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RM 푸름이야기] 제7회: 조직 손상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줄기세포
글 :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차혁진 교수
전 세계 3억 5천만부 이상 판매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피콜로는 전투 중에 심각한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 캐릭터의 설정은 꼬리가 잘려도, 저절로 꼬리가 재생되는 도마뱀의 재생 능력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흥미롭게도 도마뱀이나 도룡뇽과 같은 양서류, 파충류의 경우 척추동물에서 보이지 않는 조직 재생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놀라운 조직 재생 능력은 심각한 조직손상이 일어나면, 조직에 살아남은 세포가 스스로 블라스테마(blastema)라고 불리는 줄기세포로 변화하여, 손상된 조직을 이루는 세포로 다시 분화하기 때문입니다. 줄기세포에서 체세포로 변화하는 과정을 “분화”라고 하며 반대로 체세포에서 줄기세포로 변화하는 과정을 “역분화”라고 합니다. 도마뱀의 세포가 조직손상을 받게 되면, 자연적인 역분화가 일어나 조직 재생을 이루는 줄기세포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반면에 사람, 생쥐와 같은 고등생물들은 강제적으로 특정 유전자들을 발현시켜야만 “역분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됩니다.
ⓒ서울대학교
2006년 신야 야마나카 교수는 Oct4, Sox2, Klf4, c-Myc 이라는 4가지 유전자 (이를 야마나카 인자 (Yamanaka factors) 또는 앞 영문 글자를 따서 OSKM 유전자라고 부릅니다)를 강제로 발현시켜 “역분화 줄기세포” 또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연구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내 자신의 세포를 사용하여 내 몸의 모든 세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줄기세포입니다. 이런 유도만능줄기세포의 개발은 환자에 맞는 맞춤형 세포치료의 가능성을 보여 주어 큰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OSKM 유전자를 일시적으로 체내에서 발현시키면 간, 심장, 눈에서 손상된 조직의 재생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노화된 동물의 노화도 역전시킬 수 있음이 다양한 연구 논문을 통해 발표되고 있습니다. 즉 유전자 발현을 통해 강제적으로 체내에서 부분적인 역분화 (partial reprogramming)를 유도하면 조직 재생과 더불어 노화 역전도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이라는 기술이 생물학 연구 부분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는데 특정한 조건 내 조직의 변화들을 각 세포 수준에서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생쥐에서도 조직손상 이후 평소에는 발견되지 않는 재생력을 가진 세포들이 조직손상에 의한 “역분화”에 의해 생성된다는 연구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태아 단계 조직에서 발견되는 유전자들이 성체 조직의 손상에 의해 형성된 “역분화 줄기세포”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관찰됩니다. 현재까지 분명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체 세포들이 역분화를 통해 조직 재생능이 높은 “태아 단계의 세포”의 성질을 획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종류의 줄기세포들은 조직손상 이후 일어나는 조직 환경의 변화로 인해 이미 분화된 세포가 “리프로그래밍”이라는 과정을 통해 “줄기세포 성질”을 획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마뱀의 조직손상 후 재생시키는 블라스테마와 같은 광범위한 재생력을 갖는 세포는 아니지만, 고등동물에서는 진화적으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조직손상에 의한 역분화가 일부 조직에서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이러한 조직손상에 의한 역분화 줄기세포를 조직손상 자극 없이 특정 장기에 자발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노화 또는 질병에 의해 손상, 약화된 장기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해 우리 과학자들은 아주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 이 글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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