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우주여행 시대를 열기 위해 민간 우주기업들이 잇달아 우주선을 발사하면서, 경이로움의 대상이었던 우주가 이제는 서서히 친숙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우주여행은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달이나 화성 같은 천체를 사람이 탐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과 산소다.
물이나 산소를 행성 현지에서 구하지 못하면 우주탐사는 불가능하다 ⓒ wikimedia
현재의 첨단 과학기술로도 물과 산소를 인위적으로 장시간 만들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실제로 가장 먼저 시도되었던 화성 정착 프로젝트인 ‘마스원(Mars One)’도 승무원들의 호흡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중단된 바 있다.
최종 선발된 승무원들의 숫자를 24명으로 가정하여 모의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지구 출발 68일 만에 질식으로 사망하는 첫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가까스로 화성 현지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승무원들은 더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위성이나 행성 현지에서 물과 산소를 조달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고, 그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달의 토양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꼽힌다.
레골리스에서 산소와 물 추출 실험 진행
달 토양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제일 먼저 개발하기 시작한 기관은 유럽우주국(ESA) 산하의 우주연구기술센터(ESTEC)다. 센터 연구진은 현재 달에서 확보한 물질인 ‘레골리스(regolith)’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레골리스란 달이나 행성, 또는 소행성 같은 천체들의 표면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퇴적층을 의미한다. 흙과 먼지, 그리고 부서진 돌가루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달 표면에 쌓여있는 미세한 흙먼지를 지칭할 때 레골리스라고 한다.
달 표면에서 레골리스를 채취하는 모습 ⓒ NASA
중요한 점은 레골리스의 약 40~45%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물론 지구처럼 대기 중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규소와 같은 원소와 결합하여 암석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고체 형태로 존재하는 산소를 모두 고려하면 달의 산소량은 상당히 풍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규소와 산소가 결합된 실리콘 및 철과 산소가 결합된 철산화물이 레골리스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만 생각하면 달의 어디를 가더라도 추출기로 산소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공개 시연회를 통해 현지에서 산소 추출 가능성 확인
이탈리아의 밀라노폴리테크닉대와 우주시스템 기업 OHB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그동안 ESA의 지원을 받아 ESTEC 연구진과 함께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연구를 추진해 왔다.
사실 실리콘이나 철산화물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작업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섭씨 1,600℃ 이상의 높은 열을 가하면 산소는 결합된 원소들과 분리된다. 문제는 산소를 분리하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는 점이다.
지구가 아닌 외계의 위성이나 행성에서 이렇게 장시간 높은 열을 가해서 산소를 분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가령 달이나 화성 등에 기지가 건설된다면, 그런 소규모 기지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작고 효율적인 산소 추출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이같은 문제로 인해 연구진은 현실적인 산소 추출 시스템에 대해 다른 시각에서 검토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수소와 메탄을 레골리스와 혼합한 후에 섭씨 1,000℃에서 가스화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레골리스를 모사한 토양혼합물(좌)와 산소가 추출되고 남은 금속 혼합물(우) ⓒ Glasgow.edu
이 방법은 레골리스를 1000℃ 정도에서 가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고온에 의해 기화된 레골리스는 먼저 촉매 변환기와 콘덴서에서 물이 분리되고, 분리된 물을 전기분해하면 산소가 나오게 된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통해 15시간 정도 추출하면 75%를 얻을 수 있었고, 50시간 정도를 추출하면 96%의 산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금속 성분이 풍부한 부산물을 얻을 수 있는 점도 확인했다.
공동 연구진은 최근 시연회를 통해 레골리스를 그대로 모사한 토양을 대상으로 공개 실험을 거쳤고, 물과 산소를 얻는 데 성공했다. 물론 물과 산소의 일정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율을 높이는 연구가 필요하지만, 일단 달이나 화성 같은 행성에서 물과 산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해당 연구의 책임자인 밀라노폴리테크닉대의 ‘미첼 라바그나(Michèle Lavagna)’ 교수는 “효율적으로 물과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야 우주 탐사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하며 “그런 점에서 달은 향후 추진할 우주탐사의 테스트 장소로 적합하다”라고 밝혔다.
라바그나 교수의 설명처럼 레골리스에서 물과 산소를 얻는 기술은 달은 물론 화성 같은 다른 행성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천문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에 갈 길이 멀지만, 관련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충분히 현지에서 산소와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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