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과학상식] 야간 무소음 비행으로 적의 탐지를 피해라
YO-3A ⓒ미 육군
오늘날 우리는 스텔스 하면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것을 보통 떠올린다. 그러나 그것만이 스텔스의 전부는 아니다.
스텔스를 다른 말로 바꾸면 위장(僞裝)이다. 위장을 통해 적의 레이더뿐 아니라 각종 감지 장치, 가장 원시적으로는 초병의 오감에 아군의 인원이나 장비가 감지되지 않을수록 작전의 성공률은 높아진다. 때문에 스텔스 전투기가 나오기 한참 이전부터 인간은 전쟁할 때 더욱 뛰어난 위장 효과를 얻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던 것이다.
야간 무소음 비행이 가능한 엔진 달린 글라이더
이번에 소개할 항공기 YO-3A 콰이어트 스타도 그런 발상에서 출발한 물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적 초병의 시력이 약화되는 야음을 이용해 최소한의 소음만을 내면서 비행하여 적의 전술적 상황을 정찰할 수 있는 정찰기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 육군은 베트콩을 은밀 정찰하기 위해 문자 그대로 엔진 달린 글라이더와도 같은 정찰기가 필요했다. 구체적으로는 450m 이상 상공을 비행할 시 지상에서 비행음을 들을 수 없어야 했다. 이에 따라 록히드 미사일 우주사는 1966년 시제품격인 QT-2 항공기 2대를 만들었다. QT는 저소음 추진기를 의미하는 Quiet Thrusters의 약자였다. 이 항공기는 완전 독자개발품은 아니고, 타사인 슈바이처 사의 SGS 2-32 글라이더를 개조한 것이었다. QT-2는 개량을 통해 QT-2PC 버전으로 발전했다. 이 QT-2PC는 베트남 전쟁에서 실용시험을 거쳤다. 그 결과 양산형인 YO-3A가 발주, 생산되어 1969년에 취역하기에 이른다.
YO-3A는 훈련기처럼 2명의 승무원(조종사, 관측수)이 직렬로 탑승했다. 기체는 기본적으로 전 금속제였지만 조종면은 섬유로 되어 있었고, 엔진 커버, 캐노피, 배기관 커버, 날개뿌리 페어링 등은 유리섬유제였다. 착륙장치는 접는 식이었다. 엔진은 공랭식 6기통 수평대향 연료분사식 컨티넨탈 IO-360D(210마력급)였다. 이 엔진에 벨트로 연결된 저속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했다. 프로펠러 감속비는 3.33:1이었다. 최대속도는 시속 138마일(222km)이었으나, 가장 소음이 적은 비행 속도는 시속 70마일(112km)이었다.
소음 감소를 위해 배기가스 배출도 신경 썼다. 비대칭 배기 체계를 통해 엔진의 왼편에서 발생한 배기를 엔진의 오른편으로 이동시킨 후 음향 페어링과 분산 공명 소음기를 거쳐 후방동체의 배출구로 뿜어낸다는 특이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었다. 정찰장비로는 적외선 조명기와 야간 투시 잠망경,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장비했다.
NASA에서 항공 연구용으로 운용한 YO-3A ⓒNASA
단 한 대도 적에게 격추되지 않은 군용기
YO-3A는 11대가 생산되었으며, 이 중 9대가 1970년 6월부터 1971년 9월까지 미 육군 소속으로 베트남 전쟁에 실전 참가, 무소음 비행을 하면서 남베트남 영토 내의 베트콩과 북베트남군을 정찰했다. 실전에서는 고도 60m에서도 소음으로 적에게 발견되지 않고 야간 정찰을 해내기도 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주간 정찰에도 운용되었다. 만약 기체 이상으로 비행 중 불필요한 소음이 나더라도, 덕테이프를 바르는 정도로 쉽게 소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베트남 전개 기간 중 3대의 YO-3A가 손실되었으나, 모두 비행 중 사고로 추락한 것이었다. 적에게 발견되어 공격당해 격추된 기체는 단 한 대도 없었다. 군용기로는 지극히 드문 기록이다.
이 항공기는 베트남 전쟁 종결 이후에도 특유의 무소음 동력 비행 성능을 살려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루이지애나 주 어업수렵부는 이 항공기 2대를 획득하여 밀렵 단속용으로 사용했다. FBI에서도 납치 및 강도 사건 수사용으로 사용되었다. NASA에서도 이 항공기의 주날개 끝과 꼬리날개에 마이크를 장착, 여러 항공기, 특히 미 육군의 여러 헬리콥터와 틸트로터 항공기의 소음 특성 기록 및 측정에 사용했다. 심지어 유명한 SR-71 정찰기의 소닉 붐 측정에도 사용된 바 있다. YO-3A가 NASA에서 완전히 퇴역한 것은 베트남 전쟁이 종결된 지 40년이 지난 2015년이 되어서야였다.
손실되지 않은 채 퇴역한 YO-3A는 현재 거의 모두 항공 박물관이나 민간 수집가에게 인도되어, 일반인들의 구경거리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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