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또 능가하는 청국장 만든다”

KIST 전통문화융합연구사업 발대식

“전통문화에 현대 과학기술을 융복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한다.”

전통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전통문화융합연구개발사업 출범식이 4일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제협력관 컨벤션홀에서 100여명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전통과 과학기술이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 아래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전통문화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KIST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단장 한호규) 주관으로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전통문화융합연구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전통문화, 예술 및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공감대 형성 및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KIST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 한호규 단장이 4일 전통문화융합연구개발사업 출범식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 KIST

KIST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 한호규 단장이 4일 전통문화융합연구개발사업 출범식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 KIST

전통문화융합연구사업은 전통문화와 현대과학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전통문화 산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전통문화 기반의 신제품과 시장 창출로 전통문화의 대중화‧산업화를 촉진하다는 방침 아래 진행된다. 2021년까지 6년간 1단계 총 4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획 연구 수행 후 최종 선정된 연구단에는 매년 10억원씩 5년 또는 3년간 지원하게 된다.

전통르네상스지원단은 R&D 플랫폼 구축

전통르네상스지원단현재 10개 선(先)기획연구과제 중 연구개발 과제 3개와 인프라 구축 과제 1개가 선정되어 진행되고 있다. 인프라 구축 과제로 구성된 ‘전통르네상스지원단(단장 홍경태‧KIST)’은 전통문화산업의 R&D 플랫폼을 구축해 기술개발의 주제를 발굴하고 기존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며, 미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과 인력양성, 연구결과의 사업화와 홍보도 수행하게 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 연구개발 과제는 △한국형 글로벌 장건강 프로젝트(청국장 발효균 프로바이오틱스) △전통공예, 건축소재 기반 스마트 3D프린팅용 소재 개발 △전통 제철기술을 활용한 고강도 소재(고급 칼 등) 개발 및 상품화‧산업화이다.

낫또보다 장 건강에 우수한 청국장 균 개발

한국형 글로벌 장건강 프로젝트는 현재 2조원 시장 규모의 세계적 건강기능식품인 일본의 낫또를 벤치마킹해 우리의 전통청국장을 세계적 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연구다. 전통청국장 발효균인 토종고초균을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로 등재해 글로벌 신기술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 균주 개발로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한 질병 예방 및 건강 증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토종 고초균은 일본의 낫또와 비교해서 장 건강 측면에서 우수한 청국장을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초균에 첨단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기존 동물성 요구르트를 대체한 식물성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을 개발해낼 계획이다.

이 연구개발 사업은 올해 7월부터 2020년 말까지 총 6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재)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정도연 원장) 주관 아래 8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고대 제철 기술을 되살려 최고급 주방용 칼 제작

1975년 성덕대왕 신종(일명 에밀레종)을 국립경주박물관 자리로 옮겨 왔을 때 쇠로 만들어진 종고리가 문제가 됐다. 처음에는 현대 기술로 만든 종고리와 가로걸이쇠를 사용하려고 시험해 봤으나 22톤이나 되는 종의 무게를 버티지 못했다. 결국 신라나 조선시대에 제작된 기존 가로걸이쇠를 사용함으로써 문제가 해결됐다.

기존의 종 가로걸이쇠를 분석한 결과 단조(鍛造‧두드려서 금속의 모양을 만드는 일)와 단접(鍛接‧금속을 달구어 두드리거나 세게 눌러 접어 붙이는 일)을 통해 인장 강도를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의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큰칼‧손잡이 끝부분에 둥근 고리가 있는 칼)의 미세조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단접’ 방식이 적용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고대의 철정(鐵鋌‧덩이쇠‧가운데로 갈수록 잘록해지는 간단한 모양의 쇠판)은 정련과 단접을 통해 당시의 제철기술의 집약체인 고기능성 다층구조소재(Multi-layer)로 만들어졌다.

과거 우리나라 제철 기술은 주변국에 전파될 정도로 우수한 기술이었지만 현재는 맥이 끊어졌고, 고대 철 소재의 생산 과정 및 제품화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미비하다. 현재 재현한 제련방법과 현대기술로는 높은 인장강도의 고기능성 철기를 제작할 수 없다. 전통 제철 기술을 응용한 고기능성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해외의 대표적인 고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산업분야는 일본의 칼 시장. 전통공법에 현대 기술을 접목해 제작, 수출 시장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연구팀은 전통적인 단접 방식을 응용한 축적압연접합법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다층구조의 소재를 대량 생산하여 고품질 주방용 칼을 현대화하여 생산하는 게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고급 주방용 칼의 시장 규모는 2013년 현재 약 11조원. 자국산 브랜드는 대부분 저가형 제품이고 고급형 주방용 칼 시장은 독일과 일본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이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주방용 칼 외에도 △문화재 수리용 철물 상품 개발 △전량 해외수입 제품을 쓰고 있는 기중기, 포크레인 등의 무거운 하중을 지탱하는 고강도 고인성 산업용 부품개발 △고품격의 골프 퍼터 등 새로운 레저용품의 개발도 가능하다.

이 연구에는 공주대, 국민대, 순천대, 한국디지털예술대, KIST와 두앤비디자인, 우석엔지니어링이 참여하는 산학연 네트워크가 이루어져 있다.

전통문화융합연구개발사업 발대식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KIST

전통문화융합연구개발사업 발대식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KIST

이밖에 고령토, 소나무 등 전통 한옥소재와 옻 접착제를 기반으로 3D프린팅용 기능성 천연소재와 중대형 프린팅 공정을 개발해, 자유 형상의 미래 맞춤형 친환경 건축물을 구현하는 연구개발과제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부처‧기관 간 협력이 중요”

한국연구재단의 서경학 융합기술단장은 이날 ‘전통문화개발사업의 의미와 목표, 향후 계획’을 설명하면서 “전통문화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전통문화 산업화는 과거에서 찾는 미래”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통문화 원형의 보존‧복원을 넘어, 산업적 가치의 ‘재발견’, 현대적 ‘재해석’ 및 ‘재창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단장은 “이런 사업을 시작하려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문화체육관광부가 반대하는 것이다. ‘그 땅은 내 땅’이라는 식의 주장에 머물지 않고 좋은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부처간 협력의 소리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KIST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과 경북테크노파크 천연염색재료연구소(소장 전성기)는 이날 출범식 자리에서 업무 협약식(MOU)도 가졌다. ⓒ KIST

KIST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과 경북테크노파크 천연염색재료연구소(소장 전성기)는 이날 출범식 자리에서 업무 협약식(MOU)도 가졌다. ⓒ KIST

이날 출범식에서는 KIST 전통문화과학기술연구단과 경북테크노파크 천연염색재료연구소(소장 전성기) 간의 전통문화산업 업무 협약식(MOU)도 가졌고, 전통르네상스지원단이 운영위원과 전문가 자문위원 위촉식도 함께 진행됐다.이번 출범식에는 KIST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을 비롯해 국립중앙과학관,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 순창군장류사업소, 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전북대 무형문화연구소,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 등 13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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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병희 2016년 10월 6일11:20 오전

    냄새 없애는게 관건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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