 무인 탐사선 서베이어 3호의 카메라를 수거하고, 7시간 넘게 달을 쏘다녔다. 이들은 달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달을 떠나면서 착륙선을 달에 충돌시켜 인공지진 실험도 했다.
아폴로 12호 모선의 호출 부호는 ‘양키 클리퍼(Yankee Clipper)’, 착륙선은 ‘인트레피드(Intrepid)’다.
양키 클리퍼는 미국인들이 만든 아주 빠른 쾌속 범선, 인트레피트는 ‘용맹’을 뜻한다. 이 이름은 모선과 착륙선을 만든 회사의 직원들이 추천한 이름 중 우주인들이 선택한 것이다.
배지의 금색과 푸른색은 전통적으로 해군의 상징색인데, 우주인들 역시 모두 해군 출신이었다.
아폴로 13호 배지. 태양 신의 마차를 끄는 세 마리 말이 등장한다. 아폴로 배지에 등장하는 ‘3’은 모두 3명의 우주인을 뜻한다. 라틴어 구절 EX LUNA, SCIENTIA는 ‘달에서 얻는 지식’이란 뜻이다. ⓒ 위키백과 자료
아폴로 13호의 모선은 ‘오뒤세이(Odyssey)’, 착륙선은 ‘아쿠아리스(Aquaris)’다.
오뒤세이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오뒤세우스가 겪은 모험이야기다. 우주인들이 겪는 달 여행을 신화 속 영웅의 모험에 빗댄 것이다.
아쿠아리스는 ‘물병자리’라는 뜻이다. 물은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 것으로서, 이 역시 달에 대한 인류의 염원을 담은 작명이라고 한다.
아폴로 13호는 13시 13분(1970년 4월 11일)에 발사되었고, 달로 가던 중에 기계선(SM)의 산소 탱크가 폭발하는 사고를 겪었다. 산소와 동력 부족에 시달렸지만 ‘물’이란 뜻을 가진 착륙선으로 대피해 달을 돌아 지구로 무사 귀환했다.
13 징크스에 대한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남긴 아폴로이지만,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성공한 실패’로도 기억된다.
아폴로 14호의 모선은 ‘키티호크(Kitty Hawk)’, 착륙선은 ‘안타레스(Antares)’다.
키티호크는 라이트형제가 1903년 인류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한 역사적인 장소다.
안타레스는 달 착륙 때 지표로 삼을 별자리의 이름이다. 아폴로 13호가 원래 착륙하고자 했던 곳에 내린 14호 우주인들은 손수레에 월석을 43kg 담아왔다.
아폴로 15호 배지. 착륙지를 배경으로 우주인을 상징하는 청백적의 세 비행체 그리고 같은 색으로 구성된 삼중원이다. 전문 디자이너의 손을 거쳤기에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다. ⓒ 위키백과 자료
아폴로 15호의 모선은 18세기 탐험가 제임스 쿡의 배 이름인 ‘엔데버(Endeavour)’, 착륙선은 미국 공군사관학교의 마스코트인 ‘팰컨(Falcon)’이다. 승무원이 모두 공군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15호에 이르러서는 처음으로 달에 전기 월면차(LRV)가 운행되었다. 우주인들은 이를 타고 달 표면에서 10Km를 주행했다.
이들은 달 크레이터가 운석 충돌구가 아닌, 화산 폭발로도 생겼다는 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달 생성의 중요한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아폴로 16호의 모선은 ‘캐스퍼(Casper)’, 착륙선은 ‘오리온(Orion)’이다.
캐스퍼는 당시 유명했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꼬마 유령의 이름이다. 우주인들이 하얀 우주복을 입고 TV에 등장하면 흡사 유령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섬뜩한(?) 이름이다. 오리온은 달 여행 중 지표로 삼을 별자리였다.
16호의 배지는 11호와 비슷하게 ‘미국’의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아폴로 16호를 뜻하는 16개의 별과 줄무늬가 성조기를 연상케 하며, 독수리 역시 미국을 상징한다.
배경은 달표면이다. 달을 정복한 미국이란 뜻일까? 가운데 황금색 V 무늬는 NASA 로고에서 따온 것이다.
달에 간 마지막 유인 우주선인 17호의 모선은 ‘아메리카(America)’, 착륙선은 ‘챌린저(Challenger)’이다. 이는 아폴로 프로그램을 성원해준 미국인들에게 감사하는 의미와 미래에 대한 도전을 뜻한다.
17호 우주인들은 74시간 가량 달에 체류하면서 최장 선외 활동(22시간)를 기록했다. 이들은 또 110kg의 달 지질표본을 수집하기도 했다.
이들이 월면차의 카메라를 이용해 ‘마지막 인간(the last man)’이 달을 떠나는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HQfauGJaTs)
미션 배지를 보면, 프로그램에 이름을 빌려준 태양의 신 아폴로가 보인다(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수염이 없는 미남은 아폴로다). 그 뒤로 세 우주인을 상징하는 별 셋, 미국을 상징하는 도안과 독수리, 그리고 달, 토성, 은하계가 보인다.
17호의 모선, 착륙선, 배지가 보내는 일관적인 메시지는 ‘미국은 계속 도전해서 태양계 너머 먼 은하까지 나아가자’는 열망이다.
이렇게 미국은 3년 동안 250억 달러를 들여 18명의 우주인을 달로 보냈다. 그 중 12명이 달에 발자국을 남겼다. 총 체류 시간은 300시간을 넘고, 가져온 달 표본은 0.5톤 남짓이다.
하지만 유인 우주비행, 무인 달 탐사까지 앞섰던 소련 역시 그동안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소련은 사람대신 로봇 탐사 기술에 집중했다. 루나 9호는 1966년 2월 달 착륙 당시 근접 촬영한 장면을 처음으로 지구에 TV 중계했다. 존드(Zond; ‘탐사’라는 뜻) 5호는 1968년 9월 처음으로 동물을 실어 달 궤도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1969년 2월, 새턴V에 대항할 N-1 로켓 개발에 실패하자 소련은 결국 유인 달 탐사의 꿈을 접게 된다.
그로부터 약 50년이 지난 2018년 12월 8일, 중국이 무인 달 탐사선 ‘창어(달의 여신 이름) 4호’ 를 발사해 달 뒷면으로 보냈다.
달 뒷면은 지구와 통신이 안되는 곳이라 그동안 탐사에서 소외되었던 곳이었다. 중국은 달 궤도에 통신 위성까지 띄워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미국이 성조기를 꽂은 달에 중국이 들락거리자 미국도 달 탐사를 재추진하고 나섰다. 돌이켜 보면 미국이 짧은 시간에 사람을 달에 보낸 가장 강력한 추진력은 새턴V 로켓이 아니라 소련과의 냉전이었다.
이제 미-중의 새로운 냉전이 우주 공간으로 연장되면 우주 탐사의 고속도로가 열릴 지도 모를 일이다. 철없는 마음으로 살짝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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