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 불변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는 지구의 깊은 곳을 연구하는 지질학자에게 좋은 연구 대상이다. 대부분의 다이아몬드는 지하 150~200㎞의 지각층에서 순수한 탄소가 극도의 고열과 압력을 받아 형성된다.
이처럼 지구의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킴벌라이트라고 불리는 푸르스름한 암석 안에 들어 있다가 화산 분출 등에 의해 지표면으로 올라온다. 그런데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가끔씩 주변 물질까지 결정 구조 안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다이아몬드에 갇힌 액체를 분석해 탄생 시기와 조성 당시의 화학적 조건들을 알아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Yaakov Weiss
이런 이물질을 포함한 다이아몬드는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지질학자에게는 맨틀의 다양한 정보를 지닌 좋은 샘플이 되는 셈이다.
특정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 시대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가두어진 이물질이 고체이기보다는 액체일 때가 훨씬 더 유리하다. 고체는 다이아몬드와 동시에 형성되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데 비해 포획된 액체는 다이아몬드와 함께 형성되는 실제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이 같은 다이아몬드에 얽힌 두 가지의 오랜 퍼즐을 푸는 방법을 고안해 주목을 끌고 있다. 두 가지 퍼즐이란 액체가 함유된 다이아몬드의 나이와 탄생 당시 재료의 화학적 조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히브리대학의 부교수이자 미국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의 연구원인 야코프 와이스(Yaakov Weiss)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구의 깊은 곳과 대륙의 역사에 대한 의문 중 일부를 풀어주고 있다”라며 “이러한 액체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연대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거대 산맥 형성 시기와 일치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독점 공급업체 드비어스사가 설립한 남아프리카의 킴벌리 광산에서 나온 10개의 다이아몬드를 대상으로 내부에 갇힌 액체의 연대를 조사하기 위해 방사성 토륨 및 우라늄의 흔적과 이들의 붕괴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 동위원소인 헬륨-4에 대한 비율을 측정했다. 또한 연구진은 헬륨 분자들이 다이아몬드로부터 유출될 수 있는 최대 속도를 알아냈다.
그 결과 연구진은 그 다이아몬드들이 형성된 세 가지 뚜렷한 시기를 확인했다. 이 모든 과정은 분리된 암석 덩어리에서 발생했으며, 이후 오늘날의 아프리카로 통합되었다.
가장 오래된 다이아몬드의 형성 단계는 26억년에서 7억년 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 당시의 액체 함유물은 탄산염 미네랄이 매우 풍부한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또한 이 기간은 지표면에 거대한 산맥이 형성되는 시기와 일치했으며, 암석들이 충돌과 함께 뭉쳐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이아몬드의 다음 형성 단계는 아프리카 대륙이 계속해서 재정렬하는 5억 5,000만년에서 3억년 전의 시기에 걸쳐 있었다. 이때 액체 함유물은 실리카 광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었는데, 이는 지하 상태의 변화를 나타낸다. 이 시기는 또 다른 주요 산맥의 형성과도 겹친다.
가장 최근의 형성 단계는 1억3,000만년에서 8,500만년 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는 액체 구성이 바뀌어 나트륨과 칼륨을 포함하는 염분 화합물이 풍부했다. 이는 다이아몬드를 형성한 탄소가 지구 깊은 곳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해저에서 나온 것임을 의미한다.
다이아몬드도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가장 오래된 시대와 가장 최근 시대의 액체를 함께 가둔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래된 결정에 새로운 층이 추가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데, 개별 다이아몬드도 오랜 기간에 걸쳐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이 이번에 연구한 모든 다이아몬드는 아프리카 대륙이 현재의 모습을 갖출 무렵 킴벌라이트의 분출에 의해 지표면으로 운반됐다. 이러한 분출의 굳은 잔해는 1870년대에 발견되어 유명한 드비어스사의 광산이 되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들을 분출하게 만든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에서 분석 작업을 하고 있는 야코프 와이스 박사. ©Kevin Krajick(Earth Institute)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 등의 과학자가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10억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지질학적 사건들뿐만 아니라 행성 진화에 대한 일부 의문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코프 와이스 박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새로운 분석 방법이 호주, 브라질, 캐나다 북부, 러시아 등 전 세계의 다른 다이아몬드 생산지에도 적용돼 이들 지역의 오래된 역사와 대륙이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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