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젤리 모방해 알츠하이머 치료한다

로열락틴 성분, 줄기세포 활성화 기능 지녀

여왕벌이 먹는 로열젤리와 관련, 과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다양한 효능이 광고되고 있다.

노화를 막고, 출산 능력을 증진시키며, 면역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내용의 광고가 여기저기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과장이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기본 입장이다. 로열젤리와 관련, 광고되고 있는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성분 및 기능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로 로열젤리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고 있다. 5일 ‘가디언’ 지는 스탠포드대 과학자들이 이전까지 미궁에 빠져 있던 로열젤리(Royal Jelly)에 대한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여왕벌이 먹는 로열젤리 안의 로열탁틴 성분을 모방해 손상된 세포를 치료하려는 시도가 과학자들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알츠하이머, 심부전과 같은 난치병 치료가 가능해진다.  ⓒWikipedia

여왕벌이 먹는 로열젤리 안의 로열탁틴 성분을 모방해 손상된 세포를 치료하려는 시도가 과학자들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알츠하이머, 심부전과 같은 난치병 치료가 가능해진다. ⓒWikipedia

줄기세포 생성해 손상된 세포 회복

벌집 안에서 유충을 키우는 젊은 일벌들은 인두선에서 끈적끈적한 분비물을 생성한다. 이 우윳빛의 분비물이 벌들에게 매우 귀한 음식인 로열젤리다.

처음에는 모든 유충들에게 이 귀한 음식이 주어진다. 그러나 부화 후 2~3일이 지난 일벌 유충들에게는 로열젤리 공급이 중단된다.

반면 한 마리의 유충에게는 생후 첫 4일간 오로지 로열젤리만 주어진다. 이렇게 초기에 집중적으로 영양 공급을 하면, 그 애벌레는 알을 낳을 수 있을 만큼 성숙된 난소를 포함해 여왕벌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평생 로열 젤리를 먹고 사는 여왕벌은 그 수명이 일벌의 40배나 된다. 이런 점으로 인해 고대에는 로열 젤리를 장수와 회춘의 비약으로 여겨왔다.

스탠포드대 연구팀 역시 로열젤리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로열락틴(royalactin)’이라는 단백질 성분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왔다. 그리고 쥐 실험을 통해 이 성분이 줄기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탁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줄기세포는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미분화 세포를 말한다. 미분화 상태에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사람 등 동물에게 ‘로열락틴’과 유사한 성분을 투입할 경우 줄기세포의 갱신능력을 활성화해 새로운 세포를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손상된 세포를 더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을 이끈 스탠포드대 케빈 왕(Kevin Wang) 교수는 “로열젤리 연구를 통해 건강한 줄기세포를 생성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적절히 활용할 경우 매우 확실한 단계의 치료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왕 교수는 로열젤리가 특히 알츠하이머처럼 대뇌피질 세포가 파괴되는 신경변성 질환 치료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열락틴’ 모방해 세포생성 의약품 개발

오랜 기간 동안 로열젤리는 과학자들의 중요한 연구 테마였다.

로열젤리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일벌 유충이 여왕벌로 변신하는 것처럼 다른 동물이 로열젤리를 섭취할 경우 효과를 보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이에 선충에서부터 쥐 실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이 진행됐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로열젤리가 동물들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스탠포드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논문은 4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4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Honey bee Royalactin unlocks conserved pluripotency pathway in mammals’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로열젤리 속의 로열락틴 성분이 벌이 아닌 포유류 동물, 특히 사람에게 생물학적인 효능이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간의 태아기 이전의 배발육(embryo development) 단계에서 로열락틴과 유사한 구조의 단백질 성분이 줄기세포 생성을 활성화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단백질의 이름을 ‘비욘세(Beyoncé)’라 명명했다. 여왕벌(queen bee)의 역할을 감안해 신중하게 선정한 명칭이다.

교수는 이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 알츠하이머, 심부전(self-renewal molecule), 근육소모(muscle wastage)와 같은 세포의 죽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 단백질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왕 교수는 “로열락틴과 닮은 이 단백질 성분을 모방해 의약품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줄기세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현재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로열젤리를 통한 의약품 개발은 왕 교수팀이 처음이다.

왕 교수는 “모든 연구개발 과정에서 로열락틴이 기본 모델이 되고 있다”라며 “로열락틴의 유전자 구조를 모방해 사람의 신체 내에서 비욘세 단백질을 생성케 하려는 시도가 혁신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단백질이 사람 외에 다른 동물에게도 유사한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 교수는 “다양한 포유류 동물에게 있어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단백질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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