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로 인종을 알아낼 수 있을까?

인류학계, 형태학적 분석 방식 놓고 논란 이어져

법의인류학(Forensic anthropology)이란 범죄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고학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법의인류학자들은 뒤늦게 발굴된 유해의 뼈와 같은 경조직을 분석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망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얼마나 오래전에 사망했는지 등의 문제를 분석해왔다.

성공한 사례들도 있다. 19일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경찰관 폭력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건을 밝혀내는데 2명의 법의인류학자가 투입돼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목을 눌러 사망한 사건’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두개골을 통해 인종을 분류하는 법의인류학자들의 형태학적 분석방식을 놓고 인류학자들 간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생물학적 특징을 도외시한다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법의인류학자들, 골격 통해 인류 역사 읽어내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사이트를 통해 법의인류학자들이 책을 읽는 것처럼 골격을 통해 인간의 역사를 읽어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의과대학의 법의인류학자인 샤나 윌리엄스(Shanna Williams) 교수는 “10년 전 자신이 대학원에 다닐 때 사람의 골격을 분석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인 중의 하나로 분류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말하고 있다.

윌리엄스 박사는 그러나 “일부 법의인류학자들이 특정 두개골에 대해 생물학적 의미가 없는 ‘히스패닉(hispanic)’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때 두개골을 분석해 인종을 분류하는 방식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의 골격이 그 사람의 나이, 혹은 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두개골의 형태학적 특징은 인간이 여러 인종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머리 윗부분에 약간 움푹 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이를 ‘post-bregmatic depression’이라고 하는데 법의인류학자들은 이런 특징이 발견되면 아프리카계 흑인일 수 있다고 가정해왔다.

그러나 법의인류학자들은 이런 특징이 존재하는 이유, 원인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이런 특징이 나타났을 때 흑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윌리엄스 박사는 이처럼 그 특성과 아프리카 가계를 연결하는 데 대해 과학적으로 큰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미시건 주립대학 법의인류학자인 조 헤프너(Joe Hefner) 교수는 700여 개 두개골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아프리카 혈통을 지난 사람들 중에서 ‘post-bregmatic depression’의 특징이 40%에서만 나타났으며 나머지는 또 다른 지역의 많은 인구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헤프너 교수는 당시 경찰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된 2명 중 뒤늦게 발견된 1명의 여성의 두개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의 연구 결과가 적용됐음을 기술하고 있다. 그 두개골이 아프리카계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남성에게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수는 “경찰이 우리에게 그의 치과 기록을 보냈고 5분 후에 우리는 그 사람이 동남아시아 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post-bregmatic depression’의 특징을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가지고 있다는 추정을 계속할 경우 인종 편견을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특징 도외시, 인류학자들 강하게 반발

그동안 법의인류학자들은 경찰 수사에 참여하면서 기존의 방식을 고수해왔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사이트를 통해 고고학적(법의인류학적) 분석을 통해 뼈와 치아의 성장과 발달 단계는 물론 유골이 어린이인지 성인인지에 대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골반 뼈의 모양은 사람의 성별에 대한 가장 좋은 증거를 제공하고, 뼈의 모양, 크기 및 밀도의 비정상적인 변화는 질병이나 외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치유되지 않은 골절, 총알구멍 또는 베인 것과 같은 사후 부상으로 표시된 뼈의 모양은 사망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심지어 뼈와 치아 분석을 통해 과거 그 사람이 어떤 활동을 해왔으며, 어떤 식단을 즐겼고, 생활 방식은 어땠는지 오래전의 일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인류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그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 빙엄턴 대학의 인류학자인 엘리자베스 디간지(Elizabeth DiGangi) 교수,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생물인류학자인 조나단 베타드(Jonathan Bethard) 교수다.

이들은 ‘법의학저널(Journal of Forensic Science)’ 편집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모든 법의인류학자들이 두개골 형질 분석을 통해 조상을 추정하는 관행을 즉각 폐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포괄적인 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두개골 형질 분석을 통해 조상이 누구인지를 추정해나가는 것에 큰 무리가 뒤따른다는 것.

“지난 수십 년 동안 생물인류학자와 인구유전학자에 의해 연구돼온 골격의 비계량적 특성은 법의인류학자들이 조상의 모습을 추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형태학적 특성과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법의인류학자들이 이 점을 간과하면서 결과적으로 골격의 특성을 학문적으로 분석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피해자의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의인류학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특히 인종적인 분류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고 그로 인해 법의인류학자들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두개골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법의인류학자들은 두개골 분석을 통해 사망자의 연령, 성별, 키, 인종 등 중요한 네 가지 프로필을 생성하는데 이르고 있다. 그러나 형태학적인 연구에 치중한 나머지 생물학적 인종개념을 도외시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학자들 간에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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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구민회 2021년 11월 28일3:41 오후

    어릴때 책을 읽다가 두개골의 모양으로 그 사람의 생전 성격을 알아보는 이론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터무니 없고, 말도 안돼는 이론이라고 생각했는데, 성격 말고, 인종을 알 수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꼭 알아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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