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카운트다운②] D-6 | 항행 중 업적, 궤도기술과 최초 달 공전 사진
달 궤도에 진입한 다누리는 달로 향하는 여정 중 달과 관련한 여러 특별 임무를 수행했다. ©nasa.gov
다누리의 오랜 여정이 끝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누리는 12월 17일 달 궤도에 도달해 마침내 ‘달 궤도선’이 되었으며, 안착 여부는 다가오는 29일 결정될 예정이다.
다누리는 달을 향한 여정 중 세계 최초로 달의 지구 공전 사진을 촬영하는 등 여러 특별 임무를 수행하며, 기술력과 성능을 수차례 검증했다.
사실상 다누리의 모든 항행과정이 한국의 우주궤도 기술을 입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누리가 채택한 ‘탄도형 달 전이(WSB/BLT)’ 궤도는 궤도 설계 난도가 무척 높다. 1987년 처음 제안됐음에도 2022년 다누리를 제외하면 해당 궤도를 채택한 우주선은 극히 드물다. 1990년 일본의 히텐, 2011년 미국의 그레일, 2022년 6월 캡스톤이 전부다.
지구를 중심으로 본 다누리의 항로(탄도형 달 전이궤도)와 행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애초 다누리는 지구 궤도를 여러 차례 돌다 서서히 달로 향하는 ‘위상 전이 궤도’를 이용하려 했으나,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업 과정에서 다누리에 탑재체가 추가되며 무게가 무거워졌고, 연료를 비교적 적게 사용하는 탄도형 달 전이궤도로 변경하게 되었다.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해 연료를 25%가량 아낄 수 있으나, 매우 정밀한 항법 기술이 필요하다.
다누리가 기존에 계획했던 위상 전이 궤도, 비교적 단기간인 한 달가량을 소요해 달에 도달하는 계획으로, 궤도 설계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90년대 전후로 우주개발에 나선 국가 중, 우리나라처럼 발사체(누리호)와 달 탐사선을 동시에 개발한 나라가 없다.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외국으로부터 ‘자체 발사체 없이 우주 탐사에 도전해 의미 있는 결과를 내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일전에도 다누리는 지난 8월 26일과 29일에 지구로부터 약 130만km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와 달을 한 장에 담은 사진을 보내왔다. 지구중력을 벗어난 우주에서 지구와 달을 함께 담은 최초의 사진으로, 다누리 고해상도카메라 LUTI(Lunar Terrain Imager)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본래 다누리 고해상도카메라의 임무는 임무궤도인 달 고도 100km에서 달 표면을 정밀 촬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누리가 그보다 1만 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지구와 달을 촬영한 것은 성능검증 면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다누리에 탑재된 고해상도카메라의 (위) 주요 임무와 (아래) 상세 모습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 고해상도카메라는 두 대로 구성된 최대해상도 2.5m 카메라로, 관측 폭 10km 범위를 촬영할 수 있다. CCD 외의 반사경과 렌즈 등 주요부품의 조립과 정렬 모두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다누리는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한 달간 매일 오전 11시 30분 지구와 달의 공전을 촬영했다. 지구로부터 최대 155만km(약 146만~154.8만)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됐으며, 가운데의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작은 점(달) 31개의 모습을 담았다.
다누리가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일 촬영한 지구-달 공전 사진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 중 9월 24일에는 달이 지구 위를 가로질러 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했다. 10분 간격으로 15회 촬영해 생생한 현장을 담았다.
다누리가 2022년 9월 24일 연속촬영한 지구-달 사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다누리가 보내온 달과 지구의 모습은 어떻게 세계 최초의 촬영이 될 수 있었을까? 이제까지의 무수한 탐사선은 왜 이런 사진을 보내오지 못했을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최초’의 업적을 달성한 비결로 ‘최적의 촬영 조건과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우선은 모든 촬영의 필수요소인 ‘조명’이 좋았다. 다누리는 바로 달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태양 쪽(라그랑주 포인트 L1)으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경로로 항행했다. 따라서 다누리의 시야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와 달이 태양 빛에 반사돼 환하게 보인다. 그 덕에 높은 퀄리티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고, 이런 면에서 지금까지는 촬영 조건이 맞는 탐사선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촬영 피사체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 요인이다. 촬영 기간 한 달 동안 다누리는 지구나 달로부터 거리 변화가 크지 않아 거의 비슷한 시야와 구도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약 150만 km의 거리를 유지하며, 최대 거리 변화는 5만 km, 즉 3%가량에 지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촬영 기간 중 다른 중요하거나 급한 일정이 예정돼있지 않았다. 다누리의 2차 궤적수정기동은 9월 2일, 그 다음 기동이 11월 2일로 계획되어 있어 촬영 기간(9월 15일~10월 15일) 동안에는 안정적으로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만약 궤적수정기동처럼 다른 급하거나 중요한 일이 있었다면 한 달 내내 공전을 온전하게 촬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보내온 사진을 통해 거의 유사한 지점과 시점에서 한 바퀴 공전하는 모습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고난도비행에 한국 첫 달탐사라는 부담까지 더해져, 발사 전에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못했다. 8월 26일 성능 시험 용도로 촬영을 해봤고, 시스템 성능이 기대 이상으로 확인되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더 의미 있는 임무’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온 끝에 연구원들은 “우리가 상상 속에서 혹은 그래픽으로만 보던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모습을 실제 사진으로 찍어보자”고 결정했고, 이렇게 단순 카메라 성능 테스트는 다누리의 ‘특별 임무’가 됐다.
자세제어기동 중에도 마치 ‘스테디캠’처럼 정밀한 촬영 성능을 보여 준 다누리는 한국의 축적된 위성기술, 정밀한 자세제어, 카메라 성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지난 17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한 다누리는 오는 29일 안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누리의 임무 궤도와 달까지의 항로(태양중심)를 나타낸 모습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는 2023년 신년 1월부터 1년간 달 상공 100km의 원 궤도를 돌면서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누리가 한국에 ‘7번째 달 탐사국’이란 명예를 송년 선물로 안겨주는 셈이다.
한국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달 착륙선 개발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2030년대 초까지 1.5톤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개발, 달 표면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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