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돌고래 언어 알아듣는 번역기 개발 추진
야생 돌고래들이 수중에서 서로 주고받는 언어를 인간이 실시간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번역기가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야생돌고래프로젝트(WDP)의 설립자인 데니스 헤르징은 애틀랜타 조지아연구소의 인공지능 연구자들과 함께 야생 돌고래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CHAT(Cetacean Hearing and Telemetry)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중이다.
돌고래는 인간의 가청 주파수보다 약 10배 정도 높은 200kHz 주파수 대역에서 소리를 만들어낸다. 데니스 헤르징 공동연구팀은 다이버의 방수 케이스 안에 장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크기의 컴퓨터와 돌고래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수중 청음기 기능을 갖춘 프로토 타입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대서양에 사는 얼룩무늬 돌고래에게 테스트할 예정인데, 다이버가 ‘해초’ 또는 ‘충격파’ 등의 단어를 들려주면 돌고래가 그것을 흉내 내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이 돌고래가 흉내 낸 단어들을 인식할 수 있다면, 야생 돌고래가 내는 그들만의 언어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돌고래들이 다이버가 들려주는 인간의 단어들을 사용하는 일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나, 야생 돌고래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언어의 기본적인 구성단위를 밝혀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고래들이 소리로써 의사소통을 한다는 건 많은 연구들을 통해 증명됐다. 바다 속에서는 아무리 물이 맑아도 60미터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동작이나 몸짓보다는 소리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고래들의 경우 초음파를 통해 부근의 지형과 먹이, 적의 위치와 자신이 움직이는 방향 등의 정보를 서로 주고받는다. 현존하는 동물 중 가장 큰 흰수염고래가 왜 그리 큰 몸집으로 진화했는지의 이유도 그들의 언어 속에 숨어 있다.
암컷 흰수염고래들은 수컷이 내는 소리를 통해 짝짓기 상대를 고르는데, 수컷들의 몸집이 클수록 공기를 많이 들이마셔 소리를 오래도록 낼 수 있다. 때문에 몸집이 큰 수컷일수록 짝짓기에 유리하게 진화해 왔다.
고래 언어에도 사투리 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 정도로 영리한 돌고래의 경우 약 700 종류의 소리를 낸다. 이는 동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언어능력이다. 하지만 돌고래가 내는 소리를 흰수염고래가 알아듣지는 못한다. 고래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서로 다른 종간에 그 차이가 놀라울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또 같은 종의 고래라도 서식 지역이 다를 경우 서로 다른 소리를 낸다. 예를 들면 같은 돌고래 종이라도 동태평양에 사는 개체와 서태평양에 사는 개체의 언어가 서로 다른 것.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서로 다른 종의 고래들이라 할지라도 자주 마주칠 경우 공통의 언어를 구사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푸에르토리코대 연구진이 지난해 ‘동물행동학’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큰돌고래와 가이아나 돌고래의 경우 평소엔 각기 다른 고유의 소리를 내지만 서식지가 겹치는 지역에서 매일 마주칠 때는 발성 방식을 바꿔 중간 영역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처럼 중간 영역의 소리를 내는 것이 공통 언어로 소통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몸집이 작은 가이아나 돌고래가 자기보다 큰 큰돌고래의 위협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모방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통 언어를 사용하는 케이스는 꿀벌들에게서도 확인된 바 있다. 꿀벌들은 꿀을 발견했을 때 꼬리를 8자로 그리는 것과 같은 춤을 춰서 동료들에게 꿀이 있는 방향과 거리를 알린다.
그런데 호주·중국·독일의 국제연구팀이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아시아꿀벌과 유럽꿀벌을 섞어놓고 연구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언어를 습득해 서로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면 인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예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사바나 원숭이의 언어를 이용해 표범이나 독수리가 나타났음을 알아차린다.
사바나 원숭이는 적이 나타났을 때 경고음을 내는데, 그 적이 누구냐에 따라 소리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사바나 원숭이는 표범이 나타났다는 경고음을 들으면 나뭇가지 끝으로 도망가고, 독수리가 나타났다는 경고음을 들으면 울창한 숲속으로 숨는다.
살인사건 현장에 등장한 개 언어 번역기
동물 언어 번역기를 이용해 살인사건을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지난 2003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는 살인사건 현장에 있었던 4년생 시추와 용의자들을 대질신문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개의 주인(여, 22세)과 그의 오빠 및 약혼남 등 3명이 삼전동 다세대 주택에서 살해당한 뒤 불이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당시 범인이 낸 화재로 집안에 남아 있을 혈흔이나 족적, 지문 등을 비롯해 실마리가 될 만한 단서들이 화재 진압 때 뿌려진 물에 의해 모두 씻겨 나가 버렸다.그런데 경찰은 주요한 단서를 하나 알아냈다. 살해당한 여성이 기르는 개가 있었는데, 사건 후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 더구나 그 개는 아는 사람에게는 절대 짖지 않는데, 사건 당시 개 짖는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이는 개도 알고 있는 사람이 범인이라는 의미였다.
경찰은 전단지 수천 장을 뿌리는 탐문수사 끝에 현장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이웃집에서 그 개를 찾아냈다. 그리고 일본에서 개발된 개 언어 번역기를 동원해 용의자들로 지목된 이들과 대질신문을 시켰다.
하지만 그 시도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개 언어 번역기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사건 후 50일이나 지난 시점이어서 개의 기억력이 너무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2002년 일본에서 개발된 그 개 언어 번역기는 개의 짖는 소리를 분석해 개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주는 장치였다. 개발 당시 일본에서 약 30만 대나 팔린 제품으로서, 개가 짖는 소리를 분석한 다음 그에 해당하는 짤막한 문구를 계기판에 나타내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제작사는 동물행동학 전문가를 동원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애완견들의 울음소리를 약 2천 가지나 상황에 따라 세분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진돗개와 풍산개의 음성분석 데이터를 추가해 우리나라에서도 출시된 이 제품은 개의 소리를 문자가 아니라 인간의 음성으로 직접 들려주는 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버전도 지난 2009년 출시됐다.
바다 속에 사는 포유동물인 고래는 인간의 과도한 포획과 환경 문제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종들이 많다. 만약 미국 연구자들이 개발하고 있는 고래 언어 번역기의 개발이 성공한다면 그들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첫 메시지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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