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가 없는 카메라를 상상할 수 있을까? 거의 모든 전자제품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에서도 카메라만은 그렇게 쉽게 기술적 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카메라에서 가장 큰 무게와 공간을 차지했던 것은 반사거울이다. 이 거울을 없앤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급속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도 카메라는 아직도 덩치가 크다. 렌즈가 여러 장의 두꺼운 유리와 기계장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렌즈마저 없앤다면, 카메라는 얼마나 더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가격이 떨어질 것인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연구팀은 ‘렌즈없는 카메라’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미국 학회에 발표했다고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 최근 보도자료에서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렌즈를 사용한 기존의 광학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개념의 광신호처리장치를 만들었다. 기본개념은 무선통신에서 이용하는 위상배열 (phased array) 원리를 응용해서 만든 광위상배열(optical phased array OPA)이다.
지금까지 카메라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아주 얇은 카메라라고 해도 렌즈가 차지하는 두께와 공간 때문에 완전히 평평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칼텍 공학자들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카메라를 개발했다. 새 설게는 광위상배열(OPA)이 렌즈를 대체한다. OPA는 커다란 유리조각으로 구성된 렌즈가 했던 일을 전자적으로 수치처리해서 해결한다.
렌즈가 하던 일, 전자적으로 대체
카메라 렌즈는 피사체의 정확한 모습을 필름이나 이미지 센서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곡면으로 가공한 유리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피사체의 모습은 빛을 통해서 전달된다. 결국 피사체는 렌즈를 통과한 빛이 기존 카메라는 필름에 감광하고,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이미지 센서에 모아지는 것이다. 새 카메라는 렌즈 대신 OPA가 이를 해결한다.
새 카메라는 정교하게 통제된 시간지연(혹은 위상변이 phase shift)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서, OPA가 다양한 방향을 선별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것들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해준다.
칼텍의 공학및응용과학부의 전자공학및의공학과 알리 하지미리 (Ali Hajimiri) 교수는 “새 카메라는 인간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타이밍이 전부이다. 새 카메라의 기술을 이용하면, 우리는 원하는 방향을 선택적으로 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미리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펨토 단위의 정확도로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고 말했다. 펨토(femto) 초는 1000조 분의 1초를 말한다. 하지미리 교수 연구팀은 새 카메라에 대한 논문을 미국광학회(OSA Optical Society of America) ‘레이저 및 전자광학컨퍼런스’ (Conference on Lasers and Electro-Optics., CLEO)에 발표했다고 칼텍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하지미리 교수는 “우리는 1개 층으로 된 실리콘 레이어가 빛을 집적하도록 했다. 종이 같이 얇은 이 집적회로가 기존 카메라의 렌즈와 이미지센서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두께를 줄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도는 더 다양해다. 하지미리 교수는 “어안렌즈 기능을 하다가 순식간에 망원렌즈 처럼 기능하도록 전환할 수 있다. OPA가 빛을 수신하는 방식을 단순히 바꾸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위상배열’ 등으로 해석되는 페이즈드 어레이(phased array)는 보통 무선통신과 레이더에서 사용되는 기술로서, 안테나 자체를 움직이지 않고 빔의 방향이나 방사 패턴을 바꾸는 레이더 안테나를 말한다.
위상배열은 전송기의 집합체로 이뤄졌으며, 전송기는 모두 같은 전파신호를 보낸다. 이 전파는 건설적으로 혹은 파괴적으로 서로 간섭을 하면서, 신호를 증폭하기도 하고, 신호를 약화시키도 한다.
바로 이같은 원리가 OPA에서는 반대로 이용된 것이며, 새 카메라의 기초가 됐다.
새 카메라는 아주 얇은 빨대를 통해서 물체를 들여다보면서 스캐닝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번 논문의 리드 저자인 레자 파테미(Reza Fatemi) 대학원생은“기존 카메라가 기계장치를 움직이는 것 과는 달리, 새 카메라는 빛을 조절함으로써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지미리 연구팀은 이같은 카메라의 1차원 버전을 발표했다. 이 카메라는 이미지를 일렬로 탐지할 수 있다. 1차원 OPA 카메라는 렌즈없이도 바코드를 읽는 ‘바코드 리더기’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물체는 감지할 수 없었다.
하지미리 교수 연구팀은 이를 더 발전시켜 올해는 처음으로 2차원 어레이를 개발해서 완전한 이미지를 재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초의 렌즈없는 2D 카메라는 단지 8×8 그리드의 64개의 광수신장치로 구성돼, 해상도는 높지 않다.
그러나 “이 시스템으로도 카메라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개념증명’이 이뤄진 것이므로 카메라 기술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하지미리 교수는 말했다.
종이처럼 얇은 카메라 등장할 듯
새 카메라 기술의 응용분야는 수없이 넓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베루즈 아비리(Behrooz Abiri) 대학원생은 “스마트폰도 카메라 때문에 더 이상 얇아지지 않지만, 이 기술이 정착하면 렌즈와 두꺼운 카메라는 쓸모가 없어진다. 새 카메라 기술을 이용하면 천문학에서 아주 가볍고 엄청나게 얇은 거대한 평면 망원경을 지상이나 우주에 설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새 카메라는 종이 처럼 얇은 막 위에 저렴한 실리콘 포토닉스만 가지고 전자적으로 이미지를 찍어주는 획기적인 장치의 생산을 가능하게 해 준다. 카메라의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벽지나 블라인드 혹은 사람이 입는 옷에도 이미지를 처리하는 장치를 심을 수 있다.”고 하지미리 교수는 전망했다. OPA의 수신능력과 해상도 및 민감도가 훨씬 높아진 칩을 설계하면 이 새로운 카메라의 상용화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칼텍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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