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진 여인

귀도 레니 '아탈란타와 히포메네스'

체지방이 발달한 여자는 남자에 비해 스포츠나 힘을 쓰는 일에 불리하다. 스포츠에서는 근육의 힘을 주로 쓰게 되는데, 남자는 여자와 달리 근육이 발달해 있기 때문.

그렇지만 여자도 오랜 시간 근육을 발달시키면 남자와의 경쟁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같은 조건이라면 불가능하다. 남자와 여자는 근육 외에 생리학적으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남자보다 더 뛰어난 운동 실력을 가진 여자가 귀도 레니의 작품 속에 등장한다. 바로 아탈란타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에 따르면, 아탈란타는 보이오티아 왕의 딸로서 아들을 바라던 아버지에 의해 숲속에 버려져 사냥꾼의 손에 자라게 된다. 어려서부터 산속에서 자란 그녀는 특히 남자들보다 달리기를 잘해 최고의 여자 사냥꾼이 됐다.

결혼하면 동물로 변할 것이라는 신탁을 듣게 된 아탈란타는 영원히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자신과의 달리기 경주에서 이기면 그와 결혼을 하지만 지는 사람은 죽이겠다고 선언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아탈란타에 빠진 많은 남자들은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위해 경주에 도전하지만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

오랫동안 그 누구도 경주에서 아탈란타를 이기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국을 폐허로 만들고 있는 멧돼지 제거를 위해 사냥을 나선 아탈란타에게 첫눈에 반한 히포메네스가 새로운 도전자로 나섰다.
 
하지만 히포메네스는 달리기로는 그녀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타와 결혼을 하기 위해 비너스에게 도움을 청했고, 비너스는 그에게 사과 3개를 주며 달리기 경주 도중 하나씩 뒤로 던지라고 조언했다.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타와의 구혼을 위한 달리기 경주 도중 비너스 여신이 시키는 대로 3개의 사과를 던졌고, 사과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던 아탈란타는 세 번을 멈춰 사과를 주웠다. 결국 아탈란타는 히포메네스와의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

오비디우스는 아탈란타 신화의 여러 판본 중에서 보이오티아 판본에 영감을 받아 이 이야기를 쓰게 됐다. 히포메네스와 아탈란타의 경주를 그린 작품이 레니의 ‘아탈란타와 히포메네스’다. 레니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선택해 작품화했다.

▲ <아탈란타와 히포메네스>-1612년경, 캔버스에 유채, 206*297,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귀도 레니의 작품 속에서 아탈란타가 멈춰 사과를 집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사과는 경기 중에 이미 주었다는 것을 나타내며 마지막 경주라는 것을 암시한다. 마지막 사과를 집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있는 아탈란타와 달리 히포메네스는 그녀를 밀쳐내듯 앞서서 달리고 있다.

히포메네스의 달리는 모습은 승리를 상징한다. 하늘은 검은 먹구름으로 덮여 있다. 먹구름은 아프로디테의 분노 때문에 사자가 되는 두 사람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고 있지만, 바람에 나부끼는 옷자락과 두 사람의 우아한 몸동작은 남녀 간의 스포츠 대결보다는 고전 발레의 남녀 주인공을 연상시키고 있다.

귀도 레니(1574~1642)의 이 작품에서 히포메네스의 손짓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중에서 ‘내 뒤로 오라’는 대사를 상징하며 레니의 심중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심한 마마보이로서 평생 어머니 아닌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적이 없었다.

레니는 17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로서 카라바조의 화풍에서 벗어나 자연주의 방식으로 작품을 그려내 명성을 얻었다. 당시 카라바조의 화풍이 미술계를 휩쓸고 있을 때, 그에 대항하는 미술풍조가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레니가 그 대표적인 화가로 꼽힌다. 그는 라파엘로처럼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물화를 그렸으며 특히 외설스러운 것을 누구보다도 혐오해 신화의 내용조차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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