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으면 쫄깃쫄깃하고 특히 구우면 별미인 마시멜로는 서양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다. 사실 마시멜로의 유래는 소염효과가 뛰어난 약초다. 늪지 혹은 축축한 풀밭에서 잘 자라며 분홍색 꽃을 피우는 서양 아욱이 바로 마시멜로다.
따라서 마시멜로라는 이름도 늪지(marsh)에서 자라는 아욱(mellow)이라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식물을 치통과 인두염, 염증 등에 치료제로 사용했다. 속명인 Althaea가 그리스어로 ‘치료하다’라는 뜻의 ‘altho’에서 비롯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마시멜로를 가장 먼저 과자처럼 만들어 먹었던 이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다. 그들은 마시멜로 뿌리에서 추출한 달콤한 점액에 꿀과 견과류를 넣어 간식으로 즐겼다. 그러다 19세기 중반 이후 프랑스인들이 설탕과 달걀에 마시멜로 점액을 섞어 지금과 비슷한 과자로 만들었다.
현대인들의 다이어트를 위한 방법 중 ‘마시멜로 식사법’이란 게 있다. 식사 초반에 후다닥 먹지 않고 참을성을 가지고 마무리하는 식사 후반부까지 천천히 먹는 방법이다. 이렇게 할 경우 똑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더 느낄 뿐더러 식욕억제 호르몬이 나와 식욕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식사법에 마시멜로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행해진 ‘마시멜로 실험’ 덕분이다.
당시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 박사는 4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마시멜로를 보여준 후 지금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되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 하나를 더 주겠다고 한 뒤 자리를 비우는 실험을 했다.
표본의 다양성 반영하지 못한 마시멜로 실험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즉시 마시멜로를 먹는 아이들도 있었고, 꾹 참다가 결국에는 먹는 아이들도 있었으며, 기어이 15분을 버틴 후 과자 하나를 더 받는 아이들도 있었다. 미셸 박사는 10여 년 이상이 흐른 후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및 사회적응력 등을 계속 추적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마시멜로를 바로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똑똑한 학생으로 자랐으며, 나아가 좋은 직장을 얻어 소득도 높았다. 그에 비해 인내하지 못한 아이들은 비만이나 약물에 중독되는 비율이 높았으며 감옥에도 더 많이 가는 등 사회부적응의 문제를 가진 어른으로 살고 있었다.
이 실험 결과 이후 어릴 때부터 참을성과 의지를 길러주는 게 자녀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세계적인 대중연설가이자 자기계발 전문가인 호아킴 데 포사다는 유년시절 이 실험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억만장자 조너선과 그의 운전기사 아서를 등장시킨 우화 ‘마시멜로 이야기’를 펴냈다.
이 책은 마시멜로 실험처럼 오늘의 작은 마시멜로를 참고 내일의 큰 마시멜로를 만드는 법을 성공의 법칙으로 전파해 우리나라에서만도 350만부 이상 팔렸다.
그런데 최근 마시멜로 실험을 좀 더 엄격한 조건 아래서 재현했더니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미국 뉴욕대학 및 캘리포니아 어바인대학의 공동연구팀이 실험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과학’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연구진이 행한 새로운 실험은 미셸 박사의 기존 실험과는 실험대상자 선정부터 달랐다. 미셸 박사의 경우 당시 스탠포드대학 교직원의 자녀들을 실험대상으로 했으며, 시간이 흘러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확인한 사례도 50여 명에 불과했다. 가정 환경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숫자도 부족한 표본을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진은 인종 및 가정환경 등의 요건을 다양하게 반영해 전체 실험대상 유아 918명 중 554명은 어머니가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가정의 어린이로 골랐다.
또한 마시멜로만 제공한 이전 실험과는 달리 쿠키와 초콜릿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앞에 놓고 시간도 15분의 절반인 7분을 기다리게 했다.
엄마의 학력에 따라 아이들의 참을성 달라져
그 결과 아이들이 맛있는 과자를 앞에 두고 참을성에 차이를 나타낸 가장 큰 원인 요소는 바로 엄마의 학력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엄마가 대졸 이상의 학력인 경우에는 68%가 7분을 참았지만,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엄마를 둔 아이들은 그 비율이 45%밖에 되지 않았던 것.
특히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일수록 참을성 없이 간식을 먹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장기 추적해본 결과 아이들의 인내심 정도와 청소년기의 학교생활 및 학업성적 등에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학생들이 나중에 우등생이 되거나 좋은 직장을 얻는 것도 참을성 덕분이 아니라 원래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라 좋은 교육을 받은 덕분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럼 여기서 새로운 의문이 하나 든다. 왜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눈앞의 마시멜로를 기다리는 대신 바로 먹어치우는 경향이 더 강한 것일까? 이와 비슷한 사례로 형제들이 많은 집안의 아이일수록 투정 없이 밥을 잘 먹는 것을 들 수 있다. 자신이 먹지 않으면 다른 형제들에게 빼앗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 단기적인 보상에 더 집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실 좋지 않은 식사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의 약속보다는 눈앞의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치우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일 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이가 처한 상황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마시멜로를 빨리 먹어치운다는 사실만으로 그 아이의 미래를 속단하는 것은 굉장히 불합리하다. 무엇이든 일률적인 잣대로 모든 걸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번 재현 실험이 증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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