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물 찾는 탐사로봇, 어디에 착륙하나?

착륙지점으로 노빌크레이터 유력… 우주탐사 거점으로 활용

화성이나 소행성이 우선이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 방향이 한동안 뜸했던 달에 다시 집중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달에 다시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달의 남극 지역 ⓒ NASA

이 프로젝트는 지난 1972년 미국의 탐사선인 아폴로 17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 50여 년 만에 재개되는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또한, 2년 뒤에는 탐사 로봇을 달의 극지로 보내 물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물이 발견되면 달을 우주탐사 거점으로 활용 가능

지금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달에서 물은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도 지구처럼 남과 북의 극지방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남극의 ‘영구음영 지역’이 얼음이 있을 것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곳이다. 영구음영 지역은 운석 충돌로 움푹 파여있는 장소를 가리킨다.

얼음을 발견하다 하더라도 과연 사람이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이 될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물의 존재 여부를 발견하기 위해 NASA가 노력하고 이유는 바로 달을 우주 탐사의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계획 때문이다.

물은 유인 우주탐사에 있어 필수적인 물질이다. 탐사 대원들의 생존에 필수적이기도 하지만,  산소와 수소로 분리하여 로켓 연료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이 위성이나 행성에 존재하지 않으면, 지구에서 가져갈 수밖에 없다.

달의 남극지역에서 물을 찾고 있는 바이퍼의 상상도 ⓒ NASA

문제는 물이 너무 무겁다는 점이다. 가령 오랜 시간이 걸리는 행성탐사를 하려면 승무원들이 사용할 물을 우주선에 실어야 하는데, 그렇게 많은 물을 싣고 지구 중력을 벗어나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구가 아닌 달에서 물을 조달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력에서도 자유롭고 거리적으로도 더 유리한 달을 우주탐사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더 효율적인 우주탐사가 가능해진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달에서 물을 발견하고자 애쓰는 또 다른 이유로는 달에 있는 물이 지구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탄생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지질학적 활동이 일어나면서 탄생 초기의 역사가 사라졌지만, 달은 그런 지질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태고의 신비가 고스란히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NASA 연구센터의 연구원이자 행성 과학자인 ‘아리엘 도이치(Ariel Deutsch)’ 박사도 “달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물은 지구를 포함하여 태양계가 어떻게 시간을 통해 진화해 왔는지에 대해 많은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탐사로봇의 착륙지점은 노빌크레이터

NASA가 오는 2023년 발사를 목표로 달의 영구음영 지역에 투입하는 탐사로봇의 이름은 ‘바이퍼(VIPER)’다. 골프 카트 정도의 크기이지만, 다양한 계측장비와 실험장비들이 장착되어 있어서 무게는 350kg에 달한다.

바이퍼는 달에 착륙하는 대로 약 100일간 물을 찾아 돌아다닐 예정이다. 그리고 여러 분화구 중 한 곳을 골라 표면과 지하의 얼음을 조사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달에서 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게 되면 호흡할 때 필요한 공기를 현지에서 공급받을 수 있으며, 로켓 연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NASA는 연구실에 달 표면과 비슷한 인공 지형을 만들어 바이퍼에 부착하는 조명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햇빛이 거의 없는 극지방인 만큼, 로봇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강력한 성능을 가진 조명장치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조명장치 말고도 바퀴로 이동하는 바이퍼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형에 적응할 수 있는 테스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운석이 충돌한 구덩이와 유사한 지형을 인공적으로 조성하여 실전에 대비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이퍼에는 1m 길이의 드릴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드릴을 통해 달의 지표를 굴착하면서, 지하에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얼음의 존재 여부를 직접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드릴로 달 지하에 있는 얼음의 존재를 규명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NASA

달 표면의 얼음은 레골리스(regolith) 밑에 깔려 있거나 혹은 섞인 형태이기 때문에 표면만 조사해서는 얼음의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힘들다. 따라서 드릴로 땅속을 굴착해봐야 존재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NASA 측의 생각이다. 레골리스란 달이나 행성 등에서 발견되는 먼지와 흙으로 이루어진 물질을 가리킨다.

바이퍼의 핵심 임무가 달에서 물과 얼음을 발견하는 일인 만큼, 착륙 장소를 선정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NASA는 그동안 바이퍼 개발과는 별도로 탐사 로봇이 착륙할 장소를 찾는 일에 집중해 왔다.

NASA의 발표에 따르면 바이퍼의 착륙 예정지를 정하면서 네 가지 중요한 기준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첫 번째는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어야 하고, 두 번째는 탐사로봇이 돌아다니기에 적합한 지형이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탐사로봇의 에너지 확보를 위해 태양 빛을 받기 쉬운 지역이 필요했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지구와의 통신이 원활한 지역이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NASA는 바이퍼의 착륙지점을 노빌크레이터(Nobile Crater)로 정했다. 노빌크레이터는 약 93㎢ 정도의 넓이를 지닌 분화구로서, 바이퍼는 착륙 후 이곳을 거점으로 전진하며 얼음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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