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방식 이동 장치로 연어 생존율 높인다

인공 구조물 증가로 인한 자연산 개체수 감소 문제 해결

매년 4월 21일이 되면 전 세계 53개국에서 1000여 개가 넘는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가 열린다. 바로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이다. 물고기의 이동권을 보장하여 하천과 해양의 생태계를 보존하자는 차원에서 제정된 기념일이다.

이 같은 기념일까지 제정하며 물고기의 이동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만큼 물고기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하천 및 해양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인 댐이나 보 등이 증가하면서 물고기의 이동을 막는 장애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4월 21일은 물고기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이다 ⓒ World Fish Migration Day

이처럼 생태계 회복을 위해 물고기의 이동권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에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물고기의 이동을 도와주려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 시스템으로는 ‘연어 대포(salmon cannon)’가 꼽힌다.

연어의 이동을 도와주는 연어 대포 개발

하천과 바다를 오가는 대표적 어종으로는 연어가 떠오른다. 먹거리로 연어를 찾는 소비자들은 많아지고 자연산 연어는 줄어들다 보니 양식 연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자연산 연어만큼은 맛있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자연산 연어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하구마다 둑이 건설되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바다로 나가야 하는 새끼 연어도 출구가 막히다 보니 개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혁신적 장치가 바로 연어 대포다. ‘후쉬 이노베이션스 (Whooshh Innovations)’라는 미국의 수자원 관리 전문 기업이 개발한 이 장치는 좁은 관에 물고기를 넣어 멀리 있는 곳이나 높은 곳으로 이송할 수 있다.

연어 대포의 정식 명칭은 ‘후쉬 수송 시스템(Whooshh Transport System)’이다. 원래는 양식장에서 키우는 물고기를 다른 양식장으로 옮길 때, 보다 손쉽게 옮기기 위해 고안된 장치였다.

그러나 자연산 연어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바다에서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연어를 도와주는 용도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연어 대포의 구조와 원리 ⓒ Whooshh Innovations

해당 장치가 연어 대포로 불리는 이유는 연어를 손으로 집어 튜브 입구에 넣으면 마치 대포에 탄약을 장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튜브를 따라가던 연어가 마지막에 튀어나오는 모습이 대포가 발사되는 것과 비슷해서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튜브는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그 속을 지나가는 연어가 빠르게 헤엄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튜브 내 수압도 실제 강 수압과 유사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튜브 안에 들어간 연어는 좁은 곳을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많은 어류 전문가들은 연어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혁신적 방법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하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며칠씩 중노동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당수가 죽기까지 하는 연어들의 수고를 단 몇 초 만에 올라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발사가 공개한 연어 대포의 시연 영상을 보면, 연어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계곡 위로 이어진 튜브를 통해 연어가 순식간에 계곡을 넘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종 자동 분류 시스템 추가로 효율성 향상

최근 연어 대포를 개발한 후쉬 이노베이션스가 기존보다 한 단계 기능이 향상된 후쉬 수송 시스템을 선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상된 기능은 연어 말고도 다른 어종이 연어 대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과 이들 어종을 자동적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기존 연어 대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연어를 인위적으로 생포하여 이를 한 마리씩 튜브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연어를 잡아서 집어넣을 인력이 많이 필요했고, 잡은 후 튜브에 집어넣은 과정에서 상처를 입히기도 하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개선된 연어 대포는 자동 물고기 분류 시스템을 통해 이런 단점을 완전히 극복했다. 자동 물고기 분류 시스템은 물길을 올라가는 물고기를 인식하여 이를 종류별로 분류해 주는 스캐너가 장착되어 있다.

따라서 분류 시스템은 1초에 수십 장의 사진을 찍어 찍힌 개체가 연어처럼 바다에서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어종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어종인지를 분류할 수 있다. 만약 하천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어종이라면 튜브 입구를 자동적으로 막아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능도 추가되었다.

최근에는 연어 대포에 어종 스캔 기능이 추가된 시스템이 개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 marine madness

스캐너에 찍힌 어종이 연어나 이동이 필요한 물고기로 확인되면, 분류 시스템은 이들을 튜브 쪽으로 인도한다. 물고기가 지난 가는 수로를 막고 있던 시스템의 막이 열리면 튜브로 이어지게 된다.

물속을 지나가는 어종의 확인부터 시작해서 이를 분류하고, 이동이 필요한 어종만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모두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 없어서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자동 물고기 분류 시스템은 브리티시컬럼비아에 위치한 프레이저 강(Fraser River)에서 실제로 사용 중에 있다. 이곳은 얼마 전 산사태로 연어가 상류로 올라갈 수 있는 수로가 모두 막힌 곳이다.

또한 일리노이 강에서는 교란 종인 아시아 잉어를 분리하여 제거하는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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