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얼굴을 가진 ‘소금’

체내 살균작용 동시에 염증 발생

‘빛과 소금’이라는 말은 얼마전까지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주 훌륭한 게스트를 두고 쓰이던 말이다. 빛과 소금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소금은 소중하고, 고귀하고, 꼭 필요한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할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소금은 실제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물질이다. 소금 없이 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물론 소금 섭취를 자제해야 하는 환자들은 종종 의사의 지시에 따라 중단하기도 하지만, 생리적으로 우리 몸은 소금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이제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니 소금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미디어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실제로 소금 섭취가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보여주는 연구는 수도 없이 발표되었다. 지난 3월 15일 미국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를 통해 발표된 연구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원문링크)

소금은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염증을 발생시킨다. 한편으로는 몸에 침입한 세균을 없애기도 한다. 소금, 과연 몸에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 ScienceTimes

소금은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염증을 발생시킨다. 한편으로는 몸에 침입한 세균을 없애기도 한다. 소금, 과연 몸에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 위키피디아

연구의 핵심은 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압상승과는 무관하게 혈관, 심장,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고혈압이 되면서 혈관과 심장 등의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소금의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에 따라 소금의 과다섭취로 혈압이 높아지는 나트륨 민감성(salt-sensitive) 체질과 그렇지 않은 나트륨 저항성(salt-resistant) 체질이 있지만, 이것은 관련이 없었다.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관 안쪽을 둘러싼 혈관내피의 기능이 떨어진다. 혈관내피세포는 혈액의 응고, 혈소판 부착, 면역기능 등 다양한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 또한 심실비대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혈액을 온몸에 펌프질해서 내보내는 좌심실의 근육조직이 비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트륨의 과잉섭취는 단순히 혈관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뇌까지도 영향을 미쳐, 교감신경계를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교감신경이 민감해지면 근육수축 증 각종 자극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의사와는 관계없이 신체기관 활동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계가 고장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선행된 연구와 마찬가지로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한 ‘덜 짜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소금을 줄여야 할까.

소금,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소금 섭취를 아예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체내 나트륨이 부족하면 체액 평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무기력증과 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금이 귀했던 과거에는 소금이 질병 예방에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 3일 요나단 얀취(Jonathan Jantsch) 레겐스부르크대학(Universitätsklinikum Erlangen)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소금이 몸에 침입한 세균을 파괴한다는 내용을 발표하였다. 세균이 감염된 부위로 나트륨이 이동해 저장된 뒤, 세균을 없애는 것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소금 섭취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하던 중, 상처난 피부에서 고농도 소금이 축적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후, 일산화질소를 분비하여 몸에 침입한 세균을 파괴하는 대식세포를 소금에서 배양하였고 그 과정에서 살균 능력이 높아지는 것도 확인하였다.

소금 섭취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저염식을 한 쥐에 비해서 세균 감염에서 빨리 회복되었다. 소금이 몸에 나쁘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조금 다른 연구 결과이다. 물론 소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면역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부터 소금을 많이 먹고 적게 먹고가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어느정도 신빙성 있었음이 드러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현대인은 충분히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소금을 더 섭취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에 손상 입히기도

소금은 우리 몸에 들어와서 나트륨과 염소 이온으로 분리되고 그 다음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세포 안으로 나트륨이 들어가게 되면, 세포는 평형을 맞추기 위해서 수분을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이 팽창하고, 근처에 있는 혈관을 압박한다. 그래서 소금 섭취가 많으면, 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에 손상을 입힌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지난해 11월 14일, 학술지 ‘화학적 의사소통'(chemical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된 레아 팬디스시아(Leah A. Pandiscia), 레인하드 슈웨이저-스테너(Reinhard Schweitzer-Stenner) 드렉셀 대학(Drexel University, USA) 교수의 연구이다.(원문링크)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활동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기면, 활성산소가 분비되면서 몸에 여러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이다.

인간에게 소금은 생존상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금을 얻기 위한 노력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루어졌다. 원시시대에는 조류나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염분을 섭취했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쉽게 소금을 구할 수 있다. 섭취량이 자연적으로 늘게 되었다.

어떻게 소금을 섭취해야 도움이 될까. 뻔한 대답이지만 좋은 소금을 적당히 조절하여 먹어야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유아기에 소금의 함량이 높은 식품에 길들여지면, 어른이 되어서도 각종 성인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어른만큼 아이들의 소금 섭취를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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