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꿈꾸며

[교육현장의 목소리] 창의 인성교육을 위한 학교풍토 만들기

“교장샘, 머리 염색하셨네요?” “응. ○○야, 좀 젊어 보이냐?” “네, 예뻐요. 많이 젊어 보여요.”라고,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교장에게 다가와 말을 건넨다. 그런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 ⓒScienceTimes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집에서 어렵고 우울한 일이 있어도 학교에 오면 기분이 풀어지는 그런 학교였으면 좋겠다. 학교가 아이들을 끌어안고 다독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꿈과 희망을 읽어주고 잠자고 있는 끼를 깨워주는 곳이면 좋겠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학교에서 행복하지 않을까?

처음 신창중학교에 부임했을 때 학교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지역사회와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지 않았고 학생들 중에 일부는 학교 밖의 일에 관심이 더 많아서 종종 말썽을 일으키곤 했다. 학생들 중 다수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관계가 흐트러져 있거나 해서 어디에 맘 붙일 곳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지 못했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듯 했다.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나는 우선 이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됐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시간이 갔다면 즐거워서가 아닐까? 그러려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노력이 필요했다. 선생님들과 몇 번의 토의 끝에 아이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보았다.

▲ 토론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ScienceTimes

먼저 아침마다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것이다. ‘오늘의 등향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나가는 아침편지에는 교장이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편지 끝에는 정신없는 아침에 아이들의 머리를 깨워 줄 수 있는 창의 문제를 한 문제씩 내어 답을 찾아보게 한다. 정답자에게는 쿠폰을 주어 격려하고 쿠폰을 10장 모아오는 학생들에게 도서상품권을 상품으로 주니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생일 축하의 날’ 운영이다. 매월 첫 주 월요일을 생일 축하의 날로 정하고 그 달에 생일이 있는 학생들의 이름을 적어 생일 축하 게시판에 게시하고 조촐하게 생일상을 차려 주는 것이다. 생일상이라 해야 식판에 미역국, 잡채 약간, 떡 몇 개 정도지만 학생들이 서로 생일을 맞은 학생들에게 덕담을 나누면서 몹시 즐거워한다.

세 번째가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모둠과 나눔’의 날이다. 각 담임 선생님께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해주어서 학급별로 ‘음식 경연대회, 모둠 비빔밥, 담임과 함께 뛰고 달리는 축구’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창출되기도 한다.

네 번째로 ‘칭찬 게시판’의 운영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그렇듯이 우리 학교도 성적이 우수하거나 품성이 뛰어난 학생 중심의 표창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성적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품성이 지극히 모범적이지 않더라도 소소한 착한 일을 했을 때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함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전교 학생들의 명단을 게시판에 붙여놓고 작은 일이라고 칭찬해주고 싶을 때 스티커를 붙여주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매일 게시판 주변에 학생들이 모여 스티커를 확인하고 칭찬 스티커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 연 2회 표창을 하는데 상장을 받는 학생들 중의 많은 수가 앞서 말한 그런 표창을 받는 일과 무관한 아이들이었다.

그리고 내가 학생들을 위해 해보고 싶은 또 하나의 일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에는 자기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닫게 하는 일이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진한 일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 정해진 답은 없다. 정해진 틀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다양한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ScienceTimes


첫 번째로 선택과 집중, 맞춤식 진로교육이다. 다양한 진로 적성 검사자료를 활용해 본인의 특성을 파악하게 하고 ‘행복을 여는 진로탐색’ 활동을 통해 자기 이해, 진로정보 탐색, 진로계획, 진로체험 등은 물론 20년 후의 내 모습 그려보기, 미래 명함 만들기, 진로목표 세우기, 진로발표대회 등 교과, 동아리, 봉사활동과 융합한 진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두 번째가 학생 스스로 만들어 가는 진로중심 자기주도 현장체험활동이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무학년 동아리 중심 창체활동을 운영하고 있는데 모든 창체활동은 동아리가 주축이 되어 진로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봄 소풍을 동아리 중심으로 주제별 체험학습으로 다녀왔다. 이를 위해 체험 장소를 정하고 사전 계획을 세우고 체험 학습을 다녀 온 후에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대회까지 학생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중학생이 어떻게 그 일들을 하겠느냐는 선생님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보란 듯이 창의력을 발휘하여 멋지게 이 일을 추진했다.

학생들의 가능성이 무한함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또한 각종 체험활동을 추진 할 경우에 가능하면 서바이벌(Survival) 체험활동으로 추진한다. 요즈음 학생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먼 길을 떠나 본 적이 없어서 낯선 환경에 두려움을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학습 장소를 안내해주고 스스로 거기까지 찾아 올 수 있도록 지도한다.

세 번째가 학생들이 학습 한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 ‘노트포트 콘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교실 풍경을 보면 교사들은 주로 IT 수업을 선호하고 학생들은 그저 볼 뿐 중요한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교과별 특성에 맞는 노트 작성법을 지도하고 1년에 2회 ‘노트 콘테스트’를 통해 잘된 노트를 전시하고 다른 학생들이 벤치마킹 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학생들이 노트를 활용하고 있다. 포트는 포트폴리오를 말하는데 자기 이력관리를 위해 ‘노트 콘테스트’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 번째로 학생들의 창의 인성 교육을 위해 휴지통 창의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특기적성 개발(休), 창의학습능력 개발(智), 나눔과 소통능력 개발(通)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창체활동으로, 융합형 교육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교사들이 학습지도안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교과교육 시간에도 창의인성 학습요소들을 추출하여 학습내용에 맞는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연꽃기법, 육색모자기법, 브레인 라이팅 등 다양한 학습기법에 대한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함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교사가 교과학습 지도안 작성 시 창의 인성 요소를 추출하고 그에 적절한 교수학습방법을 투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교과교실제 운영, +1수준별 교육과정, 집중 이수제, 블록타임제 등 다양한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교육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연계될 수 있도록 학교에 ‘창의․인성 나눔터’를 개설하여 그곳에 학교에서 개발한 모든 교육 자료와 학생들의 학습 플래너, 포트폴리오 등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다른 학교에서 벤치마킹을 하고자 할 때 도움을 주기도 하거니와 학생들이 먼 훗날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고자 할 때 자료로 활용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나되기 ⓒScienceTimes

선생님들의 열정과 사랑 덕분에 학생들은 정말 많이 변했다. 아이들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고 만날 때마다 환한 웃음으로 공수인사를 한다. 학교 밖으로 나가려던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었고 학교내외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도 없다. 학부모와 지역에서는 학교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원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결국 모든 선생님들의 몫이다. 선생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느냐가 관건 인 것 같다. 모두 내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보듬어 안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동안 아이들은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교사가 교육의 희망이다.’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 나는 우리 아이들 모두를 그릇이 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향기를 담을 수 있는 작지만 값진 그릇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그릇에 인생의 맛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양념을 담을 수 있는 그런 아이들로 키우는 것이 교육의 참된 가치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그 학교를 떠나와 새로운 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에서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 학교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나를 늘 일깨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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