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대학 내 창업교육…학점과 연계해야

[창업교육 현장] 교육・연구・창업 함께 가는 혁신 패러다임

지금 하버드, 스탠포드, MIT, 옥스퍼드 등 세계 주요 대학에서는 창업이 한창이다. 창업 성과도 엄청나다. 스탠포드 대 졸업생을 통해 설립된 기업 매출액이 2조7천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 GDP와 비교해 거의 2배에 이를 정도다.

창업이 늘어나면서 재계 판도도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50대 기업 중 10위권 내에 애플, MS, 구글 등 창업신화를 쓴 업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등 신생업체들 역시 선두권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중이다.

▲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KISTEP 주최로 열린 ‘수요포럼’. 대학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창업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됐다. ⓒKISTEP


반면 한국은 정반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기준) 50대 기업 명단을 보면 재계판도에 큰 변화가 없다. 30위권 내에 미래에셋이 유일한 신생기업일 정도다. 향후 이들 재벌기업들이 한국경제를 책임질 수 있을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진국들처럼 대학 창업 생태계 조성해야

한국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수요포럼을 개최했다. 대학의 혁신 패러다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이광형 KAIST 미래전략대학원장은 “결과적으로 고용없는 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산업구조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술기반 벤처기업을 창업해 기업 활동은 물론 고용창출에 있어 활기를 불어넣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인 대학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육과 연구 활동에만 치중해오던 대학 교육에 창업교육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 KAIST의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 ⓒKISTEP

 교육・연구・창업이 하나가 되는 대학교육 혁신 패러다임이 요구된다는 것. 이를 위해 대학창업이 활성화 돼 있는 선진국들처럼 대학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학 창업 활성화를 위해 이 원장이 요청한 7대 정책제언은 ▲ 창업・기업가정신 교육 활성화, ▲ 대학・교수 평가제도 개선, ▲ 지적재산권(IP) 발굴 및 보호 강화, ▲ 기술평가 및 기술거래 활성화, ▲ 성실실패・연대보증제도 개선, ▲ (대학 창업을 돕기 위한) 창업투자사 전문화, ▲ 스톡옵션제도 개선 등이다.

이 원장은 무엇보다 대학이 나서 “재무관리, 영업 등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함양하고 산학협력 강화,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생이 창업에 대한 소양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면 창업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창업’(가칭)을 부전공으로 신설하는 등 졸업 학점으로 인정할 필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공계는 전문연구요원이라고 해서 병역특례가 많이 있는데, 이 기간에는 창업할 수가 없다”며, “그래서 아이디어가 있어도 창업을 하지 못하거나 대리 대표를 내세워 창업을 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교수의 평가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경우 SCI(과학논문색인)를 거의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논문게재 조건이 오히려 ‘칡넝쿨’처럼 억압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논문보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 창업 쪽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대학창업 활성화위해 금융생태계 조성 시급

김성환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장은 대학에서의 창업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가지고 사회에 나와 너무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창업과 관련해 배울 것이 너무 많아 매우 힘들어 한다는 것.

무엇보다 졸업 예정자 혹은 졸업자인 경우 (학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학점 부담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창업교육을 수행하면서 학점이 부여되는 창업교육과 학점과의 연계 시스템을 요청했다.

연대보증제도 역시 창업을 막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일부 공공기관을 통해 차츰 개선이 되고 있지만 대다수 금융기관들은 아직도 강력한 연대보증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장은 또 대학 내 기술이전 전담조직인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병호 KISTEP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에 벤처기업 수가 3만 개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대부분 생계형 창업이라고 말했다. 기술기반의 혁신형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성공한 대학 창업자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에 대한 신분 보장과 경영 마인드 함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창업자들이 기술에는 강하지만 자금 확보, 마케팅 등에서 매우 취약하다며, M&A(기업 인수·합병)를 통한 미국식의 벤처 비즈니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태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 회장은 “사실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이 매우 중요한데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대학이 매우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인력도 대개 계약직, 비전임직이라는 것. 기술이전 성과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관련 실적도 많아야 연 3억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고자 대학에 기술지주회사가 있지만,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술지주회사 기능을 확대해 영업・기술이전 등에 대한 창업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동우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창업에 실패하면 그것이 곧 ‘인생실패’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프로젝트 중심이 아니라 융자 중심이기 때문이다.

창업이 활성화된 나라의 경우 설사 실패한다 하더라도 ‘프로젝트 실패’로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창업을 위한 금융생태계 조성을 요청했다. 교수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대학 평가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창업을 중요시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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