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실천적 지식 생산 기능으로 변해야”

웨비나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의 변신 전망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문명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우리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과 공간, 문화, 언론 등 우리 사회 조직에서는 이미 많은 혁신과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금 당장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대학을 비롯해 우리 삶에서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교육은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가 이어지면서 더 강하게 변화의 요구가 밀려오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이미 30년 전에 “2027년이면 대학의 캠퍼스는 유물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코로나로 인해 그 시점이 앞당겨졌고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대학의 변신 어디까지 가능한가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의 변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지난 13일 최종현학술원이 ‘포스트 코로나 문명 대전환’을 주제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온도계가 아니고 온도조절계”라며 “앞으로 대학은 단순히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가 아니라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그동안 대학의 온라인 강의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대학 캠퍼스는 계속해서 필요할까 등과 같은 당면한 문제부터 다음 세대들은 과연 대학에 가야 하나, 대학이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같은 대학의 미래 존재 이유까지 대학의 위기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어 왔다.

마동훈 고려대 교수가 ‘대학의 변신 어디까지 가능할까’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종현학술원 웨비나 영상 캡처

마 교수는 “쓰나미가 지나간 이후에 모습을 드러낸 쓰레기를 어떻게 치우고 도시를 어떻게 재생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대학의 문제들을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전하고 해결할 것인가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 방법론으로 개방과 공유, 연결, 협력, 실천을 키워드로 하는 미래 대학의 모습을 제시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대학은 19세기 이후 근대 대학의 모습이다. 즉 제조업 중심의 일방향적으로 세분화된 대량 지식의 전수가 이뤄졌다. 하지만 미래 대학은 실천적 지식의 생산으로 그 기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

마 교수는 “그동안 대학이 노동과 일을 위한 인력들을 키워내는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 미래 대학의 기능은 공공 행위로,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같이 갈 수 있는 어떤 새로운 지식들을 만들어내고 실천적 지식들을 생산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로 ‘인간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고, 공정하고,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한 테크놀로지의 개발과 보급이라는 실천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MIT 미디어랩의 비전을 들었다. 즉 MIT 미디어랩에서 수없이 많은 것을 만들어내지만, 실천적 가치를 생각할 때 비즈니스 목적도 따라온다는 것이다.

미래 대학, 지식 전수자 아니라 생산자로 바뀌어야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변신해야 할까. 무엇보다 지식의 생산은 물론 문제의 발견과 해결에 있어서도 그 모습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 도그마(dogma)에 대한 주입식 교육보다는 공감의 훈련이 필요하고, 문제를 생산자 중심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혹은 수용자 중심으로 만들어내며 주어진 합의가 아니라 합의의 생산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대학이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야 한다며 마 교수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는 것과 물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가 중시되어야 하고 자기 생존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교육과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현학술원은 13일 ‘포스트 코로나 문명 대전환’을 주제로 웨비나를 열고 코로나 이후 교육을 비롯한 우리 사회 조직의 변화에 대해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종현학술원 웨비나 영상 캡처

이를 위한 변신의 방식으로 문제 중심 학습(Problem-based Learning)과 거꾸로 학습(Flipped Learning), 튜토리얼 학습(Tutorial Learning) 등을 제시하면서 마 교수는 자신이 올해 1학기에 진행했던 온라인 거꾸로 학습과 튜토리얼 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익명으로 2차례 조사된 설문 결과에 따르면 90% 학생이 거꾸로 학습에 긍정적이었고, 튜토리얼 학습도 온라인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학습방이 나뉘어 진행되는 것이 만족적이었다는 답변이 83%에 달했다. 강의 참여 빈도도 높아져 거의 모든 학생이 120분 동안의 학습에 토론이나 채팅을 통해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마동훈 교수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강의가 대학에서 지식을 만드는 방식의 변화에 대한 좋은 실험장이 된 것 같다”며 “미래의 대학이 어디까지 변신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힌트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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