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아이파크 미술관에서 4월 17일까지 ‘디지털 수(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고전명화를 디지털로 재해석 하는 이이남 작가의 개인전이다. 이이남 작가의 작품의 특징은 커다란 LED 모니터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모니터 속에서 각각의 명화가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박현진 큐레이터는 “단순히 고정명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보기보다는 고전명화에 작가가 만들어 놓은 스토리가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이 전시의 재미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고전명화의 변형을 통해 작가의 숨겨놓은 관점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가상의 세계, 달리 해석된 원작
‘디지털 수(水)’전(展)에서는 총 7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본격적 전시관에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박연폭포’이다. 3개의 LED를 이용하였다. ‘박연폭포’는 겸재 정선의 작품을 그대로 담았다. 화면 전체를 압도하는 박연폭포의 힘찬 흰 물줄기, 육중한 바위 절벽 등이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다른 점이라면 실제로 물소리 등의 음향효과로 인해 사실감을 더 강하게 느껴진다. 분명 미술관 복도에 설치된 3개의 모니터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폭포가 설치된 느낌을 받는다. 가상의 세계를 현실로 옮겨다 놓은 듯 보이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전시관으로 들어서 오른쪽으로 들면 ‘신 키스’ 작품을 보게 된다.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재해석했다. 아름다운 색감과 특이한 문양이 특징을 가진 ‘키스’ 작품에서는 여자의 드레스에 두드러지는 원형의 생물 형태와 남자의 옷에 보이는 힘찬 직사각형 장식은 강한 대조를 이룬다. 이이남 작가는 이 직사각형의 장식을 하나의 화면으로 생각하여 다양한 키스 영상을 직사각형 안에 삽입하여 액자식 구성으로 표현했다. 원작이 지닌 아름다움에 디지털 스토리가 더해져 감성이 극대화된다.
원작을 통한 또 다른 상상
다음 전시는 ‘문명전투도-스타워즈’이다. 중국 북송 시대의 화가 곽희의 웅장한 산수를 디지털기술로 재해석된 작품이다. 곽희는 중국 산수화의 한 흐름을 창조한 사람으로 동양 산수화의 원근 표현의 기준을 세운 인물이다. 어쨌든 이번 작품에서도 담대한 곽희의 수묵화가 색깔을 갖는다. 물이 흐르고 고즈넉한 자연에 꽃이 피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건물들이 세워진다. 우주의 한 도시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 이미지들이 만들어지고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과 고도로 발달된 문명을 대립적 구도로 연출해 미래적 이미지를 추가한 산수화라고 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의 변신도 재밌다. ‘모나리자’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고전 중 명작이다. 이이남 작가는 이 작품을 가지고 ‘모나리자-폐허’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모나리자 그림 위에 폭탄이 투하되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폭탄은 모나리자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화폭을 꽃으로 채운다. 폭탄이 떨어진 그 자리에 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폐허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전시관 정중앙에 있는 작품은 ‘TV-피노키오’이다. 백남준의 ‘TV부처’ 에 대한 오마주이다. ‘TV-피노키오’는 제목 그대로 피노키오 조각상과 TV로 구성된 작품이다. 피노키오 코에 카메라가 장착되어있다. 피노키오 코가 줄었다 늘어났다 하면서 피노키오의 모습을 모니터에 비춘다. 이 작품은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카메라가 멀어지면서 옆에서 관찰하는 관람객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피노키오를 바라보는 관람객의 모습이 피노키오 조각상 앞에 있는 벽면에 비춰진다. 작가는 진실과 거짓의 상징인 피노키오의 코를 통해 개인과 미디어 매개체에 대한 관조와 성찰을 담아냈다.
시간성을 느끼는 작품 선보여
다음 작품은 반세트 고흐의 ‘별의 빛나는 밤에’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제목도 같다. 3개의 LED 모니터를 세로로 배치했다. 가장 아래의 모니터에 한 남자가 수레에 별을 담아와 하늘에 띄우는 영상이 보여준다. 수레 속의 별의 개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줄어든다. 고흐의 ‘별의 빛나는 밤에’ 작품에서는 넓음 붓의 즉흥적으로 칠해진 코발트 블루의 밤하늘이 디지털 기법에 의해 시간변화를 겪으며 다양한 컬러의 하늘로 변하게 된다. 두꺼운 물감으로 정지된 그림 속 밤이 아니라 별의 숫자에 따라 달라지는 밤하늘의 시간성이 느껴진다.
마지막 작품은 ‘꽃과 만물’이다. 특정 작품이 아니라 흔히 볼 수 있는 꽃을 화폭에 담은 정물화이다. 꽃은 캔버스에 들어가면 고정된다. 활짝 피어있거나, 죽어있거나, 그 모습 그대로이다. 그러나 이이남 작가의 ‘꽃과 만물’은 그렇지 않다. 피고 지는 모습을 담아냈다. 지극히 아름다운 것도 영속되지 못함을 표현했다. 동양에서 말하는 화무십일홍을 그려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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