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복원, 사라지는 역사를 과학기술이 복원한다

‘디지털 문화유산(Digital Heritage)’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의 많은 분야가 과학기술과의 통섭을 경험하고 있다. 여전히 전문가의 영역으로 인식하여 진입장벽이 높았던 과학기술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한 생활 양식에도 변화가 야기되고 있는 것. 이를 두고 ‘갑작스러운 대전환’ 프레임을 씌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동안 과학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많은 사례 중 역사 보존 방식의 변화,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과거의 복원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매우 흥미롭다.

문화재 복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역사 보존방식의 변화,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과거의 복원과 과학기술의 결합은 매우 흥미롭다.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문화유산 기반 기술의 발전

유네스코는 디지털 유산을 “역사적, 문화적, 미학적, 고고학적, 과학적 가치를 지닌 유적지나 건축물, 물건이나 무형물과 같은 문화유산 관련 정보를 디지털로 만들거나 문화유산의 아날로그 지원 형태를 디지털로 변환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종전의 디지털 유산은 아날로그형 오브제를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그래픽 등 다양한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하여 주로 DB로 구축되어 보관하는 형태였다. 영구히 보존할 수 있고 활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과 같은 대형 유형문화재의 디지털화와 훼손이 심한 유물의 원형을 재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디지털유산은 아날로그형 오브제를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그래픽 등 다양한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하여 주로 DB로 구축되어 보관하는 형태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최근의 디지털 유산의 기반 기술은 3차원 계측과 모델링, 데이터베이스 온톨로지, VR·AR 인터랙티브 시각화, 홀로그램 등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문화재의 원형을 그대로 기록하되, 기록과 보존하는 목적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확보했다.

그중 3차원 계측과 모델링은 카메라 렌즈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최소화하여 초정밀도를 높이는 기술로서 크기가 크고 해체가 어려운 건축물의 복원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해당 기술은 특히 손상된 문화유산 복원에 활용되어 그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바, 우리나라의 경우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복원하는데 3D 스캔 데이터가 주요한 역할을 한 사례는 디지털 복원작업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3D 스캔을 통해 매핑소스를 촬영한 후 산출물을 제작하여 디지털유산을 복원한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구축영상 캡처

박물관을 나온 문화재, 활용의 날개를 달다

또 최근에는 홀로그램 기술과 가상현실 기술을 통한 디지털 유산 복원이 차세대 문화유산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술을 통해 재현하는 이른바 가상 유산(Virtual Heritage)은 기록과 보존을 넘어 활용의 측면에서 백미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홀로그램은 형태가 남아있지 않은 유물이나 역사상의 인물을 구현하여 실물처럼 보이게 하는 입체사진이다. VR·AR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역시 문화재 훼손의 위험요인을 없애고 실제감을 더한 전시 콘텐츠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기술을 통해 문화재가 쇼케이스를 벗어나자 관람자의 시야와 체험의 폭이 넓어지고, 여기에 스토리텔링이 입혀져 몰입의 강약이 조절되는 극적 효과가 더해지자 하나의 콘텐츠가 완성된 것. 실로 박물관의 혁명인 셈이다.

문화재가 쇼케이스를 벗어나자 관람자의 시야와 체험의 폭이 넓어지고, 여기에 스토리텔링이 입혀져 몰입의 강약이 조절되는 극적 효과가 더해지자 박물관의 혁명이 시작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문화재청은 문화재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며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박물관’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뒷받침해 준 것은 과학기술의 공이다.

유구한 역사가 남긴 문화유산과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합, 과거와 미래의 연결이다. 이제는 낯섦을 걷어낸 ‘디지털 문화유산(Digital Heritage)’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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