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멀티플 팬데믹”에 대응하는 세계시민의식이 필요한 때

[인터뷰]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임현묵 원장

올해 초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IBC)와 세계과학지식기술윤리위원회(COMEST)는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 공공재로 취급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드리 아줄레(Audrey Azoulay)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 예방접종이 시작되었지만, 130개국 이상이 아직 1회 접종을 받지 못했고, 지금까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염병 통제에 대한 세계적인 형평성을 촉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금 전 세계가 직면한 위기가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이에 대해 세계시민으로서의 책무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이미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세계시민성(Global Citizenship) 개념과 그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글로벌 의제는 분명 이전과는 다른, 좀 더 강력한 세계시민성을 요구한다. 그만큼 지구촌에 닥친 문제는 시급하고,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은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에 세계시민교육의 방향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임현묵 원장의 목소리를 통해서 들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임현묵 원장 ⒸUNESCO APCEIU

바이러스에서 촉발된 ‘멀티플 팬데믹’의 시대, 넓은 관점 필요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 이상의 의미가 있다. 경제적 피해는 불어나고, 불평등과 양극화가 극심해졌다. 또한 세계적으로 인종차별과 배타 및 혐오가 만연해지고,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까지 말 그대로 위기에 위기가 겹친 상황이다.”

임현묵 원장은 현재 전 세계를 덮친 다양한 문제들을 설명하며, ‘멀티플 팬데믹’이라 표현했다. 현재 전 세계에 닥친 문제들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나라 안팎으로 시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실제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위기는 한 명의 영웅도, 단일 국가의 힘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시민 각자가 인식하고, 행동하고, 협력해야만 변화를 견인할 수 있다. 임 원장이 위기의 시대에 대응하고, 해결하는 힘이 세계시민교육에서 나온다고 확신 히는 이유다. 때문에 APCEIU는 시민의 관점에서 시민 행동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임 원장은 “’멀티플 팬데믹’은 APCEIU가 기획하고, 보건·의료·언론·교육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집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APCEIU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바이러스에서 촉발했지만,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동시에 드러났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세계시민교육이 전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아태국제이해교육원은 최근 글로벌 위기를 다룬 “멀티플 팬데믹”을 기획했다. ⒸUNESCO APCEIU

과학기술의 편향된 접근은 멀티플 팬데믹의 본질을 해결 못해

임 원장은 세계시민교육이 넓은 관점에서 이해되고, 적용되기를 바란다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상기후현상과 같은 글로벌 위기의 원인과 해법의 뿌리는 과학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의 내용을 교육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과학의 역할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사실 과학은 보편성이 높은 분야다. 하지만 최근 과학과 과학기술에 대한 이슈들이 일부 분야에 편향되어 있고, 이러한 현상이 교육에서도 드러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서 4차산업 혁명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기술교육으로 편향되는 현상에 우려를 내비쳤다.

진정한 의미의 ‘미래역량 교육’은 시민성을 함양하면서 동시에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외재적 균형이 필요하다. 하지만 4차산업 혁명이 도래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산업에 포커스를 둔 기술에 편향된 교육은 사상누각이라는 것이다.

임 원장은 ‘멀티플 팬데믹’을 해결하기 위해서, 또한 언제고 다시 닥칠지도 모르는 미래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되, 통합적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세계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일선 학교 현장에서 비판적 사고, 다양성 존중, 연대와 협력 등을 교육해야 하는 합리적 이유인 셈이다.

세계시민교육은 ‘인류 공동체 의식’을 교육하는 데 목표를 둔다. ⒸUNESCO APCEIU

임 원장은 “미래는 불확실성을 담보한다. 따라서 어떤 형태의 위기가 또다시 도래할지도 모른다.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미래교육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인류 공동체 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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