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주 협력 마침표 찍나?

우주 개발 둘러싼 양국 입장 차 부각

지난 14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 MS-17 우주선이 발사됐다. 두 명의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한 명의 미국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우주선은 발사 후 3시간 만에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해서 최단 시간 도착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MS-17을 끝으로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한 미국인 우주비행사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미국이 요구하는 새로운 우주 협력 방식에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유스 MS-17 승무원들. 좌측은 미국인 우주비행사 캐슬린 루빈스. ⓒ NASA / GCTC / Andrey Shelepin

소유스 우주선은 1995년부터 미국 우주비행사의 위탁 운송 임무를 맡아왔다. 이를 통해 미국은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고, 러시아는 부족한 우주 개발 예산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았다.

2011년 우주왕복선의 퇴역 이후, ISS 임무에 나선 미국 우주비행사들은 오로지 소유스 우주선에 의지해야만 했다.

미국, 러시아 우주선 의존도 줄이려 노력

지난 5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 우주선이 ISS에 도착해서 화제였다. 오는 11월에는 크루 드래곤의 첫 번째 정식 임무가 시작되어 4명의 우주비행사를 싣고 ISS로 향할 예정이다.

앞으로 미항공우주국(NASA)은 자국 기업들이 개발한 우주선을 사용할 계획이며, 러시아와는 소유스 MS-17 이후 추가 운송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국 국장. ⓒ NASA / Bill Ingalls

NASA는 러시아연방우주국과의 협력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물물 교환과 비슷한 ‘혼합 승무원(mixed crews)’ 개념을 제안한 상태다. 만약 미국 우주비행사가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하면 같은 숫자의 미국 우주선 좌석을 러시아에게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음 번 소유스 우주선을 독자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며,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의 미국 우주선 탑승 훈련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러시아, 애매한 태도 보여

항공우주 매체인 ‘스페이스플라이트나우(Spaceflightnow)’는 러시아가 아르테미스 계획과 루나게이트웨이 건설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지난 12일 드미트리 로고진(Dmitry Rogozin) 러시아연방우주국 국장은 제71차 국제 우주회의 가상 토론에서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루나게이트웨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만, 현재 추진 방향이 너무 미국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10월 13일 열린 국제 우주회의에서 아르테미스 협정에 공식 서명하는 미국 및 7개국 대표들. ⓒ NASA TV

이러한 입장 때문인지 다음날 있었던 아르테미스 협정 조인식에 러시아는 불참했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국제 우주 협력에서 완전히 빠지겠다는 의중도 아니다.

로고진 국장은 “달까지 비행은 매우 어렵고 위험해서 최소한 두 종류의 우주 운송 시스템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아르테미스 계획에 직접 참여하진 못하더라도, 러시아 우주선이 루나게이트웨이에 도킹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라며 도킹 규격의 표준화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루나게이트웨이 구성안. 러시아는 복합 도킹 모듈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 NASA

러시아의 흔들기, 미국의 대응은?

ISS 건설 과정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았지만, 러시아연방우주국의 재정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예산 중 미국 우주비행사 위탁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의외로 크며, ISS 프로그램 참여 비용 중 상당액을 우주선과 발사체 등의 현물 제공으로 충당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NASA로부터 받던 우주선 탑승 수입이 끊기면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도 계속 소유스를 이용하긴 곤란한 처지다. 타국 우주선을 사용한다는 비판 여론도 무시하기 어렵고, 그동안 러시아가 소유스 우주선의 좌석 값을 꾸준히 인상한 것이 가장 큰 압박 요인이다. 2007년 계약한 탑승 금액은 일 인당 2180만 달러였지만, 올해 소유스 MS-17의 경우에는 무려 9025만 달러로 4배 가까이 올랐다.

문제는 중국이다. 이번에 러시아는 미국의 태도에 따라 우주 개발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의회 입법을 통해 중국과의 어떠한 우주 기술 교류도 금지하고 있다. 만일 러시아가 새로운 우주 협력 파트너로 중국을 선택한다면 핵심 우주 기술의 유출 우려가 있어서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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