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초강력 핵어뢰 포세이돈

[밀리터리 과학상식] 엄청난 정숙성, 항속력, 파괴력 지녀

포세이돈 러시아 국방부

핵 어뢰, 즉 핵탄두를 탑재한 어뢰라는 무기체계는 사실 꽤 오래전인 1940년대, 그러니까 핵에너지의 무기화 연구 초창기부터 연구되어 왔다. 높은 은밀성을 갖춘 잠수함에서 발사하여 적 해군 함대나 해군 기지, 해안 도시 등의 표적을 핵탄두의 높은 파괴력으로 일격에 확실히 격멸,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무기체계로 각광받아온 것이다. 폭격기나 미사일을 이용한 핵 투발보다 은밀성이 높기 때문에 적의 요격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잠수함이라는 플랫폼에서 발사되므로 설계하기에 따라서는 항공기 탑재 핵무기나 핵 탄도미사일보다 더욱 큰 크기와 높은 화력을 가질 수도 있다.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핵어뢰는 결코 그냥 칼집 안에서만 잠자고만 있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소련 해군은 핵어뢰로 무장한 잠수함을 쿠바 현지에 배치, 미 해군과 대치했다. 물론 당시 소련 해군이 핵 어뢰를 발사한 적은 없다. 그랬다면 아마 필자는 이 기사를 쓰고 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냉전은 종식되었지만, 핵무기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핵무장국들의 신형 핵무기 개발도 멈추지 않았다. 그중에는 핵 어뢰도 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통칭 <포세이돈>으로 알려진 초대형 핵 어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세계인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수십 메가톤급 핵 어뢰

<포세이돈>의 존재가 서방측 일반인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2015년 9월 미 국방부 발표를 통해서였다. 그다음 달인 2015년 10월, 러시아 TV 방송국 NTV가 푸틴 대통령의 연설 장면을 방송하던 도중 <해양 다용도 체계 스타투스 6>(<포세이돈>의 러시아 측 공식 명칭) 관련 비밀 내용이 적힌 문서가 우연히 일반에 노출되었다. 미국 CIA는 이것을 러시아가 일부러 노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성에 따르면 <포세이돈>의 첫 시험 발사는 2016년 11월 27일에 B-90 사로프 특수목적 잠수함을 이용해 북극해에서 진행되었다고 한다. 2018년 초 미 국방성은 “러시아가 새로운 대륙간 핵탄두 핵추진 수중 자율주행이 어뢰를 보유했다.”라고 발표했으며, 그해 3월에는 <포세이돈>이라는 별칭이 공식적으로 붙게 되었다. 2019년 1월 러시아 해군은 <포세이돈> 최소 30기를 구매하여 북방 함대 잠수함 2척, 태평양 함대 잠수함 2척에 지급할 것임을 발표했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포세이돈>의 주요 시험이 완료되었음을 발표했다. 같은 달 러시아 국방부는 <포세이돈>의 시험 발사 장면 동영상도 공개했다.

그렇다면 <포세이돈>은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인가? 우선 구체적인 개발 의도부터 살펴보자. 미국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핵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사일 방어체계(탄도탄 요격 미사일, 레일건, 레이저 등)를 개발하고 있다. <포세이돈>은 이러한 미사일 방어체계로 요격이 불가능한 핵무기로서, 러시아의 비대칭전력 우위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포세이돈>은 어뢰 모양의 무인 자율주행 잠수정이다. 크기는 직경 1.6~2m, 길이는 24m로 추정된다. 유출된 사진을 통해 추산해 보면 <포세이돈>에는 직경 1.5m, 길이 4m에 달하는 탄두가 탑재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크기라면 최소 수십 메가톤급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참고로 인류 역사상 최강의 핵무기인 구 소련의 차르 봄바(58메가톤급, 1961년)의 크기가 직경 2.1m, 길이 8m였다.

최고속도는 시속 100~185km, 유효사거리는 10,000km, 최대 잠항 심도는 1,000m 정도로 추정된다.

엔진으로는 무엇이 쓰일까.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지가 미국 제네럴 일렉트릭 사 전문가들의 추정을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경량 소형의 가스 냉각식 원자로가 쓰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원자로로 펌프제트 추진기를 작동시켜 높은 정숙성을 얻는다. 기존의 잠수함들과 마찬가지로 속도를 낮추면 정숙성이 더욱 증가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러시아 해군은 2022년 6월 <포세이돈> 운용을 위한 해안 기지를 완공할 예정이다.

 

높은 은밀성과 파괴력으로 전략 균형에 영향을 줄 지도

발사 플랫폼으로는 오스카 II급 잠수함(수중 배수량 19,400톤으로 사상 최대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 하바로프스크급 잠수함이 쓰일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카 II급 잠수함은 <포세이돈> 6기를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잠수함 외의 다른 플랫폼에서도 발사될 수 있다. 특히 이 어뢰의 발사 실험은 러시아 과학 탐사선 <아카데믹 알렉산드로프> 호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배는 쇄빙 기능도 갖추고 있다. 러시아 원자력 잠수함들 역시 북극 빙원 아래로 잠항이 가능하다. 그러나 북극 빙원 위에서 러시아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러시아 잠수함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는 빙원을 깨고 나와서 발사해야 한다. 은밀성이 사라진다. 그러나 <포세이돈>을 발사할 경우 얼마든지 들키지 않고 빙원 아래에서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더 은밀성이 높고 위협적이다. 심지어 <포세이돈>은 캡터 기뢰와 유사하게 수중의 고정식 발사기를 통해서도 발사할 수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지닌 <포세이돈>에 대해 미국은 적어도 겉으로는 아직 두려워하는 티를 내고 있지 않다. 2018년 당시 미 국방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는 “이미 러시아는 미국의 주요 항구를 미사일로 타격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포세이돈>이 있다고 해서 미-러간 전략적 균형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무기의 위협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고 있을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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