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자랄 수 있는 표토
표토(Regolith)는 행성 내의 암석을 덮고 있는 불균일한 겉흙(topsoil)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대략 토양의 상부 5cm에서 20cm 정도를 덮고 있는 흙으로 먼지 및 부서진 돌조각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많은 유기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기에 생물학적으로 활발하게 토양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이 때문에 지구의 표토에서는 식물이 자라나며 식물에게 각종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있다.
지구의 표토가 아닌 다른 표토에서 식물이 성장할 수 있을까?
표토는 우리 지구뿐 아니라 달이나 여러 행성, 소행성, 혜성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구가 아닌 다른 환경의 표토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최근 플로리다 대학(University of Florida)의 연구진은 달 토양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 실험을 진행했으며 연구의 결과가 Communications Biology 저널에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달 표면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으며 위 식물에 “탐험의 꿈(stuff of exploration dream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달의 토양에서 식물 재배를 실험해보고 있는 안나-리사 폴 박사와 롭 펄 박사 ⓒ UF/IFAS photo by Tyler Jones
연구진은 먼저 아폴로 11호와 12호(1969년), 아폴로 17호 (1972년) 등의 세 아폴로 임무 중 수집된 달의 토양 총 12g(약 1 테이블스푼 분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각 토양을 1g 용기에 분할하여 애기장대 (배추, 무와 함께 십자화과에 속하는 쌍떡잎식물: Arabidopsis thaliana) 씨앗을 심으며 각각의 토양에 물, 빛 및 영양분 등을 추가로 첨가했다. 참고로 애기장대는 유전 코드가 완전히 밝혀져 있기 때문에 식물 과학실험에서 널리 사용된다. 또한 대조군으로 달의 토양과 유사한 물질인 화산재에 같은 씨앗을 심었으며 최소 48시간 정도 지켜보았다.
실험이 시작된 후 16일차에 달의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이 스트레스받고 있음이 나타났다. ⓒ UF/IFAS photo by Tyler Jones
연구진은 두 그룹 모두에서 식물이 성장함을 확인했지만, 며칠 후 달 토양의 식물이 화산재 안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에 비해서 발육이 저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서 달 토양 안에서 식물이 적당량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연구의 공저자 중 한 명인 롭 펄 박사(Dr. Rob Ferl)는 위 결과가 달의 토양이 식물 발아 관련 호르몬 및 여러 신호들을 완전히 방해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또한, 위 결과에 관해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달 토양 안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긍정적인 결과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이용하여, 식물이나 작물이 달의 토양에서 잘 자라며 호르몬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개선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의 달 탐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위 연구와 실험 자체는 매우 간단했지만, 연구진은 위 토양을 얻기 위해서 11년 동안 3번 이상의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힘들게 시작된 위 연구의 결과는 먼 미래에 사람들이 달에서 거주하며 식량을 재배할 때 물의 생산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달의 모습 ⓒ NASA
이처럼 연구진은 그들의 발견이 미래의 달 탐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서, 우주인들 스스로 식량을 재배할 수 있게 되면 지구에서의 직접적인 공급이 필요 없게 되며 이는 결국 인간의 문명 이동 방식에 큰 힌트를 가져다줄 수 있다.
펄 박사는 단순히 며칠 동안의 여행이 아닌 문명 자체를 이동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에는 가장 먼저 농업을 고려해야 하기에 위 연구의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주에서 식량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우주인들이 공기를 정화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깨끗한 물을 생산하고 싶을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식물의 성장 능력
하지만 지구의 식물이 ‘달 환경과 유사한 모의실험’이 아닌 실제 달에서 어떻게 성장할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위 실험은 달의 토양과 비슷한 환경을 갖추었지만, 미처 파악하지 못한 다른 변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달은 지구에 비해서 극도로 건조하다.
이에 따라서 식물의 성장 능력이 완전히 달라질 수가 있다. 연구팀의 또 다른 공저자이자 원예학 연구 교수 안나-리사 폴 박사 (Prof. Anna-Lisa Paul) 역시 위 토양이 지구 상의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서 특유의 성질 중 일부를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달의 클라비우스 크레이터(Clavius Crater) 모습 ⓒ NASA/USGS
위 의문은 수년 내로 해결될 전망이다. 미 항공 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우리나라도 참여 예정)이 계획되어 있으며 일본과 중국도 수년 내에 달 탐사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인 달 탐사가 다시 시작되면 저마다의 환경에서 각각의 토양 성분 비교 분석이 가능해진다.
비교 분석이 진행되면 지구의 토양이 왜 식물의 성장에 이상적인지, 또 다른 우주의 환경과 어떻게 다른지 밝혀질 수 있기에 플로리다 대학 연구진의 결과는 식물의 성장 능력에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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