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만들고 싶어도 자원이 없다”

[녹색경제 보고서] UNEP, 미래 지속가능한 자원방안 촉구

녹색경제 보고서 제조업 분야의 에너지 사용량은 엄청나다. 세계 전기 생산량의 35%가 이들의 몫이다. 세계 주요 자원들이 제조업에 대거 투입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현장에서는 역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이 제조업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분석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대기오염이다. 제조업 현장에서 배출되고 있는 오염물질로 인해 지구 전체적으로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대기오염과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 중 17%가 제조업 때문이다.

그러나 제조업을 비 녹색산업으로 단순 평가절하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는 제조업이 가지는 일자리 창출 능력 때문. 당장 제조업이 없다면 세계 노동자들의 23%가 직업을 읽게 된다. 녹색경제 창출과 관련, 제조업을 조심스럽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 심각해지고 있는 공업용수 부족난

그런데 최근 이 제조업이 자원부족난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원고갈이 현실화하면서 많은 제조업체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물, 즉 공업용수를 예로 들 수 있다.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금 세계는 물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요르단, 이집트, 튀니지, 터키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물부족난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지하수를 마구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물부족 사태는 전반적인 산업 침체를 불러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이들 물부족 국가들의 GDP가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사실은 물부족 문제가 일부 특정지역의 지형적, 기후적 조건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지하수의 부족은 곧 전체적인 물부족난을 불러일으키고, 결과적으로 국가적인 손해를 가져온다.

수자원 연구그룹(WRG)의 2009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 그리고 브라질의 일부 지역이 심각한 물부족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WRG는 이 물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에 59억 달러, 중국에 217억 달러, 브라질에 59억 달러 등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부족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조업도 그 중 하나다. 세계 물부족난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 제조업에 약 10%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제조업 규모가 확대될 경우 이 10%의 책임량이 20%로 늘어날 것이라는데 있다.

제조업체들로 비롯된 물부족난이 결국 제조업 기반을 흔들고 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제조업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오는 2030년이 되면 물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져 전체 필요량의 40% 정도 밖에 조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보고서 ‘녹색경제를 향하여: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퇴치를 위한 경로(Towards a Green Economy: Pathways to Sustainable Development and Poverty Eradication)’를 통해 세계 제조업체들이 제품수명을 늘리기만 해도 10%의 자원절약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제조산업으로 자원난, 실업난 해결

UNEP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재제조산업(remanufacturing) 산업을 제안했다. 재제조 산업이란 이미 사용한 제품을 회수해 분해, 세척, 검사, 부품교체, 재조립 등을 거쳐 신제품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재상품화하는 산업을 말한다.


재제조 제품은 에너지와 자원절감 효과가 커 세계적으로 교류발전기, 시동전동기 등 자동차부품, 복사기, 인쇄기, 일회용카메라 등 50여개 품목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7만3천여 재제조 업체의 연간 매출액이 53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유명 자동차업체 대부분이 재제조 라인을 운용 중이다.    

UNEP는 “이처럼 제품을 재제조하는 생산시스템이 비용은 적게 드는 데도 매우 노동집약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철강, 화학,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데, 제조업체들 입장에서 큰 투자 없이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최근의 실업난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제조산업은 무엇보다 자원절약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제조업체들의 재제조 시스템 도입으로 매년 1천70만 배럴의 석유를 절약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을 전력 분야에 도입할 경우 원자력발전소 5개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기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UNEP는 “미래 제조업 판도는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의 경우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 UNEP는 “그러나 에너지 절약형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제조업의 경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국 정부에 이 시나리오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UNEP는 또한 “각국 정부가 특히 탄소세를 포함한 환경관련세를 징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입장에서 기존 세제에 환경 문제를 새로 도입해야 하는 고민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제조업 자체적으로 보았을 때도 기술혁신을 통해 신제품 개발 경쟁력을 확충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UNEP는 “특히 중소기업 측면에서 이 녹색 프로그램들이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업 미래에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녹색 제조 시스템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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