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행동 및 신체의 연결을 밝히는 흥미로운 연구가 소개됐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세인트루이스) 연구팀은 뇌 주위의 면역세포가 생성한 분자를 뉴런이 흡수해 이를 정상적인 행동에 활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의학 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 14일 자에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면역계 구성 요소가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며, 면역 분자인 인터루킨-17(IL-17)이 둘 사이의 핵심 고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병리·면역·신경외과학 석학교수인 조너선 키프니스(Jonathan Kipnis) 교수는 “뇌와 신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분리돼 있지 않다”고 말하고,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것은 면역 분자인 IL-17이 뇌 주변 영역에 있는 면역세포에 의해 생성되며, 신경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뇌 기능에 작용해 실험 쥐의 불안과 같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키프니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IL-17이 너무 많거나 적은 것이 사람들의 불안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험 쥐 뇌의 뉴런(녹색)에는 면역 분자인 인터루킨-17(IL-17)을 감지하는 수용체(청록색)가 존재한다. 미국 워싱턴대(세인트루이스) 의대 연구팀은 면역체계에서 생성된 분자가 뇌에 작용해 쥐의 행동을 바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Kalil Alves de Lima and Mackenzie Lemieux
뇌 주변 조직에 IL-17 생성하는 감마–델타 T세포군
IL-17은 신호 분자인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로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지시함으로써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동물 연구를 통해 자폐증과 관련되고, 사람들의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IL-17과 같은 면역 분자가 어떻게 뇌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뇌에는 면역 시스템이 많지 않고, 면역계에 존재하는 매우 적은 수의 면역세포가 IL-17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키프니스 교수와 논문 제1저자인 카릴 알베스 데 리마(Kalil Alves de Lima) 박사후 연구원은 뇌 주변의 조직이 면역세포, 그중에서도 IL-17을 생성하는 감마-델타 T세포로 알려진 소규모 세포 집단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뇌 근처의 감마-델타 T세포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 확인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사용해 뇌 수막에 감마-델타 T세포가 풍부하게 존재하며, 이 세포들은 정상적인 조건 아래서 지속적으로 IL-17을 생성해 뇌를 둘러싼 조직을 채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면역 분자인 인터루킨-17(IL-17) 수용체의 일러스트. © WikiCommons / Jmol
감마-델타 T세포와 IL-17이 결여된 쥐 경계 행동 안해
알베스 데 리마 연구원은 감마-델타 T세포 혹은 IL-17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억과 사회적 행동, 먹이 수집과 불안에 대한 확립된 테스트를 실험 쥐에게 실시했다.
이 시험에서 감마-델타 T세포 혹은 IL-17이 결여된 쥐는 불안을 제외한 모든 측정에서 정상적인 면역 체계를 가진 쥐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야생의 열린 들판에서 쥐는 올빼미나 매와 같은 포식자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열린 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진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쥐에게 열린 공간에 들어갈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붙은 두 가지 분리된 시험을 실시했다.
정상적인 감마-델타 T세포와 IL-17 수준을 가진 쥐는 거의가 테스트 중에 좀 더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밀폐된 영역에 머물렀으나, 이 두 가지가 결여된 쥐는 경계심 없이 열린 공간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다. 연구팀은 이를 불안감 감소로 해석했다.
연구팀은 또한 뇌의 뉴런 표면에 IL-17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수용체를 제거해 뉴런이 IL-17의 존재를 감지하지 못하게 하자 쥐는 경계심을 덜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행동 변화는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라 신경-면역 통신의 필수적인 부분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네이처 면역학’ 14일 자에 실린 연구 논문. © Springer Nature
면역 체계와 뇌의 연결은 다각적인 생존전략
연구팀은 감염이 미치는 영향을 직접 연구하기 위해 쥐를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노출시키지는 않았으나, 쥐에게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산물인 지질 다당류(lipopolysaccharide)를 투여했다.
그러자 뇌 주변 조직에 있는 감마-델타 T세포가 그에 대한 반응으로 더 많은 IL-17을 생성했다. 쥐에게 항생제를 처치하자 IL-17의 양은 줄어들었다.
이는 감마-델타 T세포가 박테리아 종의 침투는 물론 장내 미생물군과 같은 정상적인 박테리아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고, 행동 조절을 위해서도 적절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면역 체계와 뇌 사이의 연결이 다각적인 생존 전략의 일부로 진화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알베스 데 리마 연구원은, 증가된 각성과 경계는 쥐들이 취약한 상태에 있는 동안 추가적인 감염이나 포식 당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행동을 억제함으로써 감염으로부터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베스 데 리마 연구원은 “면역 체계와 뇌가 거의 함께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면역학적으로 그리고 행동 면에서 동시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이토카인 같은) 특수 분자를 선택한 것은 감염에 대비하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본적으로 병원체와 싸우기 위해 진화한 사이토카인이 또한 뇌에 작용해 어떻게 행동을 조절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뇌 수막의 감마-델타 T세포가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 나오는 박테리아 신호를 어떻게 감지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뉴런의 IL-17 신호가 어떻게 행동 변화로 변환되는지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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