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해류 약화 매우 심각”

역사상 전례 없는 일, 지구온난화 경종

2018.04.12 06:10 김병희 객원기자

따뜻한 물을 북쪽으로 품어올리고 차가운 물을 남쪽으로 내려보내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열 수송시스템의 하나인 대서양의 해류 전복(overturning) 순환이 1000여년 이래 가장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연구팀이 이와 관련한 해수면 온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서양 해류 순환이 20세기 중반 이래 약 15%나 느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1일자 온라인판에 보고됐다. 이 같이 우려되는 관측 결과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다의 온난·냉각 패턴은 지문과 같아”

논문 제1저자인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 레프케 시자(Levke Caesar) 박사과정생은 “우리는 그린란드 남쪽의 바다 냉각과 미국 해안의 비정상적 온난화의 특이한 패턴을 발견했다”며, “이것은 걸프 스트림 시스템으로 불리는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의 둔화 현상을 매우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해류 약화의 지문과 같다”고 말했다.

해류 흐름이 느려지면서 북쪽으로 전달되는 열이 적어지면 북대서양이 광범위하게 냉각되게 된다. 이에 따라 대서양은 지구온난화 추세에서 유일하게 차가워지는 대양이 된다. 이와 동시에 온난한 걸프 스트림은 북쪽으로 이동해 해안과 좀더 근접하게 되고 미국 대서양 해안 북쪽 절반의 물을 따뜻하게 한다.

논문 공저자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연구소 빈센트 사바(Vincent Saba) 박사는 “이 해역은 최근 수십년 동안 대부분의 다른 세계 해양들보다 더 빨리 온난화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해상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특이한 해양 온도 패턴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의 상승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났고, 이 사실은 이번에 실제 측정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남쪽의 따뜻한 물을 북쪽으로 흐르게 하고 다시 차가워진 북쪽의 물을 남쪽으로 운반하는 대서양의 해류 전복 순환 그림. Graphics: Caesar/PIK

남쪽의 따뜻한 물을 북쪽으로 흐르게 하고 다시 차가워진 북쪽의 물을 남쪽으로 운반하는 대서양의 해류 전복 순환 그림. Graphics: Caesar/PIK

해수면 온도 측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확인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의 역학을 조사해 왔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그때마다 인간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반응으로 이 해류의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 현상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지의 여부는 장기간에 걸친 해류 직접측정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불분명했다.

이번 연구를 기획한 포츠담 연구소의 스테판 람스토르프(Stefan Rahmstorf) 박사는 “이제 우리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며,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나온 자료로 구성된 모든 이용 가능한 해수면 온도 데이터 세트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람스토르프 박사는 “측정을 통해 발견한 대서양 해류의 특정 추세 패턴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것과 똑같이 걸프 스트림 시스템의 속도 저하로 인한 결과로 나타났고, 다른 가능한 설명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측정치는 공간 상의 패턴뿐만 아니라 계절적 변화에서도 일치했다.

지구온난화의 광범위한 영향

이 해류 약화는 석탄, 석유, 가스를 태워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야기하는 지구온난화와 연결된 수많은 요인들로부터 발생한다.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은 해수의 밀도 차이에 의해 좌우된다. 즉, 따뜻하고 따라서 좀더 가벼운 물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러가면 점차 차가워지면서 밀도가 높아지고 무거워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더 깊은 해수층으로 가라앉아 다시 남쪽으로 흘러내려온다.

논문 공저자인 마드리드대 알렉산더 로빈슨(Alexander Robinson) 박사는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바다얼음과 그린란드 빙상이 녹아 북대서양 해수를 희석시킴으로써 염분이 줄어들게 된다”며, “염분이 적은 물은 밀도가 낮고 덜 무거워서 바다 속 깊이 가라앉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대서양의 해류 전복 순환 현상이 붕괴될 것인지의 여부는 오랫 동안 논란이 돼 오며 지구시스템의 첨예한 요소로 등장했다. 이번 연구는 이 순환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가 아니라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빈슨 박사는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빨리 멈추지 않는다면 틀림 없이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이 장기적으로 더욱 느려질 것”이라며, “우리는 파괴적일 수 있는 이 전례 없는 과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대서양 해류 순환은 지구 기후 통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심해 순환시스템은 따뜻하고 염분이 많은 걸프 스트림 물을 북대서양으로 보낸다. 이 물은 대기에 열을 방출해 서유럽을 따뜻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후 차가워진 물은 남쪽으로 내려와 남극 대륙으로 이동해 다시 걸프 스트림으로 돌아간다.  CREDIT: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대서양 해류 순환은 지구 기후 통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심해 순환시스템은 따뜻하고 염분이 많은 걸프 스트림 물을 북대서양으로 보낸다. 이 물은 대기에 열을 방출해 서유럽을 따뜻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후 차가워진 물은 남쪽으로 내려와 남극 대륙으로 이동해 다시 걸프 스트림으로 돌아간다. CREDIT: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예를 들면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의 감속이 뉴욕과 보스턴 같은 미국 도시 해안의 해수면 상승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여러 건의 연구가 있다. 다른 연구들에서는 대서양 해수면 온도 변화가 폭풍을 일으켜 유럽의 날씨 패턴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다.

특히 2015년 여름의 유럽 열파는 그해 북대서양에서의 기록적인 추위와 관련이 있다. 이 역설적인 효과는 차가운 북대서양 공기가 공기압 패턴에 영향을 미쳐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유럽으로 유입되도록 촉진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연구 결과, 다른 논문으로 뒷받침돼

이번 연구 결과는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데이비드 소널리(David Thornalley) 박사팀이 ‘네이처’지 같은 호에 발표한 두 번째 논문에 의해 뒷받침되며, 더욱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논문에서 소널리 박사팀은 지난 1600년 동안의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 변화를 재구성하기 위해 해저에 묻혀있는 퇴적물 구성 정보 등을 활용해 지구의 과거 기후를 조사했다. 해저 퇴적물은 이른바 고대기후 대용 데이터로 불리며, 최근의 해류 약화는 적어도 1천여년 동안 전례가 없다는 앞서의 결론을 독자적으로 확인해 주었다.

지하 온도 측정을 통한 간접 증거로부터 추론된 지난 1천년 동안의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 변화는 람스토르프 박사팀이 지난 2015년에 발견한 것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 앞선 연구가 빙하 코어나 나무테와 같은 지표에서 발견된 증거들을 활용한 반면 새 연구는 해양 퇴적물을 기반으로 수행됐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람스토르프 박사는 “여러 증거들이 1950년대 이래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이 약화되고 있다는 일치된 증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극지 가까운 북대서양 냉각, 걸프 스트림의 온난화, 소널리 박사팀의 대서양 해저 지표 아래의 온도 측정 자료 그리고 메인 만(Gulf of Maine)에서의 물 질량 변화를 나타내는 심해 산호에 대한 초기 연구 데이터 등이 그런 증거들이라는 것.

소널리 박사팀의 연구는 또한 대서양 해류 전복 순환의 일부인 라브라도 해수의 심해 흐름이 150년 전 소빙하기 말기의 온난화와 빙하 용융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것은 해류의 전복 순환이 온난화와 담수 유입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담수 유입은 현재 인간에 의한 온난화와 그린란드 빙하 용융 가속화로 다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하에서 측정한 과거 온도 자료로 판단해 보면 150년 전에 일어났던 일은 1950년 이래 주로 발생해 온 화석연료 온실가스로부터 야기되는 온난화 같은, 대서양에서의 전반적인 심각한 열 수송 감소 현상과 관련되지는 않았다. 지구온난화는 인류 문명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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