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에서 추출한 ‘나노바디’, 코로나 변이에도 강했다

알파‧베타부터 미지의 변이 바이러스까지…차단 효과 확인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제3의 치료제로 여기는 ‘나노바디(Nanobodies)’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바디는 일반 항체보다 10분의 1 수준의 크기로 낙타, 라마, 알파카 등의 낙타과 동물에서 추출한 항체 조각을 인공적으로 제조한 단백질이다.

낙타, 라마, 알파카 등 낙타과 동물에서 채취한 미세 항체인 나노바디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차단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낙타과 포유류인 라마(Llama) ⓒ게티이미지뱅크

온도 변화에 강한 안전성과 값싼 생산수율 덕에 차세대 면역 항암 치료제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항체가 각각 두 개의 중쇄와 경쇄로 됐다면 나노바디는 하나의 작은 중쇄로만 구성됐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와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미국 피츠버그대 과학자들이 항체인 나노바디가 델타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 변이에 높은 활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3개 그룹 ‘나노바디’ 작용…바이러스와 교차 결합

코로나19 바이러스 막에 돌출된 스파이크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됐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간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해 침투한다. 스파이크 단백질 중 어느 한 개 이상이 변이, 제거 등을 통해 숙주 감염에 성공하면 변이 바이러스가 된다.

연구진은 나노바디가 코로나19 변이체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 7종류 나노바디가 여러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세 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약리학자, 생물학자, 생화학자 등이 참여한 측정 실험은 시료를 급속동결 후 선명한 사진을 얻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사용했다.

나노바디의 세 가지 그룹. 코로나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에 결합하는 나노바디의 구조를 나타냈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첫 번째 그룹은 변이된 스파이크 단백질 결합 부위에 높은 친화성을 가졌다. 이 부위에 작용하는 나노바디는 인도발(發) ‘B.1.617’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는 친화도가 떨어지지만, 영국발 알파(B.1.1.7) 변이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두 번째 그룹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 부위(RBD) 변이와 상관없이 항원결정기(Epitope)를 표적으로 결합했다. 낮은 나노바디 농도에서 RBD가 인간 세포표면의 수용체(ACE2)와의 결합을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세 번째 그룹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영역에 결합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카파 변이 바이러스를 제외하고는 다른 변이에는 결합력이 높아 감염을 차단했다. 첫째와 둘째 그룹이 ACE2와의 결합을 입체적으로 방해한다면 세 번째 그룹은 수용체 결합 경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 차단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나노바디가 여러 스파이크 단백질에 동시에 교차 결합해 현재 발생하는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원리를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평가에서도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특정 유전자의 점돌연변이를 통해 만든 ‘B62’ 변이체에 나노바디 작용을 관찰한 결과, 두 번째 그룹의 나노바디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높은 결합률을 보였다.

이번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이 시 피츠버그대 세포생물학과 조교수 ⓒ피츠버그대

논문 주저자인 이 시 피츠버그대 세포생물학과 조교수는 “나노바디를 체계적으로 분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치는데 작용하는 원리를 제공해 사스, 메르스 등의 기타 질병의 치료제로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코로나 치료제 가능성 확인 후 빠르게 성장

한편, 나노바디는 20년 전에 처음으로 낙타에서 분리됐다. 이후 벨기에 생명공학회사 아블린스(Ablynx) 사에서 길이 4㎚, 폭 2.5㎚, 분자량 15kD를 나노바디라고 이름 지었다. 코로나 확산 이전에는 염증이나 암, 알츠하이머 등의 다수 질환 치료와 진단 평가에 사용되어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 용도로 가능성을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본지 기사 ‘인공 나노바디로 코로나19 치료’). 당시 영국 대학과 기관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나노바디가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 수용체 결합 부위(RBD) 붙어 인간 세포의 수용체인 ‘ACE2’와 결합을 방해한다”라고 밝혔다.

올해 5월 피츠버그대 연구진은 나노바디를 이용해 흡입식 에어로졸 형태의 치료제인 ‘ PiN-21’을 개발했다. 햄스터에 임상실험 결과, 바이러스 입자의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에어졸화 되어 흡입할 수 있는 PiN-21의 치료제 효능을 알기 위해 햄스트램의 기관지 세포를 나타낸 모습. 왼쪽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반적인 기관지 세포이고 오른쪽은 ‘PiN-21’로 처리한 모습이다. 주황색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이고, 처리제 처리 후 바이러스가 거의 사라진 상태다. ⓒ피츠버그대

그리고 이번에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강한 효과가 증명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 앞서 7월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와 괴팅겐대 의료센터에서 공동으로 제작한 인공 나노바디가 낮은 농도에도 기존 미니 항체보다 최대 1,000배 더 강력하게 바이러스와 결합을 관찰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새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치료용 항체인 나노바디의 잠재성에 과학자들은 주목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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