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는 2백만 명 이상이 폐암 진단을 받는다.
우리나라 국가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에 이어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집계됐다. 2017년도와 비교해 위암과 대장암은 감소했지만 갑상선암과 폐암은 증가했다.
폐암에 걸리는 대부분 사람들은 흡연 이력이 있다. 그러나 폐암 환자의 10~20%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비흡연자의 폐암은 흡연자의 폐암보다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하고, 흡연자의 폐암보다 더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비흡연자 폐암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각 유형에 따른 예방과 치료방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 National Cancer Institute
비흡연자 폐암 원인 지금까지 확실히 몰라
그러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폐암에 걸리는 것일까. 비흡연자들이 폐암에 걸리는 원인으로 간접 담배 연기나 라돈, 대기 오염 및 석면에 대한 노출 같은 환경적 위험요소, 이전에 앓았던 폐 질환 등으로 일부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이런 대부분의 비흡연자 폐암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다 .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와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 연구팀은 흡연 이력이 없는 사람들의 폐암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통해, 대부분의 비흡연자 폐암이 자연적 과정에 따른 돌연변이 축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6일 자에 발표된 이 연구는 흡연 이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서 폐암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미스터리 해결에 도움이 되는 한편, 더욱 정확한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NCI 통합 암 역학 분과 마리아 테레사 랜디(Maria Teresa Landi) 박사는 ”우리가 관찰한 것은 비흡연자 폐암에도 뚜렷한 분자적 특성과 진화 과정을 지닌 폐암의 다른 하위 유형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런 아형에 따라 서로 다른 치료법을 개발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양 조직 유전체 분석해 특징 찾아내
연구팀은 이번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 비소세포 폐암 진단을 받은 232명의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주로 유럽계)들의 종양 조직에 대한 전유전체 시퀀싱을 실시해, 유전체 변화를 특성화하고 이를 정상 조직의 유전체와 비교했다.
연구 대상 종양에는 폐암에서 가장 흔한 유형인 189개의 선암종(adenocarcinomas), 36개의 유암종(carcinoids), 기타 다양한 유형의 7개 종양이 포함됐으며, 환자들은 아직 치료를 받지 않았다.
연구팀은 잘못된 DNA 복구 또는 산화 스트레스 같은 자연적 활동이나 발암 물질 노출로 인한 손상 같은 특정 돌연변이 과정과 관련된 돌연변이 패턴인 돌연변이 특징(signatures)을 찾기 위해 종양의 게놈을 조사했다.
말기인 폐암 4기 상태 그림. © Cancer Research UK
돌연변이 시그너처는 돌연변이 축적에 이르는 종양의 활동 보관소처럼 작용해 암 발병 원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일부 시그너처에는 알려진 원인이 없지만 알려진 돌연변이 시그너처의 카탈로그가 존재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비흡연자 종양 게놈 대부분이 내인성 과정, 즉 신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자연적 과정으로 인한 손상과 관련된 돌연변이 신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표본 크기가 작아 간접적인 담배 흡연이 비흡연자의 폐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찾아내지는 못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세 가지 새로운 폐암 아형 밝혀내
이 게놈 분석에서는 비흡연자 폐암의 세 가지 새로운 아형(subtypes)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종양의 노이즈 수준, 즉 게놈 변화의 수를 바탕으로 각각 음악적인 이름 붙였다.
먼저 우세를 보인 ‘여리게(piano)’ 아형은 돌연변이가 가장 적었고, 새로운 세포 생성에 관여하는 전구 세포 활성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형은 수년 동안에 걸쳐 매우 천천히 성장하며, 암을 일으키는 많은 다양한 드라이버 돌연변이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하기가 어렵다는 것.
이어 ‘조금 강하게(mezzo-forte)’ 아형은 특정 염색체 변화와 함께, 폐암에서 흔히 바뀌고 빠른 종양 성장을 보이는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 EGFR 변이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강하게(forte)’ 아형은 흡연자의 폐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유전체 배증(whole-genome doubling) 현상을 나타냈다. 이 아형의 종양도 빠르게 성장한다.
랜디 박사는 “우리는 이 아형들의 예방과 치료에서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택할 수 있을지를 구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느리게 성장하는 ‘피아노’ 아형은 치료가 덜 어려울 때 임상의에게 이런 종양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메조-포르테’와 ‘포르테’ 아형은 암을 일으키는 주요 드라이버 돌연변이가 적기 때문에 단일 생검(biopsy)으로 식별해 표적 치료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는 것.
랜디 박사는 “이번 분석은 비흡연자의 폐암에 이질성 혹은 다양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채녹(Stephen J. Chanock) NCI 암 역학 및 유전학 부문장은 “종양의 유전체 특성에 대한 이번의 탐정식 조사는 여러 암 유형 발견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312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나사 풀림 위험을 감지하거나 내·외부 물리적 변형 요인을 구분할 수 있는 지능형 금속 부품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팅 적층제조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인지 가능한 스테인리스 금속 부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과 증강현실 융합기술로 금속 부품 단위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현했다.
원자력발전소의 배기가스나 산업체·병원 등에서 유출될 수 있는 극위험물질 '방사성 요오드'를 고습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황영규·홍도영 박사 연구팀은 현재 쓰이는 탄소계 흡착제보다 280배 높은 방사성 요오드 제거 성능을 보이는 다공성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홍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과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김용현 교수 연구팀이 수천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난제 가운데 하나인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전하가 이동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찰전기의 작동원리를 찾아냈다. 마찰전기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현상이 마찰열과 전기적 성질을 띠는 대전현상인데, 연구팀은 마찰전기를 '마찰열에 따른 대전현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미시적 열전효과(열과 전기의 상관 현상)에 주목했다.
한국의 첫 지구 관측용 민간 위성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그룹의 '세종1호'(Sejong-1)가 한국 시간 26일 오전에 궤도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한컴에 따르면 세종1호는 발사 후 예정된 궤도에 안착했으며,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11분에 지상국과의 교신이 성공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궤도 진입의 성공이 확인됐다.
종양 내부에 발생하는 저산소증만 감지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신개념 조영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 박사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세슬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종양의 저산소증에 반응해 신호를 내는 감응성 바이모달(MRI·광학 혼합) 이미징 프로브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대응해 필수적인 AI 기술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지능과 3대 전략 기술'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보호·육성해야 할 AI 기술로 ▲ 지능형 반도체 ▲ 자율무기 ▲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등 3가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