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은 직업을 정해 노가다를 하는 RPG입니다. 어떻게 하냐면요.. 어, 이상하다. 왜 안되지? 아깐 됐는데… ”
“야, 무기에 맞았는데 캐릭이 왜 안죽어. 저거 치트키* 아냐?” “하하호호낄낄” (* 치트키: 컴퓨터 게임에서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키 또는 속임수)
“오, 게임 멋진데? 넷마블에서 취직하라고 연락올 것 같아.”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상정중학교 스마트실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말소리,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발표를 하는 학생은 수줍은 듯 어색하게 첫 마디를 꺼내지만 친구들의 호응과 선생님의 격려로 이내 자신감을 얻는다. 발표를 듣는 이들은 친구가 만든 작품에 신기해하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저마다의 관심을 드러낸다.
이 날은 지난 1학기동안 상정중학교에서 동아리수업으로 진행한 ‘2017 미래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마지막 날이다. 수업에 참여한 16명의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내용으로 만든 자신만의 SW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혼자서 혹은 둘이 짝을 지어 총 10개의 작품이 탄생했다. 남학생들이라 그런지 대부분 게임을 만들었고 퀴즈 프로그램과 악기 연주 프로그램이 그 와중에 독특했다.
1학년 변정민군이 발표한 게임은 제시된 캐릭터 사진을 보며 이름을 맞추는 프로그램이다. 초급, 중급, 고급, 최상급 등 4레벨로 구성했는데 초급은 도라에몽, 유재석 등 금새 알 수 있었지만 중급은 사진을 봐도 알쏭달쏭 쉽지 않았다. 고급은 얼마나 어려울까 궁금했는데 “개발기간이 짧아 완성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안준은, 안준석 쌍둥이 형제는 오아시스를 찾아서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전갈을 피해 오아시스를 여행하는 게임인데 전갈을 피해도 점수가 올라가지 않아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전준형, 조준상 학생의 공 게임은 달걀이 여행을 하다 바위에 부딪치면 달걀 프라이가 되는 설정이 재미있고 2학년 이현우군의 악기 연주SW는 수준이 꽤 높았다.
학생들은 한 학기동안 엔트리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일부는 이전에 코딩을 해본 경험이 있지만 대부분은 SW교육을 처음 접해보는 학생들이다. 엔트리를 익히느라 실제 작품 개발에 들인 시간은 짧았다. 3D 기능을 추가하고, 좀비를 죽일 수 있는 기능을 넣고, 고급 레벨도 만들고 싶었지만 완성하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냈다는 성취감은 대단하다. 이날 발표를 참관한 SW교육봉사단의 양영규 가천대학교 교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작품이 많아 아이들의 독창성을 발휘하도록 해주는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상정중학교에서 SW 동아리 수업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2학기째. 지난해 2학기에 구글의 지원으로 22명에 대한 SW교육이 이뤄졌으며 올해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후원했다. 노재걸교사는 “성적을 위주로 선정했던 지난해 2학기와는 달리 올해는 자발적으로 신청을 한 학생들이어서 수업 태도도 적극적이고 학습 능력도 꽤 높았다”고 전했다.
모든 프로그램 진행은 SW전문가와 교육 관계자 30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인 SW교육봉사단이 맡았다. SW교육봉사단은 2013년부터 저소득층, 소외계층, 다문화가정 등이 밀집해있는 지역의 학교를 중심으로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정중학교를 포함해 제주, 전남 장성 등 전국 10개 학교에서 교육을 진행했다.
상정중학교가 위치한 지역 역시 인천에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많이 밀집한 곳이다. 노교사는 아이들에게 SW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교육 기회를 주고 싶어 다양하게 물색하다 SW교육봉사단을 알게돼 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지시받은 적도 없고, 남들이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SW교육을 꼭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동기였다. 교장선생님의 적극적인 SW교육 마인드와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상정중은 내년 2학기까지 4학기 연속으로 SW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같은 학생을 대상으로 로봇, 아두이노 등으로 커리큘럼을 심화시킬 것인지, 혹은 기본 교육을 다양한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는 고민 중이다.
수업에 참여한 16명 아이들의 꿈은 모두 달랐다. 외교관, 역사 학자, 아이돌 가수, 웹툰 작가, 건물주에 이르기까지. 꿈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본 SW교육의 경험은 장래 희망이 무엇이든 문제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인생의 근육을 키워줄 것임에 틀림없다. SW교육의 목표를 제2의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탄생으로 국한시킬 필요가 전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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