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마조론과 초신성, 중력파

[김제완의 새로운 과학] 김제완의 새로운 과학(13)

중력파를 관측했다는 신문보도가 얼마 전에 있었다. 좀 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21세기 초의 큰 발견 중의 하나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중력파를 포착한 LIGO(Laser Interefence Gravitational Observatory ; 레이저 간섭을 이용한 중력파 관측소)를 처음 계획 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인 킵 톤(Kip Thorne)을 1988년도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필자와 로메 루피니(Rome Ruffini)가 각각 한국 및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공동위원장으로서 개최한 ‘제2차 한국-이탈리아 상대론적 천체 물리학회’에서 대표 연설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를 만난 기억은 있지만 어떤 물리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111

필자는 그 학회에서 마조론 결합상수 (Majoron coupling constant)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 논문은 1988년 6월1일자 Physical Review D 에 발표되었고 논문의 제목은 “SN1987A로부터 추측한 마조론 상호작용상수에 대한 제한 조건” (Constraint on the Majoron interaction from the supernova SN 1987A by Kimwon choi, C.W.Kim, Jewan Kim and W.P.Lan)이었다.

우선 SN1987A가 터진 직후 일본의 동해에 있는 “니이가다”에 가까운 “가미오카”에 있는 산봉우리로부터 지하 1.5km에 있는 큰 물탱크로 되어 있는 중성미자 검출기에서 발표한 결과를 토대로 쓴 논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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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주간지라면 아마《타임》지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인물들은 고르바초프, 마리아 테레사수녀 등 말 그대로 저명인사들인데 1987년 2월 마지막 주《타임》지의 표지는 사람도 아닌 별의 모습이었고 그 제목은 뱅(Bang)이라고 붙여져 있었다.

과학자들은 그 주간이 마치 400년 만에 돌아온 크리스마스와 같다고 흥분하였다. 이들을 그렇게 들뜨게 만든 이유는 1604년(선조24년) 이래 처음 육안으로 별의 마지막 장렬한 죽음을 목격한 때문이다.

큰 별은 임종하는 순간 대폭발을 하며 태양보다 몇 억 배의 찬란한 빛을 내면서 타버린다. 그리고 그 잿더미 속에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란 강한 중력장을 만드는 실체를 남긴다는 것이 천체 물리학의 통설이다.

이렇게 폭발하는 순간 너무 멀리 있었던 까닭에 보이지 않던 별이 갑자기 밝아짐으로써 마치 새로운 큰 별이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까닭에 서양에서는 이런 별을 초신성(超新星)이라고 불렀으며 우리 선조들은 객성(客星) 즉 손님별이라 불렀다. 아마 불쑥 나타난 손님을 연상했던 모양이다.

대부분의 별은 우주공간에 퍼져 있는 수소가 만유인력에 의하여 뭉쳐지면서 탄생한다. 별의 중심부는 그 외부에 쌓인 무게의 압력을 받으며 수축하고 보일-샤를의 법칙에 따라 내부온도가 높아진다. 태양의 경우 중력에 의한 압력 때문에 중심부의 온도는 수천만도가 되어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수소폭탄이 터지는 것에 해당하는 이 핵융합 반응은 태양이 붉게 탈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하고 중력에 의하여 수축하려는 힘에 맞비기면서 현재 태양의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중심부의 핵연료는 소진될 것이고 짓누르는 중력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별은 수축할 수밖에 없다. 수축을 막을 힘이 없는 별의 중심부는 계속 작아지면서 원자핵 속의 중성자와 중성자가 맞부딪칠 때까지 수축하여 반경 10,000km의 별이 10km 정도의 반경을 갖게 된다.

이때 이 중심부의 온도는 10조도 가량이 되며 수천억 톤의 압력도 받게 된다. 그러나 중성자와 중성자가 맞부딪치면 더 수축이 불가능해지고 따라서 마치 억눌린 거대한 용수철처럼 되어 그 위에 떨어지는 물질들을 튕겨낸다. 튕겨질 때 생기는 거대한 충격파가 별을 폭파시켜 뜨거워진 중심부는 수많은 중성미자와 광자(빛)를 방사하게 되는 것이다.

별의 중심부에서 생겨난 광자는 그 위에 쌓인 두꺼운 물질의 층을 뚫고 새어나올 수 없기에 보통망원경으로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물질과는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중성미자는 마치 위의 물질 층이 없는 것처럼 별 내부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시 말해서 보통 망원경으로는 별의 외각을 보며 중성미자 망원경으로는 중심부에서 나오는 중성미자 복사선을 통하여 막 태어나는 아기중성자별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별 속은 마치 지옥처럼 수백만 도의 뜨겁고 뜨거운 세상이며 몇 백억 톤의 압력에 짓눌려 있고 장렬한 폭발을 하는 순간, 별의 잿더미 깊숙한 곳에서 막 태어나는 중성자별의 영상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필자가 존스 홉킨스 대학의 객원교수로 있을 때 SN1987A가 폭발했다. 그 다음날 벌써 고시바 교수가 이끄는 “가미오칸데” 연구팀은 관측한 중성미자의 에너지 분포도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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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에너지 분포를 역 추적해보면 터진 초신성 SN1987A는 약 10의 44 자승 에르그(Erg)정도의 에너지를 방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큰 별이 수축하여 초신성이 되면서 축적한 에너지 역시  약 10의 44 자승 에르그 정도이기 때문에 중성미자가 모든 에너지를 가지고 방출된 것이 되겠다. 따라서 “마조론” 같은 소립자 방출은 거의 불가능하여 그 방출 확률은 극히 적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런데 2015년 말경에 마조론 뿐만이 아니라 자기 홀극, 와일 전자 등의 준입자(Psudo Particle) 등의 영상을 메타물질에서 관찰했다는 논문이 줄줄이 실렸다. 그러나 이에 해당하는 소립자는 마조론 뿐만 아니라 자기 홀극 등도 발견되고 있지 않다.

왜 그럴까? 깊이 생각해야할 숙제인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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