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을 대체할 거인들이 온다?

[2019 우수과학도서] 2019 우수과학도서-넥스트 레볼루션

넥스트 레볼루션 ⓒ 부키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의 플랫폼 제국을 뒤엎을 디지털 제조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는 한국 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인가? 독배가 될 것인가? 플랫폼과 제조업의 미래를 뒤바꿀 전방위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제조업의 생존 바이블이 될 책이 나왔다. 바로 ‘넥스트 레볼루션’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생존 바이블

HP, GE, 지멘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AM(Additive Manufacturing) 기술 도입 등 ‘제조의 디지털화’를 발 빠르게 추진하는 중이다.

그 결과 나타날 최고의 혁신은 제조업계와 정보기술 업계의 기업들이 만들고 있는 산업 플랫폼의 완성과 보급일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범위의 경제’도 달성하게 해 준다. 회사의 지리적 판매 범위에 제한이 없고 원하기만 하면 더 넓은 범위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므로 이는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효율성의 강화, 기업의 혁신 역량 향상 등의 이점을 가져올 것이다.

이제는 규모의 경제만으로는 안된다. 산업의 지형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AM 기술과 산업 플랫폼의 결합에 성공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제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결합을 통해 ‘전방위 기업(pan-industrials)’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여 향후 20~30년 이내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기업은 겉으로는 오늘날 대기업의 모습과 유사하다. 그러나 전방위 기업은 디지털 기술과 산업 플랫폼을 활용하여 현재 대기업이 안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시너지, 다각화, 효율성, 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다.

또한 그중 몇몇 기업은 세계 경제를 지배할 만큼 거대하고 부유하며 강력한 거인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러한 전망은 단순한 공상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HP, GE, 지멘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은 AM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업계 최초의 전방위 기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전례 없는 유연성과 효율성으로 수천 가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 모든 지역의 수많은 산업 분야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빌, 플렉스, 폭스콘 등의 계약 생산업체, IBM, 다쏘시스템, 오라클 등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등도 전방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방위 기업은 정보, 속도, 혁신, 자금, 명성의 우위를 눌리면서 새롭게 재편될 산업 질서에서 강력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중앙 집중식 자본 집약적 제조 시설은 유연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산업 플랫폼으로, 높은 진입 장벽으로 구분된 산업은 공유를 통해 서로 연결되는 융합 산업으로 전환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형태의 수직적 통합과 거대 제조 기업이 출현해 이른바 초융합(superconvergence) 시대의 도래를 알릴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월스트리트 권력의 쇠퇴, 세계 권력 균형의 붕괴 등 사회적, 정치적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AM 기술과 산업 플랫폼의 결합에 성공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제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결합을 통해 ‘전방위 기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여 향후 20~30년 이내에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 게티이미지

구글, 아마존 등은 플랫폼 지배자의 위치를 계속 누릴 수 있는가

구글 역시 AM 기술과 산업 플랫폼의 세계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구글 화이버, 구글 캐피털, 구글 벤처스, 구글 엑서스 등은 구글 플랫폼을 보완하거나 확장하려는 일련의 프로젝트다. 현재의 인터넷 기반 플랫폼을 중심을 놓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서로 결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을 따라서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도 자신의 주요 비즈니스와 명확한 관련성이 없는 다양한 시장과 기술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서비스 및 오프라인 소매업에서 거대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애플은 자율 주행 차량을 실험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전자 장치용 3D프린팅, 드론, 인공지능 및 가상 현실 하드웨어에 투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에서부터 배터리, 우주 항공,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들은 기존의 제조업계와 긴밀히 연결될 새로운 제국을 꿈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 소프트웨어 기업이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경쟁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낸다. 제조 영역은 정보 통신 영역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제조업 세계를 정복하기 위한 산업 기반과 생산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이들 기업이 산업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합치려고 하면 각국 정부, 특히 유럽 연합이 그런 활동을 규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기업이 비즈니스에 대한 자산 경량 접근법(asset-light approach)을 기반으로 너무나 빠르게 성장했다는 사실도 문제다. 제조업은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 기업은 주요 인수 합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따라서 점진적인 인수 합병을 통해 제조 전문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GAFA가 산업 플랫폼 경쟁에서 쉽게 승리를 거두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자는 그들이 제조 분야를 장악하는 것보다, 오히려 소프트웨어 전문 지식을 갖춘 제조 기업이 GAFA의 영역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산업에는 득이 될까 독이 될까

한국 제조업에 대해 위기론이 한창이다. 이에 한쪽에서는 서비스 산업에 한국 경제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제조업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최대 강점이므로 업그레이드 및 혁신을 통해 재도약을 시켜야 한다고 반박한다.

과연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논의에서 기존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제조업의 근본적 성격을 바꿀 것이라는 점, 그 과정에서 기존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제조업체가 경쟁에서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의 서비스 위주의 플랫폼과는 별도로 전 산업을 아우르거나, 각 산업을 지배하는 산업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서 기존의 산업 지형에 대규모 지각 변동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는 점은 도외시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저 한국 제조업이 당면한 심각한 문제인 투자 위축, 고용 감소, 낮은 생산성 등만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하여 새로운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AM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때 피해야 할 것은 익숙한 조직 구조와 전통적 제조 방법에 집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AM 기술을 아웃소싱하려는 시도나 현재의 고객과 제품에 의존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 플랫폼 전략을 정의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용 절감, 프로세스 합리화, 혁신 촉진, 시장 확대, 제품 개선, 지역 확장 등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살펴보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플랫폼과 제조업의 미래를 뒤바꿀 디지털 혁명에 대한, 그리고 이 혁명의 수혜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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