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직업이 보인다

기술사와 학생이 1:1 결연 맺어

“쪽방촌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 빨래나 청소 뿐만 아니라 제가 가진 기술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더불어 사는 기술인이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박가림(전기에너지과·18)

“산업 현장을 체험했고 회사 내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신입사원의 자세에 대해 배웠어요. 진로 때문에 방황했었는데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됐어요.” 임형민(에너지정보통신과·18)

“풍부한 실무 경험을 말씀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제 후배들도 꼭 저와 같은 좋은 경험을 하길 바라고 저도 언젠가 누군가의 멘토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경태(에너지정보통신과·17)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우수한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기술사들이 발벗고 나섰다. 지난 4개월 동안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1대1로 결연을 맺고, 학생들이 미래의 비전을 찾고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한 것.

‘기술사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50명의 학생들은 현직에 있는 기술사로부터 업무에 관한 실질적인 조언 뿐만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 기술사들이 지난 4개월 동안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1대1로 결연을 맺고 학생들이 미래의 비전을 찾고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했다. 사진은 27일 서울 수도전기공업고에서 열린 ‘기술사 멘토링 프로그램’ 최종 성과발표회 후 단체사진을 촬영한 모습. ⓒScienceTimes



한국기술사회는 과학융합 엔지니어 양성 및 기술사의 교육기부 활성화를 목적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후원 아래 멘토링 프로그램과 CEO 특강,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한해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기술사 멘토링 프로그램’ 최종 성과발표회가 27일 서울 수도전기공업고에서 열렸다.

멘토와 멘티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이승재 기술사(지질 및 지반)와 이규범(에너지기계과·18) 학생은 둘의 공통분모인 지열발전에너지 분야를 집중 탐구했다. 이 기술사는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정답 제시보다는 해결방안을 함께 찾아가는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규범 학생은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원서를 넣었는데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며 “실패와 좌절감에 빠져있을 때 멘토님이 서점으로 불러 조언도 해주시고 책도 같이 살펴봐주셔서 포스코에 다시 지원하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멘토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됐는데 한현호 기술사와 조경태 학생은 가장 많은 오프라인 만남을 가졌다. 11번을 만나 밥상머리 교육을 진행했다는 것이 한 기술사의 표현. 한 기술사는 “엔지니어가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활동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어서 이를 보완해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경태 학생이 매사에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문자를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학생이다”고 말하며 멘티에 대한 아낌없는  신뢰를 보여주었다.

▲ 온라인에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권영식 기술사와 임형민 학생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cafe.naver.com/bestinfomationpe



온라인에 둥지를 튼 팀도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권영식 기술사와 임형민 학생. 꺽지와 원숭이라는 별명도 만들고 탁구도 같이 치는 등 친목을 다졌다. 앞으로도 꾸준히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해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권 기술사의 계획이다.

박가림 학생을 멘티로 둔 기유경 기술사는 “가장 글이 없는 신청서를 써낸 친구와 짝이 됐다. 만나기 전에는 뭔가 문제가 있는 학생이라 여겼는데 막상 만나보니 예의바르고 사교성이 좋으며 잘 웃는 친구였다”고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후 심정을 전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방문해 직업체험

전기에너지과 1학년 여학생 3인방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방문해 이색적인 체험활동을 했다. 철도차량이 제작되는 방법을 배우고 관제센터에 방문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접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을 도맡아서 진행한 한국철도시설공단 박상옥 전기철도기술사는 “한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가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 전기에너지과 1학년 학생들이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을 방문했다. ⓒ한국기술사회



박 기술사의 멘티인 김희윤 학생은 “평소 지하철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했는데 관리방법을 비롯해 운행방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전력에 문제가 생기는 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떠한 절차가 이뤄지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수비 학생 역시 평소 학교에서 전기회로 등을 접하다가 직접 현장에 나가니 기분이 색달랐다고 체험소감을 말했다. 이어 인문계는 미래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앞으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발전소가 많이 지어질 것이고, 그럼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취업률이 높은 마이스터고가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관제센터에 방문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민지 학생은 “여성 직원들이 꽤 많이 근무하고 계셨다. 앞으로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민지 학생은 중학교 진로상담교사의 조언으로 수도전기공업고를 택했다. 진학을 반대하신 부모님을 설득해서 온 학교인 만큼 공기업에 입사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것이 소원이다.

한편 엄강옥 한국기술사회 정책실장은 “성격과 취미 그리고 유사한 경험이 있는지 등 멘토와 멘티의 성향을 꼼꼼하게 분석한 후 맺어주는 데 주력했다”며 “취업과 진학 그리고 학교생활 등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과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딱 맞는 기술사를 찾아서 연결해준 덕분에 학생과 기술사 모두 만족감을 느낀 것 같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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