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지도 기술의 혁명

KIST 김진현 박사팀, 뇌 신경망 지도화 기술 개발

▲ 연구설명그림 : 분자 녹색형광물질이 신경세포(presynaptic)와 신경세포(postsynaptic)를 연결하는 시냅스를 빨리 찾는다 ⓒ김진현


뇌는 발견하지 못한 것들로 가득 찬 먼 우주와 같다.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극소수이듯, 뇌도 그렇다.

뇌가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1천 억 개의 신경세포 뉴런과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고리인 1천 조(兆)개의 시냅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개수는 세포마다 다른데 많게는 4만개의 시냅스가 연결되어 있다.

뇌 안의 신경세포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받음으로써 감정, 학습, 기억, 행동, 판단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성은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데 주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지난 한 세기동안 수많은 신경과학자들의 연구과제였다. 

지렁이 신경망 지도화에 20년 걸려

이런 이유로 국내 연구진이 포유동물 뇌의 신경망을 지도화 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더욱 반갑다.

지난 7일(수)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기능커넥토믹스 WCI센터 김진현 박사팀이 미국 Janelia Farm Research Campus(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신경망 맵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어떤 이는 인간이 아닌 포유류의 신경망을 지도화하는 기술이란 점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가는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Sydney Brenner 박사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300여개의 신경세포를 갖고 있는 선충(지렁이, C. elegans)의 신경망을 전자현미경으로 지도화하는데 20년이 걸렸다.

그런데 김진현 박사팀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았다. 20nm(나노미터) 간격의 시냅스를 광학현미경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mGRASP(mammalian GFP Reconstitution Across Synaptic Partners, 포유동물 뇌 신경세포간 녹색형광물질의 재건) 기술을 개발한 것. 이 기술을 이용하면 포유류의 신경망 지도화를 빠른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완벽한 인간신경망 뇌지도 가능해

7일, 이번 연구 성과를 이뤄낸 김진현 박사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 포유류 신경망 기술개발에 성공한 김진현 박사 ⓒ김진현

– 포유류의 뇌신경망을 보다 빨리 지도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들었다. 이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가?

“아직 동물 뇌신경망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인간에게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이번 연구는 동물의 뇌 신경세포의 연결성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기술이다.”

– 뇌지도하면 뇌해부도도 떠오르고, 뇌의 각 부분이 담당하고 있는 감각을 표시한 펜필드 뇌지도 등도 떠오른다. 이런 지도와 신경세포 망을 그린 뇌지도는 어떤 차이가 있나?

“뇌지도는 형태상으로는 거의 완성되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뇌신경망 지도는 거의 만들어진 게 없다. 뇌에서 신호가 어떻게 이뤄지느냐를 밝힌 지도가 없다. 신경세포간의 연결성을 알아야하는데 그것이 어렵다.” 

– 뇌를 연구하는 WCI센터에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조금 의아했다. 박사님의 전공은 무엇이고 왜 이런 기술에 주목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나는 원래 분자생물학을 전공했다. 우리 연구소는 두 가지 방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나는 신기술 개발, 또 다른 하나는 뇌의 기작(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것이다. 뇌연구는 기술이 따라주지 않아서 불가능한 연구가 많다. 이번처럼 신기술 개발은 기존 기술로 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하게 해준다.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 새로운 문을 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신경망을 포함한 완벽한 뇌지도가 언제쯤 완성될 것으로 보나?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이렇게 반문한다. 휴대폰이 개발 되었을 때 동영상 통화를 언제할 수 있었는지 알았냐고? 15년이 걸릴 수도,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뇌에 관한 신기술개발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학자들이 뇌연구를 하고 있어 2년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신기술 개발이 중요한 거고, 현재 함께 연구할 신경과학에 관심있는 연구원들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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