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생태계 키워드는 언택트”

AI 활용한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핵심 방식으로 주목

“우리의 삶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요? 단언컨대 그대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겁니다. 미국의 911 테러가 일어난 지도 벌써 20여 년이 흘렀지만, 그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공항 출입이나 소지품 수색이 강화된 것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역시 우리의 삶뿐 만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행사의 발제를 위해 화면에 등장한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디자인 산업 생태계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것임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디자인 생태계는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됐다 ⓒ koreagraphics.org

국내 최대 규모의 컴퓨터 그래픽 관련 행사인 ‘코리아 그래픽스(Korea Graphics) 2020’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 10일(수) 홈페이지인 www.koreagraphics.org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디지털 디자인 기술의 변화’라는 주제로 코리아그래픽스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개될 최신 그래픽 기술 동향과 신기술 정보를 시청자들과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포스트 코로나 디자인 생태계는 언택트로 변화

‘4차 산업혁명시대 디자인 산업 생태계 변화’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한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올 생태계 변화를 ‘비대면(untact)’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정의했다.

박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택근무나 원격근무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사실 상징적 의미가 컸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특수 직종 외에는 모여서 근무하는 것과 떨어져 근무하는 것이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밝히며 “이런 발견은 디자인 분야라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디자인 분야의 언택트 사례로 박 교수가 꼽은 것은 프리랜서와 기업을 연결해 주는 미국의 플랫폼 기업인 업워크(Upwork)다. 디자인은 물론 SW 개발과 데이터 분석, 그리고 변호지원이나 글쓰기 등 개인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이 서비스 대상이다.

비대면 방식의 핵심 모델인 업워크 플랫폼 홈페이지 ⓒ upwork

박 교수는 “업워크를 통해 프리랜서를 찾는 기업은 50%가 미국에 있지만, 프리랜서들은 20% 정도 만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해외의 프리랜서가 갑자기 자신의 경쟁자로 나설 수 있는 것이 업워크의 운영방식인 만큼, 차별화된 기술이 없다면 고임금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론 프리랜서들에게 부정적인 상황만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임금은 줄어들 수 있지만, 시간과 장소의 벽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더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의견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되겠지만, 반면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환경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디자인 분야의 소득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세가 되고 있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성권 코드쓰리 이사는 ‘적층제조특화설계 적용 자동차디자인 국제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적층제조특화설계(DFAM)란 3D 프린팅과 같은 적층제조 기술에 권장되는 설계 방법론이다.

최 이사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품을 제조하는 방법에는 주조와 성형, 그리고 절삭 등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라고 소개하며 “그러나 3D 프린팅으로 대표되는 적층제조 기술이 등장하면서 제조 공정에 있어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전통적 제조공정 중에서도 절삭가공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철이나 목재 같은 원재료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서 정밀도가 매우 높고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사용 가능한 재료가 제한적이고 재료의 낭비가 심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에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는 필요한 부분에 재료를 추가하여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거의 모든 형태의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과 버리는 재료가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밀도가 낮고 가공 속도가 느린 점은 적층제조의 단점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조립해서 만들었던 자동차 부품을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으로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다 ⓒ designandmotion.net

이처럼 전통적 제조공정인 절삭이나 주조, 성형과 같은 방법이 적층제조라는 신개념 제조공정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 최 이사는 “물리적 제조에서 정보화 제조로의 변환”이라고 정의하며 “디지털화가 가속될수록 다품종 소량생산이나 맞춤형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최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디지털화에 따른 디자인의 변화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란 자동화된 디자인 공정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설계를 돕는 디자인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부품을 만들 때 여러 개의 또 다른 부품을 하나로 결합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적용하면 하나로 통합된 최적화된 부품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와 강도가 기존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최 이사는 발표를 끝내며 “미래의 수송기기로 주목받는 플라잉 모빌리티는 경량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연료와 비행거리, 그리고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드론택시 같은 플라잉 모빌리티의 부품은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이 적용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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