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식스 센스’ 이용해 지진 조기 경보

국제우주정거장 동물관측시스템 활용해 연구 확대

모션 센서로 동물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와 콘스탄츠대 집단행동 고등연구센터 연구팀은 소와 양, 개들이 실제로 지진의 조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동물들의 지진 예지 능력을 확인하고 이 결과를 ‘행동생물학(Ethology)’ 7월 호에 보고했다.

오늘날에도 지진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확실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동물들이 평소와 달리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는 보고를 해 왔다.

연구팀은 동물들의 지진 조기 감지 연구를 위해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북부 이탈리아 농장 동물들에게 지진 센서를 부착하고 몇 달 동안 움직임을 기록했다.

그 결과, 움직임을 기록한 데이터에는 동물들이 지진 발생 몇 시간 전에 비정상적으로 불안해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임박한 지진의 진원지에 가까울수록 동물들은 더 일찍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다른 지역에 있는 서로 다른 동물 종들의 움직임 프로파일을 확인하면 임박한 지진의 때와 장소에 관한 단서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동영상>

현재 과학적으로 지진을 정확히 조기 경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동물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수많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동영상 캡처. © MaxPlanckSociety

동물들의 예지 능력 확인 필요

지진을 과연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동물들은 임박한 위험 시간을 미리 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생동물들이 강진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에 둥지를 떠나고, 애완동물들도 불안한 행동을 보인다는 보고가 바로 그런 예에 속한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한 정의가 종종 불분명하고 관찰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과학적 조사에서 사실임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또 동물들의 그런 행동은 다른 요인으로도 설명할 수가 있다.

동물의 활동 패턴을 일종의 지진 조기 경보시스템으로 사용하려면 동물들이 측정 가능한 행동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동물들이 실제로 지진 직전에 약한 물리적 변화를 보였다면, 진앙에 가까이 있을수록 더 강하게 반응해야 한다.

양의 목걸이에 움직임을 측정하는 가속도계를 달고 있는 모습. ©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동물 움직임 데이터를 계량경제 통계모델로 분석

연구팀은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이탈리아 농장에서 지진 발생 전에 이미 비정상 행동을 보였던 소 여섯 마리와 양 다섯 마리 그리고 개 두 마리의 목걸이에 가속도계를 부착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지속적으로 이들의 움직임을 기록했다.

조사 기간 동안 관계 당국에서는 이 지방에 1만 8000회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 중에는 거의 감지하기 힘든 미세 지진 외에도 리히터 규모 4 이상인 지진도 12개가 있었다.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관련 있는 지구 운동을 촉발한 지진들을 골랐다. 여기에는 농장에서 28㎞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강한 지진들과, 진앙이 농장과 매우 가까운 약한 지진들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먼저 객관적이고 통계적인 기준에 따라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인 동물들의 모든 행동 변화를 표시했다.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장이자 콘스탄츠대 집단행동 고등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인 마르틴 비켈스키(Martin Wikelski,)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상관관계를 회귀적으로 확립하고, 예측에 사용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각 농장 동물들의 신체 가속도로 측정된 데이터는 재무 계량경제학에서 차용한 통계 모델을 사용해 평가했다.

논문 공저자로 콘스탄츠대 계량경제학 교수이자 집단행동 고등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인 빈프리드 폴마이어( Winfried Pohlmeier) 박사는 “모든 동물은 크기와 속도 및 종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동물 데이터는 각각 다른 재무 투자자들의 데이터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하루 동안에 발생하는 동물 행동 패턴의 자연적 변화 같은 교란 요인도 고려했다.

연구팀이 동물들에게 부착된 가속도계에서 전송된 움직임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지진 발생 전의 비정상적 행동 패턴

이런 방법을 통해 연구팀은 지진 발생 최대 20시간 전에 일어나는 비정상적 행동 패턴을 발견했다.

비켈스키 교수는 “동물들이 임박한 지진의 진앙에 더 가까울수록 행동이 더 일찍 바뀌었다”며, “임박한 지진의 진앙에서 물리적 변화가 더 자주 일어나는 때와 진앙에서 멀어질수록 변화가 약해지는 때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연구팀이 모든 동물들을 함께 관찰할 때만 분명해졌다. 비켈스키 교수는 “동물들이 개별 수준에서는 쉽게 인식되지 않는 능력을 집단적으로 있을 때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임박한 지진을 어떻게 감지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동물들은 자신들의 털로 지진 지대에서 대규모 암석 압력에 의해 발생되는 공기의 이온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진 발생 전에 석영 결정으로부터 방출되는 가스 냄새를 맡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의 세계 동물 관측 시스템을 이용해 동물들의 지진 조기 감지 능력을 더 확대 연구할 계획이다. © 동영상 캡처.

동물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연구팀은 2019년 12월부터 실험 대상 동물들의 목걸이에 부착된 칩에서 3분마다 중앙컴퓨터로 전송되는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측정했다.

이 시스템은 최소 45분 동안 동물들의 움직임이 크게 증가하면 경고 신호가 발생하도록 했다. 동물을 이용한 일종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인 셈이다.

연구팀은 한 번 그런 경보를 받은 적이 있다. 비켈스키 교수는 “경보 세 시간 뒤에 작은 지진이 이 지역을 뒤흔들었다”며, “진앙은 동물들의 외양간 바로 아래에 있었다”고 밝혔다.

동물 행동을 이용한 지진 예측을 실용화하기 전에 연구팀은 전 세계 다른 지진 지역에서의 동물들의 움직임도 장기간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몇 주 안에 과학탐구 임무를 시작할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세계 동물 관측 시스템인 이카루스(ICARUS) 활용을 고려 중이다.

한편 비켈스키 교수가 주도하는 이카루스는 독일 우주항공센터(DSR)과 러시아 연방우주국(Roscosmos)이 자금을 대 공동 수행하는 과학 프로젝트로, 유럽우주기구(ESA)의 지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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