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해변에서 구조돼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새끼 듀공이 뱃속에 가득 찬 플라스틱 조각들에 의해 지난 17일 결국 눈을 감았다. 구조 당시 구조 대원들에게 몸을 비비는 귀여운 모습으로 이 듀공에게는 매리엄이란 이름까지 붙여졌다.
해양의 플라스틱 오염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해류를 따라 전 세계의 바다와 심해까지 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수많은 해양생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지구에 남은 마지막 원시 환경 중 하나로 알려진 북극까지 미세 플라스틱으로 오염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스위스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해양연구소의 멜라니 베르크만 박사팀이 발표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헬리콥터를 이용해 그린란드와 스발바르 제도 사이에 위치한 프람 해협의 빙원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그 이유는 눈이 내릴 때 대기로부터 모든 종류의 입자를 빨아들이므로 눈을 표본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그 후 북극에서 채취한 이 샘플을 스위스 알프스와 독일의 바이에른 및 브레멘 등지에서 채취한 눈 샘플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의 눈은 다른 현장에서 채취한 샘플보다 더 적은 양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북극에서 채취한 샘플에도 상당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에른의 경우 미세 플라스틱의 입자 수가 리터당 15만 4000개였으며, 북극에서는 리터당 1만 4400개가 검출된 것.
대기 이동 통해 지구상 가장 먼 곳까지 운반
북극에까지 미세 플라스틱을 운반한 것은 바로 순환하는 대기다. 베르크만 박사는 미세 플라스틱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 곳으로 운반되는 방법을 이 연구결과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스티브 알렌 박사팀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프랑스 에코랩연구소의 알렌 박사팀은 피레네산맥의 만년설 등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100㎞ 이상 떨어진 인근 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이 바람을 타고 대기로 날아올라 피레네산맥 정상까지 오염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기 이동을 통한 플라스틱 오염은 도시나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생태계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페트병 등의 큰 플라스틱 물건들이 분해되고 의류 및 직물 제품에서 벗겨지는 합성섬유에서 발생한다. 그것들이 빛이나 기계적 마모, 파도, 온도 변화 등의 영향으로 작은 입자로 조각화돼 5㎜ 미만의 크기가 되었을 때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정의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수많은 플라스틱 중합체와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생태계는 물론이고 인간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단위로 분해된 나노미터 단위의 플라스틱은 인체의 세포막까지 침투할 수 있어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도 불구하고 미세 플라스틱 오염의 궁극적인 근원은 오리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놀랍게도 북극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의 종류가 알프스나 브레멘 등지에서 발견된 것과 상이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폐기 시스템 강화돼야
예를 들면 폴리스티렌, 폴리카보네이트, PVC의 조각들은 북극의 샘플에서만 발견됐다. 선박 외부에 사용하는 바니시 도료에서 나오는 폴리머도 그중 하나다. 베르크만 박사는 이처럼 미세 플라스틱 공급원이 다양한 것은 이들의 기원을 추적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선 특정 입자가 서로 달라붙는 경향이 있는지, 어떤 입자가 장거리로 운반될 가능성이 높은지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크기 및 모양을 지닌 입자들이 다양한 바람과 날씨 조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실험이 필요하다.
베르크만 박사는 북극해로 흘러들어가는 몇몇 강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측정해 어떤 유형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이 물이나 공기를 통해 북극에 더 잘 도착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다음 연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로 인해 플라스틱으로 배출되는 쓰레기양을 줄이기 위한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물 관리 시스템의 강화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2015년 미세 플라스틱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시카고, 뉴욕, 보스턴 등의 도시가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거나 별도 비용을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 및 호주 등의 국가들도 해당 법안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캐나다는 미세 플라스틱을 독성물질로 규정했으며,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빨대 및 그릇 등 1회용 제품을 2021년까지 퇴출시킬 계획이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 플라스틱의 연간 생산량이 약 3억 3500만 톤(2016년 기준)에 이르며, 그중 절반 이상이 폐기물로 버려진다고 밝혔다. 한편, 잘못 관리되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은 2015년 기준 연간 6000만~90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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