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건 다 혀 때문이야?

느끼한 맛에 민감한 수용체 발견

몇 년 전 모건 스펄록은 영화 ‘수퍼사이즈미’를 들고 나와 패스트푸드 맛에 길들여진 전 세계인을 경악하게 했다. 그는 감독이자 주연배우로 이 영화에서 한 달 동안 세 끼 모두를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으면서 나타나는 신체적 · 정신적 변화를 생생히 기록했다.

이미 서구화된 식단과 패스트푸드가 친숙한 우리나라도 ‘Super Size Me’가 진행 중일지 모른다.

▲ 사람들이 패스트푸드 같은 기름진 맛에 빠져드는 것은 우리의 혀가 느끼한 맛을 알아보고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ScienceTimes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성인비만 유병률이 어른 10명 중 3명에 이르며, 소아청소년 비만도 10명에 1명 꼴. 소아청소년 비만은 특히 지방함량이 높은 값싼 고열량저영양식(패스트푸드)의 보급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패스트푸드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기름지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처럼 기름진 맛에 빠져드는 것은 우리의 혀가 지방의 맛을 알아보고 우호적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생화학-분자생물학학회 학술지인 ‘지질연구지(Journal of Lipid Research)’ 온라인 판에 발표됐다고 12일(현지시간) 온라인 과학 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CD36, 지방감지 레이더

▲ CD36 단백질을 보다 많이 만드는 사람들은 쉽게 지방을 감지한다. ⓒImageToday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의과대학 연구팀은 CD36이라는 이름의 단백질이 많을수록 지방 맛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간이 지방 맛을 느끼는 수용체를 지닌 사실을 알아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사람들은 보다 많은 지방을 소비함에 따라 그것에 덜 민감하게 되었다. 이 점이 같은 만족을 느끼기 위해서 보다 많은 지방의 섭취를 하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앞으로 고심할 것은 음식에서 지방을 감지하는 능력이 지방을 섭취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지방섭취는 분명히 비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수석연구원 나다 A. 아붐라드와 의학 비만 연구 교수 로버트 A. 앳킨스가 말했다.

연구팀은 비만으로 분류되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21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WHO(세계보건기구) 2004년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인의 경우 BMI 25 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3개의 컵에 담겨 있는 각각의 용액을 맛보도록 했다. 다른 두 개의 컵에는 오일과 질감이 비슷하지만 지방은 들어 있지 않은 용액이 담겨 있었다. 참가자들은 그 중 성분이 다른 컵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연구팀은 지방 감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감각 정보는 차단했다. 시각정보 차단을 위해서 붉은 램프조명을 사용하고, 노즈-클립을 착용하게 해서 용액의 냄새를 맡지 못하게 했다.

논문의 제1저자 M. 야니나 페피노 박사는 “용액에 들어 있는 지방에 대한 인식 한계농도를 알아보기 위해 같은 참가자들에게 3개의 컵 테스트를 몇 번씩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CD36 단백질을 보다 많이 만드는 사람들은 쉽게 지방을 감지할 수 있다. 실험 대상자들 중 가장 많이 D36을 만든 사람들은 그들의 절반 정도 CD36을 만드는 사람들에 비해 8배나 지방에 민감했다.

고지방 식단은 혀를 둔감하게 할 수도

일반적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 높은 지방의 고칼로리 식품을 더 좋아한다. 과학자들은 지금껏 주로 질감에 의해 고지방 음식을 감지한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 연구는 지방이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마치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이 그런 것처럼.

▲ 성인비만 유병률이 어른 10명 중 3명에 이르며, 소아청소년 비만도 10명에 1명 꼴이다(보건복지부,2009). ⓒImageToday

비만은 지방조직의 과다축적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골관절염, 일부 암의 위험을 높인다.

페피노 박사는 “동물 실험의 결과에 따르면 고지방 식단은 CD36을 덜 생산하게 만든다. 이 연구의 결과로 우리는 비만인 사람들은 CD36을 덜 만든다고 가정할 수 있다. 즉 우리가 만드는 CD36의 양은 유전과 우리가 먹는 식단 둘 모두에 의해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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